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잠룡들 잇따라 한국온다 …"경제협력 모색"

한예경 기자(yeaky@mk.co.kr) 2023. 4. 21.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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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25일 방한, 한덕수총리 예방
김동연 지사·기업인 회동도
영킨 버지니아주지사도 방한
올들어 美의원도 줄줄이 찾아
양국 경제 넘어 안보까지 밀착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 경선 주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가족들 플로리다주

'똑똑하지만 재미없는 트럼프'로 불리는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 경선 주자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다음주 한국을 찾는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아직 경선 출마를 선언하지 않았지만 지지율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어 강력한 라이벌로 꼽힌다.

플로리다 주지사실은 20일(현지시간) 디샌티스 주지사가 일본·한국·이스라엘·영국을 순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교가에 따르면 디샌티스 주지사는 오는 25~27일 2박3일간 한국에 머무를 예정이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먼저 일본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과 회동할 예정이다. 이후 디샌티스 주지사 방한 기간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국빈방문으로 자리를 비운 까닭에 한덕수 국무총리가 먼저 환대에 나선다. 이어 26일에는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비롯한 경기도 육성 기업인, 삼성·현대자동차·한화 등 대기업 참석자들과 조찬 행사를 함께할 예정이다. 경기도는 미국 플로리다주, 버지니아주, 유타주 등 3개주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보도자료에서 "플로리다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를 키우려고 다른 국가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데 힘쓴 덕분에 세계에서 열다섯 번째로 큰 규모의 경제를 이뤘다"며 "무역사절단은 경제관계를 강화하고 경제 리더로서 플로리다의 위치를 계속 입증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글렌 영킨 미국 버지니아주지사. 한주형 기자

주지사실은 이번 방한 목적이 경제협력 증진을 위해서라고 밝혔지만 외교가에서는 디샌티스 주지사의 정치적 잠재력에 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가 워낙 젊고 플로리다 위주의 경력만 보유해 해외 인사들과 접촉할 기회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국내 대기업들도 플로리다주에 사업장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이번 계기로 미국 정치계 거물을 만나 미래를 보고 큰 그림을 그려보는 차원에서 회동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44세인 디샌티스 주지사는 플로리다주 잭슨빌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야구로 예일대에 진학한 뒤 하버드대 로스쿨까지 졸업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플로리다 토박이'다. 지난 2월 출간된 그의 자서전 '자유로울 용기(The Courage to Be Free)'에 따르면 대학 진학과 동시에 미국 동부에 처음으로 가봤는데 아이비리그 학생들이 진보주의와 위선을 '정치적 올바름'이라고 포장하는 것에 신물을 느껴 더욱 보수주의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특히 지역 골프 TV 앵커 출신인 미모의 아내 케이시 디샌티스가 그의 든든한 후원자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아내가 암 투병 중일 때 아이 셋을 돌보며 가정을 지켜 여성 편력이 심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해 여성 지지율이 월등히 높다.

한편 미국 공화당 경선의 또 다른 '잠룡'인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도 오는 24~29일 대만·일본을 거쳐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킨 주지사는 "이번 첫 아시아 방문은 경제적 발전과 기회, 공동 우선순위 및 국가 안보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면서 "대만, 일본, 한국은 버지니아의 번영과 경제 성장을 진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시장"이라고 밝혔다. 6만명 넘는 교민이 거주하고 있는 버지니아주에는 삼성SDS, 한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등 국내 대기업이 다수 진출해 있다.

한편 올 들어 넉 달이 채 지나가기도 전에 한국을 찾은 미국 의회 인사만 벌써 여럿이다. 존 오소프 조지아주 상원의원(민주)을 비롯해 프렌치 힐 하원의원(공화·아칸소), 마크 타카노 하원의원(민주·캘리포니아),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민주·뉴욕) 등이 잇따라 방한했다. 이어 디샌티스·영킨 주지사 등 거물급 정치인 역시 방한해 대선 레이스에 들어가기 전 외교력을 시험받는 모양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를 두고 "경제 협력 목적도 물론 있지만 최근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양국 관계가 밀착해 나가고 있다는 점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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