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기자들의 판타지 리그 스토리⑧판타지도 정성이다. 2년 연속 우승자 탄생

정지욱 2023. 4. 2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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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정지욱 기자]프로스포츠는 단순히 경기를 보는 단계를 넘어 다양한 방법의 즐길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스포츠일수록 더 그렇다. 세계 최고의 농구 리그인 NBA도 마찬가지다. 판타지리그는 NBA를 즐기는 이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즐길 거리다. 여러 명의 친구, 지인들과 그룹을 이뤄 각자 선수단을 꾸려 ‘단장 놀이’를 하는 즐거움은 해당 리그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는 요소다. 점프볼은 NBA 2022-2023시즌을 맞아 농구 전문기자들의 판타지리그를 소개하고자 한다. ※기록은 4월 10일 기준

 

 

괜히 판타지 괴물이 아니었다
8개월간 이어온 2022-2023 기자 판타지리그가 정규리그에 이어 플레이오프 일정까지 모두 마쳤다. 우승은 ‘판타지 괴물’ 이학철 기자에게 돌아갔다. 지난시즌에 이어 2시즌 연속 우승이다. 지난시즌 우승으로 1라운드 지명권이 가장 뒤인 12위였던데다 1라운드에서 뽑은 라멜로 볼(샬럿)이 부상으로 일찌감치 시즌 아웃된 가운데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는 점에서 남다른 저력을 과시했다. 심지어 2라운드에서 뽑은 앤서니 에드워즈(미네소타)도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판타지리그에서는 반드시 운이 따라야 한다. 6라운드와 8라운드에서 각각 뽑은 줄리어스 랜들, 제일런 브런슨(이상 뉴욕)이 어지간한 볼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채웠다. 여기에 남다른 노력도 따랐다. FA 시장에서 가장 재미를 봤다. 다른 기자들은 잠들어 있는 새벽 시간에 선수 출전 라인업을 확인하고 FA선수를 부지런히 영입했다. 판타지리그를 함께하는 기자들끼리 모인 자리에서 “이학철은 대체 언제 잠을 자는거냐”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류동혁 기자와의 토너먼트 결승도 마찬가지 였다. 토너먼트 결승은 NBA 정규리그 마지막 주에 펼쳐졌는데, 성적이 확정된 팀 대부분이 주전을 대거 빼고 그동안 뛰지 않았던 선수들을 중용했다. 랜들과 브래들리 빌(워싱턴)이 마지막 주에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로스터가 빈 이학철 기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가뜩이나 FA를 잘 줍는 이학철 기자에게 이는 호재였다. 

 

반면 류동혁 기자는 매일 매일 주축 선수들이 뛸지 안 뛸지 모르기 때문에 출전시간 조절과 FA 영입에 제약이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학철 기자 쪽으로 스코어가 기울었고 10-4의 승리를 거두면서 2시즌 연속 우승자가 됐다. 남들 자는 시간에 선수 출전 여부를 확인할 정도로 판타지에 이렇게 진심인데 이 친구는 일은 제대로 하는건지 모르겠다. 루키 박상혁 기자가 이 글을 꼭 좀 봤으면 좋겠다.

우리는 돌아올 것이다
리그가 진행되는 내내 트레이드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류동혁 기자는 2위에 오르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친구이자 라이벌인 최용석 기자도 4강까지 올랐다. NBA에 전혀 관심이 없던 사람이었는데 판타지 2시즌을 하면서 이제는 NBA 전문가가 됐다. 내가 스포츠동아에 같이 있을 때 NBA 기사는 나 혼자 썼는데, 요즘은 최용석 기자가 쓴 스포츠동아의 NBA 기사를 자주 볼 수 있다. 

 

기자 판타지리그는 선·후배 기자 간 대화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좋은 흥밋거리가 됐다. 카카오톡 대화방에서의 문자는 기본이고 프로농구 현장에서 트레이드 얘기를 나누면서 서로 농담을 주고받고 놀리는 것이 일상이 됐다. 말 잘 안 듣는 선배들을 두고 커미셔너 역할을 하고 있는 최정서 기자는 귀찮을 법한 일도 깔끔하게 정리를 하면서 리그의 평화(?)를 유지한는 데에 큰 역할을 했다. 

 

말수가 별로 없는 김용호, 맹봉주 기자의 존재감도 확인할 수 있었고 평소에도 웃긴 원석연 기자는 최정서 기자와 힘을 합쳐 이동환 기자를 잘 놀렸다. 첫해 플레이오프 진출을 했지만, 아무도 기억하지 않고 오로지 ‘판타지 바보’ 이미지만 있는 손대범 기자는 올 시즌 꼴찌가 되어 11명의 기자들에게 커피를 샀다. 참고로 커피를 스타벅스 아이스 아메리카노였다. 점프볼에서는 나를 포함해 최창환, 배승열까지 3명이 있지만 서로 얼굴 볼 때 정작 판타지 얘기는 거의 안 했다. 심지어 서로 트레이드 거래도 없었다. 우리 다음 시즌에는 서로 좀 도와야 하지 않겠니? 이학철의 독주를 좀 막아보자고. 8개월간 우리까지 재밌었던 2022-2023시즌은 막을 내렸지만, 이대로 끝이 아니다. 플레이오프 탈락자들은 벌써 다음시즌을 벼르고 있다. 손대범 기자 빼고. We will be back.

플레이오프 전적

결승
이학철 10-4 류동혁

4강
이학철 8-6 최용석
류동혁 9-5 맹봉주

8강
이학철 9-6 배승열
김용호 4-11 맹봉주

최용석 8-7 정지욱
류동혁 10-5 원석연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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