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기억 안 나, 어렸잖아"…뻔뻔한 학폭 가해자[이슈시개]
12년간 당한 학교폭력을 폭로해 '현실판 더글로리'의 주인공으로 통하는 미용사 표예림 씨 사건의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표 씨가 공개한 통화 녹취록에서 가해자는 미안하다면서도 진정성 없는 태도로 일관해 누리꾼들의 분노를 키웠다.
표 씨는 지난 1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가해자에게 연락이 왔다"는 제목의 영상으로 가해자 A 씨와 나눈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먼저 표 씨는 "A 씨에게 연락해 할 말이 없냐고 묻자 '미안하다'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표 씨에 따르면 "네가 한 행동은 미안하다는 네글자로 없어지는 것이 아니니 전화하라"며 휴대폰 번호를 남기자 A씨가 전화를 먼저 걸어왔다.
해당 녹취록에서 A 씨는 "솔직히 네게 했던 짓이 다 기억나지는 않지만, 심했던 것은 기억난다.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이에 표 씨가 "난 세세하게 기억한다. 방과 후 수업부터 중학교 3학년 때까지 (기억한다)"고 답하자 A 씨는 "당연히 기억 안 나지. 나라고 사과가 쉽겠냐"고 받아쳤다.
이후 A 씨는 "나도 어렸다. 철없을 때 한 일이다. 나이 먹고 그렇게 했느냐"며 스스로를 옹호했고 왜 그랬냐는 표 씨의 질문엔 "나도 모르지. 그때 왜 그랬는지"라고 무성의하게 답했다.
표 씨는 녹취 공개 후 "이게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사과하는 모습이라고 생각되냐"며 "진심 어린 사과가 아니다. 오히려 당당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달 13일 유튜브 '표예림 동창생' 채널에 표 씨 사건과 관련된 가해자들의 신상이 공개돼 파장이 일기도 했다.
자신을 동창생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예림이는 아직까지 고통받는데 가해자들은 잘 살고 있다. 더이상 예림이의 아픔을 무시할 수 었어 익명의 힘을 빌려 가해자들의 신상을 공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폭 가해자로 지목한 4명의 실명과 졸업사진, 직업, 최근 사진까지 공개했다. 영상에 따르면 왕따를 주도한 남 씨는 육군 군무원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또 다른 가해자 장 씨는 미용사로 일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장 씨가 일한 것으로 알려진 프랜차이즈미용실은 사건을 인지한 즉시 가해자로 지목된 직원을 계약해지 조치 했다고 18일 밝혔다. 미용실은 "학폭을 옹호하거나 감싸줄 생각은 전혀 없으며 사실을 알았더라면 채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미용실은 2차 입장문을 통해 "피해자에게 본사 차원의 후원금을 전달했다"며 "많은 어려움을 혼자 감내했을 피해자분의 피해 복구를 위해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표 씨는 지난달 2일 한 방송에 출연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12년 동안 학교폭력을 당해왔다"고 고백한 바 있다.
동창생들의 진술에 따르면 가해자들은 표 씨의 뺨을 때리거나 발로 차는 등 이유 없는 폭행과 폭언을 일삼았으며 화장실로 끌고 가 변기에 머리를 집어넣으려고 하기도 했다.
방송에서는 표 씨가 가해자들에게 직접 연락하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가해자들은 표 씨의 문자 메시지에 "요즘 드라마 보고 뽕 차서 그러는 거야? 니가 표혜교야?", "남의 인생 침범하지 말고 정신차리고 살어"라는 반응을 보여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와 관련 서울특별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관계자는 21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학교폭력 발생시 117학교폭력신고센터 등을 통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좋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은 당황스럽고 속상한 마음이 커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후회하는 경우가 있다"며 "사례에 따른 대응방안을 상담하고 법률·의료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곳에 자문을 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표 씨는 후원금 논란에 휩싸였다. 표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후원통장, 매 달 통장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겠습니다'라는 쇼츠를 올리며 통장에 입금된 후원금 내역을 올렸는데 지금 표씨에게는 마땅한 사용처가 없는 상황이다.
이에 누리꾼들은 "몸도 마음도 지쳤을 텐데 응원한다", "가해자들이 다 처벌받길 바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각에서는 "대뜸 후원? 도대체 뭐 때문에?", "고소당한 후 모금받아도 되는 거 아닌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표 씨는 "향후 10년 간 소를 제기당할 수 있다고 판단되어 후원계좌를 열었다"며 "법률적 검토도 끝난 상황이며 1원도 쓴 적 없지만 사건의 본질이 흐려지는 것을 원치 않아 후원계좌는 닫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소시효 전까지 가해자가 공격할 경우를 대비하려는 게 본 목적이었지만 지금 바로 가해자에 대한 민형사소송을 준비하겠다"며 "내역은 투명하게 변호사를 통해서 공개하겠다"고 전했다.
이후 표 씨는 "가해자들이 제게 내용 증명을 보냈다"며 다시 한 번 입장을 밝혔다. 그는 "개인의 복수가 아닌 증명을 위해 민형사상 절차를 밟을 것"이며 "혹시 후원금 반환을 원한다면 돌려드리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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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강지윤 기자 lepomm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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