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유족, 성희롱 피해 주장…2차 가해 넘어 상처 후벼파는 일” 날 세운 국힘

지난 1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 민주열사묘역에서 열린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이장식에서 고인의 부인 강난희씨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21일 논평을 내고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유족 측이 부하직원 성희롱을 인정한 1심 판결에 불복하며 '박 전 시장이 본 사건의 피해자'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넘어 상처를 더 후벼파는 행위"라고 날을 세웠다.

김 대변인은 "1심 판결 당시 박 전 시장의 유족 측 대리인이었던 정철승 변호사는 '성추행 물증이 없다'며 오히려 피해자를 공격했다"며 "피해자 신원 관련 정보를 유포해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행했었다. 얼마 전 정철승 자신도 성추행 혐의로 피소 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도 성에 차지 않았는지 이제는 박 시장 유족측이 본 사건의 피해자를 아예 가해자로 몰고 있다"며 "피해자의 가슴에 난 상처가 아직 채 아물지 못했다. 이제 더 이상 그 상처를 후벼파는 행위를 중단하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내편 무죄', '니편 유죄' DNA를 가진 박 전 시장을 옹호했었던 민주당의 수많은 의원들에게 묻고 싶다"며 "지금도 여전히 박 전 시장 편에 서겠는가. 그것이 아니라면 피해자에게 가하고 있는 또 다른 가해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은 여성 인권, 성평등, 여성 안전을 이야기하기 전에 스스로의 과오에 대해 사죄하고 제발 피해자들의 상처를 먼저 보듬기 바란다"고 밝혔다.

전날 박 전 시장 배우장 강난희씨의 소송대리인은 서울고법 행정9-1부(김무신 김승주 조찬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첫 변론기일에서 "부하직원 성희롱을 인정한 1심 판결에 불복하며 "오히려 성희롱 피해자인 망인이 가해자로 설명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소송대리인은 "피해자 측에서 문자메시지를 '사랑해요'로 시작했음에도 이 부분을 제외하는 등 실체적 하자가 있다"며 "원심은 반대신문권을 보장하지 않았고, 아귀가 맞지 않은 참고인 진술에 근거하는 등 사실인정에 오인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에 참석한 강씨는 재판부에 "제 남편은 억울한 피해자"라며 "진실을 외면하시지 말고 정의로운 판결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김대성기자 kdsung@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