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폄훼' 김재원 사과했지만…유족 "공천받기 위한 쇼"

류정화 기자 2023. 4. 2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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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이 어제(20일) 제주를 찾아 4.3 사건을 폄하한 발언을 사과했지만, 유가족의 반응은 냉랭했습니다. 당이 아닌 개인적 사과는 공천을 받기위한 '쇼'일 뿐이라고 했는데요. 이런 가운데 안철수 의원도 공개행보를 적극적으로 재개했습니다. 오늘은 '당정일체'는 삼권분립 위반이라며 정부 여당을 비판했는데요, 관련 내용을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지난 6일) : 이 시각 이후 당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당을 부끄럽게 만드는 언행에 대하여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당헌·당규에 따라 당대표에게 주어진 권한을 보다 엄격하게 행사하겠습니다.]
권한을 사용하겠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지난 13일) : 상임고문의 경우에 현직 정치인으로 활동하거나 현직 지자체장으로 활동하거나 이런 분은 안 계신 것이 그동안의 관례였기 때문에 그에 맞춰서 정상화시키는 겁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지난 17일) :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습니다. 그 입을 당장 좀 닫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당 안팎의 시끄러운 논란들을 차례차례 정리중인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일단 급한 불은 끈 걸까요. 오늘 자 갤럽조사,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난 주보다 1%p 오른 32% 였습니다. '돈봉투 의혹'이 불거진 민주당이 4%p떨어진 여파도 좀 반영된 듯한데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한달 반 여 지난 지금 지지율 하락세가 잦아든 건, 당이 똘똘 뭉쳐서가 아니라, 오히려 좀 흩어졌기 때문입니다. 어제 최고위, 김재원 태영호 최고위원이 자리를 비운 모습 눈에 띄시죠. 김기현 대표는 새 윤리위 구성도 사실상 마무리했는데 두 사람에 대한 징계에 착수할지도 주목됩니다. 징계를 해도 걱정, 안 해도 걱정입니다.

[천하람/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KBS '주진우 라이브' / 어제) : 정말 걱정입니다. 지금 결국 이렇게 되면 징계해가지고 해결이 되질 않아요. 징계하기 시작하면요, 남아나질 않을 것 같아요. 방금 있었던 김병민 최고위원 혼자 앉아 있을 것 같다…]

최고위에 불참한 김재원 최고위원은 제주도로 갔습니다. 4.3 사건 추념일은 '3.1절과 광복절 보다 격이 낮다"고 했던 발언에 대해 사과했는데요. 유족들을 만나 고개를 숙이고, 4.3 사건을 폄훼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법안 제정에도 앞장서겠다고 했습니다.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어제) : 제주 4·3 유족 여러분들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고 또 상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많은 잘못을 했습니다. 저의 잘못으로 상처 입으신 많은 제주도민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립니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유가족들의 반응은 냉랭했습니다. 김 최고위원 개인적인 사과는 받지 않겠다고 했는데요. 당 차원의 입장이 정리돼야 하지 않느냐, 재발을 방지하겠다는 최소 대변인 논평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했습니다. 김 최고위원은 개인적으로 4.3 평화공원을 참배했다고 했고, "제가 당의 입장까지 말씀 못드려서 죄송하다"고 했습니다. 일부 참석자는 간담회 중간에 퇴장하기도 했습니다.

[김동현/제주민예총 이사장 (어제) : 퇴장하겠습니다. 퇴장하겠습니다. 나가시죠. 이런 사과를 뭐 하러 하는 겁니까, 이런 사과를. 당 지도부 입장도 없고 쇼하러 온 거 아니요, 쇼하러. 총선 못 나가니까 징계 받으면 총선 못 나가니까 쇼하러 온 거 아닙니까. 이런 자리에 왜 우리가, 유족분들이 여기 있어야 합니까. 나가십시오. 우리가 들러리입니까. 김재원 최고위원 들러리예요? 이게 쇼 아니면 뭡니까, 이게.]

사실 김 최고위원이 4.3 추념일의 '격'을 언급하게 된 이유가 있었습니다. 올해 4.3 추념식에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가 모두 불참한 걸 감싸려다가 나온 말이었죠. 그보다 이전엔, 전당대회에 출마한 태영호 최고위원이 4.3 사건은 김일성의 지시로 촉발됐다고 발언하면서 제주 도민들의 분노가 시작됐는데요. 정작 태 최고위원은 사과를 거부한 상탭니다.

