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해달라” 재판장 부탁에도… 2심 간 김보름·노선영 판결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왕따 주행’ 논란으로 법적 다툼을 시작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김보름이 노선영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일부 승소했다.
서울고법 민사13부(문광섭 부장판사)는 21일 김보름이 노선영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를 판결했다. 노선영이 김보름에게 위자료 3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단한 원심을 그대로 유지한 선고다.
앞서 두 사람의 갈등은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8강전에서 드러났다. 팀추월은 3명이 한 팀이 돼 달리는 경기로 가장 마지막에 결승선을 통과한 주자의 기록으로 순위를 가린다. 당시 한국은 노선영이 혼자 크게 뒤처져 4강 진출에 실패했고 이 과정에서 ‘왕따 주행’ 논란이 일었다. 여기에 노선영이 “김보름이 따로 훈련하는 등 특별대우를 받았다”며 따돌림을 당했다는 취지의 인터뷰를 하면서 의혹은 더 확대됐다.
사태가 거세지자 문화체육관광부가 감사에 나섰지만 경기에서 고의적인 따돌림은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후 김보름은 노선영으로부터 훈련 방해와 폭언 등 괴롭힘을 당했고, 허위 주장으로 피해를 봤다며 2020년 2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결국 1심에서 노선영이 김보름에게 폭언한 사실 일부가 인정돼 300만원 배상 판결이 났고, 둘은 모두 항소했다.
앞서 재판부는 “빙상연맹, 코치, 감독 등 어른들의 잘못으로 어린 선수들이 고통받는 소송”이라며 두 사람의 화해를 간절히 권고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항소심 2회 변론기일 때에는 판사가 직접 “어느 한쪽 편을 들 마음도 없고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합의 조정으로 사건을 끝냈으면 하는 것이 34년 된 나이 든 재판장의 소망”이라며 서로의 사과를 부탁하기도 했다. 그러나 법원의 강제조정 명령은 둘의 이의 제기로 결렬됐고 결국 다툼은 계속됐다.
노선영 측 법률대리인은 이날 선고 후 “노선영의 폭언 증거는 김보름이 쓴 훈련일지가 유일하다. 그런데도 받아들여진 것을 납득하기 어려워 대법원 판단을 받으려 한다”며 상고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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