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장도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증설 '우려'

제주방송 신동원 2023. 4. 2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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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응천 문화재청장이 최근 오영훈 제주자치도지사를 만난 자리에서 수년째 파열음이 나오고 있는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증설 문제와 관련해 신중히 처리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세계자연문화유산인 제주 용천동굴이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증설로 인해 훼손될 위기에 처했다"며, "그러나 문화재청은 사업허가 주체인 제주자치도에 권한이 있다면서 문화재 보호 책무를 회피하고 있다"고 질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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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응천 청장 오 지사에 '정확히 판단·처리하셔야' 요구
국회 문광위 현안 질의서 관련 발언 나와
어제(20일) 제주에서 지역 문화재 현안에 대해 논의한 오영훈 제주자치도지사(오른쪽)와 최응천 문화재청장


최응천 문화재청장이 최근 오영훈 제주자치도지사를 만난 자리에서 수년째 파열음이 나오고 있는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증설 문제와 관련해 신중히 처리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오늘(21일) 전체회의를 열고 최응천 문화재청장에 대한 현안 질의를 진행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세계자연문화유산인 제주 용천동굴이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증설로 인해 훼손될 위기에 처했다"며, "그러나 문화재청은 사업허가 주체인 제주자치도에 권한이 있다면서 문화재 보호 책무를 회피하고 있다"고 질타했습니다.

류 의원은 그러면서 "제주자치도지사에게 공사를 즉각 중단 요청하고 월정리 용천동굴에 대해 현장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세계자연유산 확대 추진,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증설 등이 용천동굴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용역을 맡겼는데, 과업기간이 올해 말까지였다"며 "일단 증설공사를 중단하고 이 보고서 결과를 기다려야 하지 않겠나"라고 물었습니다.

이에 최 청장은 "저희들도 현재 제주도의 자연유산인 용천동굴의 훼손에 대해선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내용을 다 파악하고 있다"며 "어제(20일) 제주도지사님한테도 제가 현안이 아닌데도 강력하게 요구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류 의원이 "어떤 요구요?'라고 묻자, 최 청장은 막바로 "동부하수처리장에 대한 문제는 정확하게 판단하시고 처리를 해야 할 거 같다고 말씀드렸다"며 "세계유산에 영향을 미친다면 문화재청은 당연히 제주자치도와 협의해서 중단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최 청장은 어제(20일) 제주지역 문화재 분야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제주도를 방문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오 지사에게 이같은 당부를 전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최 청장은 "저희가 시작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사업 주체는 제주자치도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에 류 의원은 "용천동굴 하류는 나중에 세계유산 확장 등재 가능성이 있다"며 "동부하수처리장 증설이 용천동굴을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는 결과가 나오면, 세계자연유산 등재 취소나 훼손에 대한 책임은 문화재청장이 져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월정리 주민들은 자연문화유산 훼손을 불러올 공사를 막기 위해 공사
장 앞에서 밤낮없이 현장을 지키며 노숙하고 있다"며 "주민들이 밤에 추위를 떨면서 지키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한편,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증설과 관련해 해녀를 비롯한 일부 마을 주민들은 지속적인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는 지난 2007년 월정리에 들어선 동부하수처리장이 계속 증설되는 과정에서 촉발됐습니다.

동부하수처리장은 지난 2007년 하루 처리량 6,000톤 규모로 처음 개설됐었다가 2014년 기존의 두 배인 1만 2,000톤으로 증설됐습니다.

이후 행정에서는 2017년에 다시 두 배로 처리용량을 증설하기로 결정했지만 주민들의 반발로 지금까지 공사가 이뤄지지 않다가, 시공사가 법원에 공사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해 지난해 11월께 인용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시공사는 법원 결정을 근거로 지난해 말부터 공사 재개를 시도하고 있으나 일부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중단됐다가 이번 달부터 재개된 상황입니다.

지난달 30일에는 증설을 반대하는 고령의 해녀들이 제주자치도청사 앞에 이불을 펴고 철야농성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일부 지역주민들은 천연기념물이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용천동굴 훼손 문제와 해양 오염에 따른 해녀 등의 생존권 위협 문제 등을 거론하며 증설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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