[태영호/당시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 (2월 13일) : 4·3사건의 장본인인 김일성 정권에 한때는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제주 4·3사건에서 희생된 유가족분들과 희생자분들을 위해서 진심으로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빕니다.]

[태영호/국민의힘 최고위원 (지난 3일) : 무턱대고 '사과한다', 저는 이건 사과하려면 왜 사과해야 될지, 어떤 점에 대해서 사과해야 될지 저는 이 점을 명백히 해야 된다…]

태영호 최고위원의 역사관은 계속 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백범 김구 선생도 김일성에게 이용됐다'고 인터뷰에서 밝혔죠. 이에 대해 김기현 대표의 경고를 받고 최고위에 불참했는데요. 태 최고위원, 탈북한 후엔 '대한민국 만세'까지 외쳤지만, 역사관은 아직 북한에서 배운 그대로인 듯 합니다.

[태영호/국민의힘 최고위원 (월간조선, 어제 / 음성대역) : 북한의 대남 전략 전술을 아는 사람 입장에서 봤을 때는 김구 선생이 김일성의 통일전선 전략에 당한 겁니다. 김일성은 '남한 단독정부 수립'을 막고, 공산 정권을 세우기 위해 김구 선생을 이용한 겁니다.]

독립운동가 윤봉길 의사의 손녀인 국민의힘 윤주경 의원은 태 최고위원의 발언에 '우울한 밤'이라면서 김구 선생의 나의 소원을 페이스북에 줄줄이 발췌해서 올렸는데요. "탈북하신 분들의 역사교육 부분에서 소홀했던 것 같다"고 했습니다. 태 최고위원의 표현은 '김일성이 한 말'이라며 "우리 스스로가 우리 역사를 부끄럽게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윤주경/국민의힘 의원 (경향신문 / 음성대역) : 그건 김일성이 한 말이다. 그걸 이용당했다고 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가 우리 역사를 부끄럽게 하는 것이다. 통일 정부를 위해 마지막까지 노력하신 그 모습을 우리가 기억하고 거기에 대해서 자긍심을 가지는 것이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최고위원들의 설화, '활동 자제 요청', '인터뷰 금지' 같은 임시 방편으론 해결이 어려울 거란 지적이 나오죠. 급한 불은 껐지만 잔불은 남아있단 겁니다.

[유인태/전 국회사무총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김기현 대표도 무슨 인터뷰 금지라니, 무슨. 당대표가 뭔데 자기가 최고위원들한테 인터뷰를 금지시키고, 멍청한… 말이 안 되잖아. 무슨 인터뷰를 금지를 하고, 그 사람들 뇌의 의식 구조를 자기가 가서 바꿔 놓지 않는 한은 계속 그런 소리 나올 건데 뭘 어쩔 거예요, 그걸.]

당 내에선 '자진 사퇴론'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징계가 어려울 거란 생각 때문입니다. 당원권 정지 징계중인 이준석 전 대표, 징계 기준을 잡기도 수위를 정하기도 힘들거라고 했습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금 징계하면 약간 기준을 정하기가 너무 어려울 겁니다. 제가 봤을 때는 4·3에 대해가지고 그런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당에 좀 많을 거거든요. 아니, 징계 수위도 어떻게 정하겠어요. 사자성어 쓰면 1년인데… {양두구육.}]

안철수 의원은 당심 100%로 전당대회를 치른 것부터 문제였다는,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했는데요. 전당대회에서 패배한 이후, 총선을 1년 앞두고 최근 공개 행보를 재개한 모양샙니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거슬러 올라가면 저는 당심 100%로 이번 전당대회가 치러진 것부터 시작했다고 봅니다. 총선은 민심이 결정하는 거니까 총선에서도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는데 우리 같은 경우는 그것과 완전히 반대로 간 거죠.]

'윤심'으로 치렀던 지난 전당대회, 유력 당권주자였던 유승민 전 의원과 나경원 저출산위 부위원장이 출마를 접었었죠. 인수위원장을 지낸 안철수 의원은 완주를 했지만 이른바 '윤핵관'과 대통령실의 노골적인 비판을 받으며 곤욕을 치렀습니다.

