뮬리치, “라마단 어려움 없어... 수원은 멋진 팬과 큰 함성이 있는 팀”

허윤수 2023. 4. 21.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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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최장신 선수 뮬리치
성남 떠나 수원삼성에서 새도전
라마단 기간 우려엔 "큰 차이 없다"며 불식
뮬리치가 K리그 데뷔골의 기억이 있는 FC서울을 상대로 수원삼성 첫 골에 도전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K리그 역대 최장신(203cm) 선수인 뮬리치가 수원삼성 최전방에도 거대한 존재감을 뽐내려 한다.

뮬리치는 지난 2021년 성남FC에 입단하며 K리그와 인연을 맺었다. 첫 시즌 13골을 비롯해 두 시즌 동안 22골 넣은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수원삼성에 합류했다.

뮬리치의 데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렸다. 동계 훈련 막판 햄스트링 부상에 발목 잡혔다. 그는 “동계 훈련이 거의 끝나가고 있었는데 마지막 날에 부상을 당했다”며 “팀에 적응하고 있었는데 그때 이탈하게 돼 너무 속상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리그가 시작했는데 팀을 도울 수 없어 더 아쉬웠다”라고 덧붙였다.

뮬리치는 지난 2일 5라운드 강원FC전에서 수원삼성 데뷔전을 치렀다. 강원전을 시작으로 울산현대, 제주유나이티드를 상대로 모두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 득점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답답했던 공격의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다.

뮬리치는 “공격수로서 아직 득점하지 못해 아쉽다”면서도 “팀이 이기지 못한 안타까움이 더 크다”고 말했다. 아울러 “훈련이 끝난 뒤 추가 훈련을 하고 있으니까 분명히 골이 터질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뮬리치는 지난해 외국인 공격수 덕을 못 본 수원삼성에 희망이 되고자 한다. 사진=한국프로축연맹
뮬리치의 수원삼성 합류는 다소 늦었다. 급작스럽게 오현규(셀틱)가 팀을 떠나게 되면서 이적에 탄력을 받았다. 그는 “수원삼성이 빅클럽인 걸 잘 안다”며 “멋진 팬들과 함께 뜨거운 함성이 경기장을 채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만큼 압박감이 크고 더 큰 노력이 따라야 한다는 것도 분명히 알고 있다”라고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수원삼성은 지난 시즌 외국인 공격수 덕을 보지 못했다. 그러기에 K리그에서 검증된 뮬리치를 품었다. 뮬리치도 이런 상황 속에서 자신을 향한 기대를 알고 있다. 그는 “높은 위치에서 편안하게 있는 건 도움이 안 된다”며 “팀과 함께 많은 활동량으로 수비해 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역할을 말했다.

뮬리치를 향한 우려도 있다. 그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건 라마단이다. 무슬림은 일정 기간 금식하고 기도하는 라마단 기간을 거친다. 해가 떠 있는 동안은 물을 비롯한 음식을 섭취하지 않는다.

예민할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뮬리치는 웃으며 답했다. 그는 “사람들이 많은 궁금증과 우려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다”며 “내게 큰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가장 중요한 건 정신력”이라고 말한 뮬리치는 “어렵다고 생각하면 어렵겠지만 긍정적인 마음을 지니면 충분히 잘 지낼 수 있다”고 말했다.

뮬리치는 “내게 라마단 기간은 어려운 시기이기보다 상당히 소중한 시간”이라며 “걱정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라마단 기간이든 아니든 항상 부족함 없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결국 내가 부족하기에 그런 우려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좋은 모습으로 증명하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수원삼성은 성적 부진으로 이병근 감독과 결별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개막 후 7경기가 지났지만, 여전히 수원삼성은 리그 승리가 없다. 성적 부진으로 이병근 감독이 물러난 가운데 FC서울과의 슈퍼매치가 기다리고 있다. 공교롭게도 뮬리치의 K리그 데뷔골 상대가 서울이다. 또 라마단 기간도 끝났다.

뮬리치는 “슈퍼매치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더비라는 걸 알고 있다”며 “어떤 상대든 100%의 노력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세리머니 공약을 묻자 “따로 생각하는 편은 아니다”라며 “먼저 팬에게 좋은 결과를 선물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현재 뮬리치의 형제들이 국내에 들어와 있다. 뮬리치가 K리그에 입성한 뒤 가족과 함께 있는 건 처음이다. 그는 “가족과 함께 있어 너무 좋다”며 “형제들도 한국이 너무 좋고 신기하다고 한다”라고 근황을 전했다.

다만 프로 선수의 의무는 잃지 않았다. 뮬리치는 “한국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은 형제들은 자꾸 밖으로 나가자고 한다”며 “회복을 중요시하는 내가 잘 나가지 않아서 다소 서운해하는 눈치다”라며 웃었다.

허윤수 (yunspor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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