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은 고성·속초 산불 이재민 배상금 지급하라" 일부승소 판결

기사내용 요약
재판부 손해사정액의 60％만 인정해 87억원 배상 판결
4·4산불비상대책위 판결 인정 못해 반발, 항소 논의

[속초=뉴시스]김경목 기자 = 4년 전 강원도 고성과 속초를 불바다로 만든 대형산불의 책임이 한국전력공사에게 일부 있다는 1심 판결이 나왔다.

춘천지법 속초지원은 20일 이재민 60명이 한전을 상대로 제기한 263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한전의 책임을 손해사정액의 60％만 인정하며 87억원의 배상금을 이재민에게 지급할 것을 판결했다.

재판부는 책임 비율의 기준을 정함에 있어 "고의나 중과실이 아닌 강풍 등 피해 확대 원인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재민들은 즉각 반발했다.

김경혁 4·4산불비상대책위원장은 "나머지 40％를 왜 이재민들이 책임을 져야합니까. 우리 이재민들이 왜 무슨 잘못을 했길래 40％라는 책임을 져야 합니까"라며 판결에 불만을 제기했다.

4·4산불비대위는 재판부가 인정한 60％의 비율이 2019년 한전에서 보상금을 지급할 때 산출한 금액과 같은 비율이라는 점에서 너무 적기 때문에 조만간 총회를 열어 항소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또한 최근 강릉 경포동(난곡동·저동·안현동 통합행정단위)에서 발생한 산불 원인도 2019년 4월4일 고성산불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강릉 이재민들과의 공동 대응 방안도 모색할 계획이다

고성산불은 토성면 미시령로 도로변의 전신주 고압전선이 끊어지면서 발생한 전기불꽃이 땅으로 떨어져 낙엽 등에 붙으면서 시작됐다.

검찰과 경찰은 전선의 노후와 부실시공, 부실관리 등 복합적인 하자로 인한 화재인 것으로 판단했고 1심 재판부도 일부 인정한 판결을 내렸다.

고성·속초 대형산불로 인해 1300명의 피해자가 집 등을 잃었고 1260억원이 넘는 재산 피해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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