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톱 깎으러 본가 간다는 마마보이 남편…시母는 "결혼 없던 일로"

'마마보이' 남편에게 결혼 사기를 당한 것 같다는 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마마보이' 남편에게 결혼 사기를 당한 것 같다는 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21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남편과 40대에 만나 결혼했다는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에 따르면 이전까지 여자를 많이 만나보지 못했다는 남편이 자신의 마음을 잘 알아채고 늘 센스 있는 선물을 해줬다며 뒤늦게 진정한 사랑을 만났다고 생겼다고 했다.

그러나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 문제가 생겼다. 3시간 넘게 시어머니와 통화하던 남편은 신혼여행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을 얘기하고 있었다. A씨 부부가 여행하는 동안 통화가 안 돼 시어머니가 울었다는 얘기도 들려왔다. A씨 남편은 "발톱이 길어 불편하다"며 "발톱 깎으러 빨리 본가에 가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남편은 혼자 발톱 하나 깎지 못하는 심각한 마마보이였다. A씨는 이 문제를 남편과 대화로 풀고 싶었지만, 남편은 겁을 먹고 짐을 싸 본가로 도망가 버렸다. 시어머니는 "어차피 혼인신고도 안 했으니 결혼을 없던 일로 하자"고 했다. 남편과 헤어질 생각까지는 해보지 않았다는 A씨는 "일이 이렇게 되자 사기 결혼을 당한 것 같아서 황당하다"며 "위자료 청구를 할 수 있냐"고 물었다.

이에 문지영 변호사는 "A씨 부부가 사실혼 관계에 있었다고 판단되므로 파탄의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한 남편에게 정신적 고통으로 인한 위자료를 지급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관련 증거 수집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예를 들어 평소 시어머니가 남편에게 했던 연락의 내용이나 연락 빈도 등의 기록이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문 변호사는 조언했다. A씨가 남편과 대화를 통해 남편이 평소 자신의 어머니에게 얼마나 의존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내용을 녹음하는 것도 필요할 수 있다.

A씨가 남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부분은 전세금, 예물·예단, 결혼식 비용 등이다. 혼수품을 A씨의 돈으로 구매했다면 혼수품 반환 요구도 가능하다. 남편이 자신 역시 결혼 등으로 비용을 지출했다고 배상을 주장하더라도 관계 파탄의 책임이 있는 자는 그럴 권리가 없다. 문 변호사는 "A씨 남편이 자신이 지출한 비용만큼 상계하겠다고 주장해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