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줄어…교대정원 감축논의 불가피
공립 초등교사 임용 규모는
교대 정원 이하로 떨어지고
올 서울 임용합격자 전원대기
교대구성원은 '감축' 반발
"교사 늘려 과밀학급 해소를"
교대 구조조정을 동반하는 교육전문대학원 도입 논의가 사실상 중단되면서 교대 정원 감축 논의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초등 교사 임용 규모가 교대 정원 이하로 급격히 떨어지면서 교육부는 이 같은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입장에 처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공립 초등 교사 선발 인원은 3561명으로 지난해보다 197명(5.2%) 줄었다. 2019년(4032명)과 비교하면 4년 새 무려 471명(11.7%) 감소했다. 반면 전국 10개 교대와 제주대·교원대·이화여대 초등교육과 등 13개 초등 교원 양성기관의 총 입학 정원은 2012년 이후 3847명으로 유지되면서 지난해 입학 정원이 초등 교사 선발 인원보다 많아졌다. 교대에 입학해도 교사 임용을 보장할 수 없는 셈이다.
다음주 중으로 '중장기 교사 수급 계획(2024~2027년)' 발표가 예정돼 있는 가운데 추후 교사 선발 인원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들어 서울 지역의 경우 초등 교사 수급 불균형이 특히 심각하다. 저출산과 더불어 최근 5년 사이에 집값 상승 등에 따라 학령인구가 경기도로 유출되면서 초등 교사 수요가 더욱 줄었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공립 초등 교사 선발 인원을 100명으로 전년(216명) 대비 절반 이상 줄였다. 서울교대 입학 정원은 여전히 355명으로 유지되고 있는 데 반해 신규 교사 임용은 그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임용 적체도 심각하다. 서울에서는 올해 임용시험 합격자 114명 전원이 임용 대기 중이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3월 초 기준 임용시험에 합격하고도 공립 초등학교에 배치되지 못해 대기 중인 임용 후보자는 119명에 달한다. 2018년 이후 임용시험 합격 인원이 줄면서 전체 임용 대기자는 다소 줄었지만 그 반대급부로 임용시험 경쟁률이 되레 크게 올랐다. 초등 교사 임용시험 경쟁률은 2019년 1.7대1에서 올해 2.1대1로 올랐으며, 서울의 경우 같은 기간 3.0대1에서 4.8대1까지 치솟았다. 초등학교 교사가 되기 위해 4년간 공부하고 실습 훈련을 마친 학생들이 임용시험에 합격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이다. 서울교대에 재학 중인 교사 지망생 A씨(23)는 "최근 임용시험을 재수하는 친구들이 부쩍 늘었다"며 "교사 정원이 너무 줄어 경기도나 주변 지역으로 가는 친구들도 부지기수"라고 설명했다.
임용에 대한 보장이 흔들리자 교대 경쟁률도 하락하는 추세다. 2023학년도 정시에서 국내 10개 교대의 경쟁률은 전년 대비 일제히 하락했다. 교대의 인기 하락이 교사의 전문성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교육부는 교대의 구조조정 방안을 다방면으로 모색하고 있지만 구성원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협의가 더딘 상황이다.
교대 측은 교육 관련 학부를 졸업하고 석사 과정을 밟는 학·석사 연계 5~6년제를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정원을 감축하는 대신 재학 기간을 늘릴 경우 구조조정 없이 교대를 존속할 수 있다는 논리다. 교대 재학생들은 정원 감축과 동시에 대도시 과밀 학급을 해소하기 위해 교원 선발 인원을 오히려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교육 전문가들은 교대 통폐합을 감행해 이 같은 교착 상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경회 명지대 교육대학원 석좌교수는 "교원 수급 계획을 적절히 수립해야 하겠지만 그게 안 되는 상황이라면 교대 정원을 줄이고 필요하면 일반대에 통합시키는 쪽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한다"며 "전문성을 기르겠다고 학·석사 연계 과정을 주장하는 분들도 계시는데 이는 교대 정원이 줄더라도 교수직을 그대로 유지하고자 하는 이기주의로 보인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교육부는 우선 교대 정원 감축을 위한 협의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원용연 교육부 교원양성연수과장은 "교사 임용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만큼 교전원 도입 논의와 별개로 정원 감축과 관련해 교대 측과 협의를 진행해 왔다"며 "감축 방식과 규모, 시기 등에 대한 협의가 이뤄지면 별도로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문가영 기자 /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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