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왕' 동해개발사업 송영길 측근 관여의혹
인천 전세사기 사건의 주범인 '건축왕' A씨(62)가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 망상1지구 사업자로 선정된 배경에 대해 여러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인천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함께 호흡을 맞췄던 인사들이 해당 사업의 사업자 선정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A씨 배후에 인천 지역 유력 정치인이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정황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21일 매일경제가 취재한 결과 인천 전세사기 사건의 주범으로 구속된 A씨는 2017년 '동해이씨티'라는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하고 동해 망상1지구 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 사업을 주관하는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청(동자청)은 2018년 동해이씨티를 사업시행자로 선정했다.
이 무렵 송 전 대표가 인천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인천경제청)에서 투자 유치를 담당했던 인사 2명이 동자청으로 넘어와 사업자 선정 전반을 주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자청은 A씨가 사업에 뛰어들기 직전인 2016년 7~8월 투자유치본부장에 B 전 인천경제청 투자유치본부장을, 투자유치2부장에 C 전 인천경제청 투자유치본부 관광레저팀장을 각각 채용했다.
두 사람은 인천경제청 재직 당시 인천 송도지구와 청라지구 등의 굵직한 투자 유치 사업을 전담하며 송 전 대표와 호흡을 맞춘 인물이다.
B 전 본부장은 인천경제청 재직 시절 6급 상당의 계약직 공무원으로 입사해 8년 만에 3급 상당인 투자유치본부장에 오를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2004년 9월 6급 대우인 나급 공무원으로 입사해 2006년 5급 대우인 가급(팀장)을 거쳐 2008년 4급 과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2012년 3급 투자유치본부장으로 승진한 뒤 2015년 7월 퇴직했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인천시 전직 간부 공무원은 "송영길 인천시장 시절 인천경제자유구역의 투자 분위기가 좋아 송 시장과 B 전 본부장은 관계가 좋았다"고 전했다.
C 전 팀장은 인천경제청 5급 상당 공무원에서 4급으로 승진해 자리를 옮긴 후 B 전 본부장과 망상지구 투자 유치를 위해 보조를 맞춰왔다. 당시 동해 지역사회에선 연고가 전혀 없는 인사들이 채용된 것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두 사람이 채용된 후 동해이씨티가 사업을 따내기까지 여러 특혜 의혹이 제기돼왔다. 동자청은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용지 50%를 선매수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은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당초 A씨가 사들인 용지의 면적이 50%에 못 미치자 개발계획을 변경해 전체 면적을 줄였다는 의혹이 나온다.
인천 전세사기 사건 주범의 거대 개발사업 시행자 선정 과정에 송 전 대표의 과거 측근이 연루되고 만약 측근을 통해 실력을 행사한 정황이 사실로 드러나면 송 전 대표뿐만 아니라 민주당의 도덕성에도 치명타가 불가피하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 사람(A씨)이 다른 지역(강원도)에 투자하는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고위 정치인들이 청탁과 압력을 가했다는 제보가 있어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만 해도 지난 20일 의원총회까지 열고 대책을 논의했지만 별다른 전략을 제시하지 못한 데다 전세사기범과 연루된 의혹까지 나오면서 할 말을 잃은 표정이다.
한편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이날 과거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 망상1지구 사업 시행자로 '동해이씨티(SPC)'가 선정된 것과 관련해 긴급 감사를 지시했다.
동해이씨티는 A씨가 2017년 설립한 건설업종 법인이다. 애초 강원도는 5월 중 정기 종합감사를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전세사기 사건에 대한 사회적 파장이 크고, 망상지구 사업권 획득 과정에 대한 의혹도 커짐에 따라 조속히 감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상헌 기자 / 지홍구 기자 /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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