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우크라 무기지원' 발언이 불러온 극단적 진영 대립… 與 "가치동맹" 野 "균형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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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시사 발언이 촉발시킨 정치권의 진영 대결이 극심한 국론 분열 양상으로 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한중, 한러관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외교적 자충수라며 맹비난하자,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비판이 중러에 경도된 운동권적 시각이라고 맞불을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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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해협 언급에도 "외교적 자충수" 비판
민주, 분쟁지역 무기지원 국회 동의 입법 추진
윤재옥 "민주당 국익은 중·러 국익인가"
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시사 발언이 촉발시킨 정치권의 진영 대결이 극심한 국론 분열 양상으로 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한중, 한러관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외교적 자충수라며 맹비난하자,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비판이 중러에 경도된 운동권적 시각이라고 맞불을 놓고 있다. 26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가치동맹’ 편입을 강조하는 국민의힘과, 미일과 중러 사이에서 '균형 외교'를 중시하는 민주당의 견해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모습이다.
이재명 "우크라 무기 지원 안 돼… 전략적 모호성 유지해야"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어떤 방식으로든 분쟁 지역에 살상무기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천명해야 한다”며 윤 대통령의 발언 철회를 촉구했다. '중대한 민간인 살상' 등의 단서를 달았지만, 윤 대통령의 무기 지원 가능성 언급 자체가 한러 관계를 흔들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러시아에 진출한) 우리 기업에 사실상 폐업 선고가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북러의 군사적 밀착을 자극해 한반도의 위기를 한층 고조시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 대표는 '힘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 변경을 반대한다'는 윤 대통령의 발언이 중국의 반발을 불러온 데 대해서도 “납득하기 힘든 외교적 자충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태와는 비교도 안 되는 엄청난 피해를 우리 국민과 기업들이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외교라고 하는 것은 전략적 자율성도 중요하고 필요한 경우 모호성도 유지해야 한다”며 정부의 외교 노선에 훈수를 뒀다.
이 대표는 또 "민주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 국익을 위협하는 모든 말과 행위를 막는 방파제가 되겠다"며 "분쟁 지역에 무기를 지원하는 문제에 대해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 동의를 받도록 관련법의 제·개정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도 관련 입법 추진 논의가 이뤄졌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군수품관리법, 방위사업법 등을 개정해 (분쟁 지역 무기 지원 시) 필요한 부분에 국회 동의를 거치도록 하는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與 "민주당 '외교 자해'… 운동권 시각"
반면 국민의힘은 앞선 민주당의 '줄타기 외교' 전략보다는 미국 중심 '자유진영'의 가치동맹에 무게를 두며 윤 대통령을 엄호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중국과 러시아에 지나치게 기대고 있다고 맞불을 놨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민간인 학살 등 국제사회가 용납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 대통령이 원론적 입장을 밝힌 것을 두고 민주당은 기자회견까지 열어 비난에 나섰다”면서 “대통령이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둔 상황에서 ‘외교 자해’가 도를 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운동권의 시각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국익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지만, 중국·러시아의 국익을 뜻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권의 외교 정책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지난 5년간 중국몽과 반일감정, 한미동맹 흔들기로 일관하며 외교관계를 최악으로 만든 것에 대한 조금의 반성도 없다”며 “어떻게든 국정을 발목 잡고 국익을 망가뜨리려는 민주당을 역사가 기억하고 국민이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중국과 북한에 숱한 굴욕외교를 했던 민주당은 현 정부의 외교에 대해 비판할 자격 자체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야당은 외교를 정쟁의 도구쯤으로 여긴다. 외교를 국익이 아니라 정부 흠집 내기나 선거 승리를 위한 이슈로 활용한다"고 비판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김종훈 인턴기자 usuallys1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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