[이진복/대통령실 정무수석 (2월 5일) : 안윤연대라는 표현을 누가 썼습니까. 그건 정말 잘못된 표현입니다. 대통령과 후보가 어떻게 동격이라고 지금 이야기를 하는 겁니까.]

[안철수/당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2월 3일) : 당원들께서는 최근 당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집단적인 이전투구에 대해서 정말 해도 너무한다는 말씀을 하고 계십니다.]

안 의원은 오늘 "당정 일체라는 말은 삼권분립이란 민주주의 기본 원칙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면서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에 작심한 듯 쓴 소리를 했는데요. 내년 총선, 특히 수도권에서 빨간 불이 켜졌다고도 했습니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경기도 분위기 굉장히 험악합니다. 와서 이렇게 사람들 만나보면 느끼실 수 있습니다. 지금 현재 수도권 121석 중에서 17석 가지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그보다 더 줄어들 수도 있지 않을까…]

안 의원 본인부터, 수도권 선거에 매진하는 모습인데요. 지역구인 경기 성남분당갑 활동에 열심입니다. 다음 달엔 분당 서현초등학교에서 교육을 주제로 토크콘서트를 연다고 하는데요. 대선 후보와 당 대표를 지낸 전국구 안 의원이 지역에 집중하는 이유, '윤심 전략공천설'에 휘둘리지 않겠단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김은혜 수석이 혹시 다시 여기로 오겠다 하면 양보한다든지} {이런 생각은 전혀 말도 안 되는 소문이군요.} 여기로 오시지는 않을 거 같은데요. 보통 지금까지 정치라는 게 1~2년 한 게 아니라 역사가 있기 때문에요.]

안 의원은 한때 동지였던 금태섭 전 의원이 띄운 제3지대에 대해서도 추켜세웠는데요. 수도권 30석을 목표로 내세운 금 전 의원에 대해서 "의미있는 의석, 즉 원내교섭단체 20석도 열심히 하고 좋은 분들이 모이면 가능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제3지대가 등장하면 민주당 보단 국민의힘에 더 타격이 될 거라고도 말했는데요.

[금태섭/전 의원 (지난 18일) : 민주당이 지난 정권에서 했던 잘못된 정책, 입장에 따라 말을 바꾸는 내로남불, 그 모습을 유권자들은 아직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 근본적이고 큰 문제는 윤석열 정부의 모습 그 자체입니다. 조금도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주지 못하고 과거 정부와 다르지 않습니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번 대선 때 이렇게 보시면 2030이 지지하고 중도층, 무당층들이 지지를 해서 0.73% 겨우 이겼거든요. 그런데 이 층들이 실망이 굉장히 커서 지금 10%대인 데다가 3당이 생긴다면 이분들이 다 그쪽으로 가실 겁니다. 그렇게 되면 사실은 더 타격받는 건 국민의힘인 거죠.]

이미 제3지대 실험을 여러 차례 했고 당적도 여러 번 바꿨던 안 의원, 국민의힘 내에서 중원과 중도층을 겨냥해야 한다는 얘기겠죠. 하지만 현실에서 국민의힘은 여전히 우경화된 보수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는데요. 당 밖에서 당을 흔드는 사람, 여전히 결별을 미루고 있는 사랑제일교회 목사 전광훈씨에 대해선, 들어가서 더 얘기해 보겠습니다.

[전광훈/사랑제일교회 목사 (지난 17일) : '목사님, 목사님을 좋아하는 사람이 여기에 더 많이 있는데 아니 왜 홍준표하고 몇 사람 때문에 목사님이 왜 우리를 버리고 가려고 합니까' {맞습니다!} 그러면 제가 물었습니다. '그러면 200석 할 자신 있어?', '목사님이 도와주시면 자신 있습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어제 윤석열 대통령과 면담한 후 만찬을 함께 했다고 하는데요. 윤 대통령은 방미 관련 안보경제 협력에 대해 설명했고, 당은 대통령 출장중에 국회에서 처리할 예상법안에 대해 보고했다고 했습니다. 설화 논란이 불거진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에 대한 얘긴 없었다고 합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김재원 사과에 "공천 받으려 쇼"…안철수 "김은혜, 분당 안 올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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