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에 대해 너무 잘 아는’ 황유민·김민별의 뜨거운 신인왕 경쟁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2023’ 1라운드 11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는 황유민(위)·‘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2023’ 1라운드 11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는 김민별. 사진제공 | KLPGA

올 시즌 신인왕을 다투는 황유민(20)과 김민별(19)이 나란히 선두권에 이름을 올리며 첫날 일정을 마쳤다.

황유민과 김민별은 21일 경남 김해시에 있는 가야 컨트리클럽 가야·낙동 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3시즌 5번째 대회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2023’(총상금 8억 원¤우승상금 1억4400만 원) 1라운드에서 각각 4언더파를 쳐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황유민은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적어냈고, 김민별은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써냈다. 황유민이 4언더파로 먼저 경기를 끝냈고, 김민별이 마지막 9번(파5) 홀에서 보기를 적어내며 둘은 동타로 1라운드를 마쳤다.

황유민은 지난해 KLPGA 투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대세’ 박민지와 우승 경쟁을 벌이다 준우승을 차지해 일찌감치 주목받은 ‘대형 루키’다. 김민별은 지난해 KLPGA 정회원 선발전과 정규투어 시드순위전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주인공. 신인왕 레이스에서는 3개 대회에서 두 번이나 톱10에 오른 김민별이 현재 1위에 올라 3위 황유민에 다소 앞서 있다.

“오늘 바람이 많이 불어 어려운 상황이 많았는데, 샷이 좋았고 실수를 해도 다행히 쉬운 곳으로 가 수월하게 플레이 한 것 같다”고 돌아본 황유민은 “마지막까지 최대한 우승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주 스폰서(롯데) 초청 선수 자격으로 하와이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에 출전, 공동 9위에 올랐던 황유민은 “LPGA 무대가 처음이었는데, 꼭 가고 싶다는 바람이 더 강해졌을 정도로 행복한 한 주였다”면서 “아직까지 (미국 진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자격만 된다면 바로 미국 무대로 가고 싶다”는 희망도 내비쳤다.

김민별은 “날씨가 많이 안 좋아 욕심 내지 않고 안전한 플레이로 공략하려고 했고, 그래서 좋은 스코어가 나온 것 같다”면서 “퍼터만 잘 따라준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가대표에서 한솥밥을 먹는 등 서로에 대해 잘 아는 둘은 자신의 강점과 상대방에게 배우고 싶은 점을 묻자 약속이나 한 듯 똑같은 내용을 전했다. 황유민은 “다양한 샷 구사 능력이 내 장점”이라며 “나는 필드에서 감정기복이 있는데 민별이는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고 침착하다”고 했다. 김민별은 “내가 언니보다 더 침착한 게 강점”이라며 “언제든 다양한 샷을 자신 있게 치는 언니의 장점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신인왕을 놓고 시즌 초반부터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는 둘은 서로를 존중하면서도 ‘주인공은 내가 될 것’이라며 생애 단 한번뿐인 신인왕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황유민은 “민별이를 비롯해 좋은 선수들이 많지만, (신인왕은) 나라고 말하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고, 김민별은 “우승과 매 대회 컷 통과, 10번의 톱10이라는 내 목표를 달성한다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며 신인왕에 대한 욕심을 내비쳤다.

김해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