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전세계약으로 50억 대출사기 일당 3명 구속

문턱 낮은 주택보증공사 보증 전세 노려
가짜 임대차 계약 꾸며 대출금 가로채

전남경찰청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가짜 전세계약을 맺는 수법으로 주택금융공사 전세자금 대출 보증금 수십 억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구속됐다.

전남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2대는 21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총책 김모(46)씨 등 3명을 구속해 검찰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주택 매입 과정에 명의를 빌려준 가짜 임대인 등 공범 4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이들 일당은 2020년부터 최근까지 허위 전세계약을 맺는 수법으로 50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주택금융공사가 보증하는 전세 대출이 일반 담보 대출보다 자격 조건이 까다롭지 않다는 점을 이용해 전세자금 대출을 받은 뒤, 서울과 경기 광주·이천, 광주광역시, 전남 화순·여수·나주 등의 미분양 아파트와 빌라 16채를 사들였다. 이렇게 구매한 아파트와 빌라에서 수 차례 전세 계약이 이뤄진 것처럼 꾸며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금을 받아 가로챘다. 명의를 제공한 가짜 계약자들은 대출받은 돈 일부를 수고비 명목으로 건네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허위 임대차 계약 만료 시기가 도래하면서 사기 피해액은 최소 5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이 가로챈 전세자금 대출 채무는 서민 주거비 부담 완화를 위해 보증을 해준 주택금융공사가 고스란히 상환하게 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범행에 가담한 명의 대여자와 공인중개사 30여 명을 상대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무안= 김진영 기자 wlsdud4512@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