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 통행세’ 미스터피자 창업주, 파기환송심서 징역형 집행유예

제품 유통 단계에 동생이 운영하는 업체를 끼워 넣어 수십억 원대 이익을 챙겨준 의혹을 받는 미스터피자 창업주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이규홍 이지영 김슬기)는 오늘(21일) 공정거래법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정 전 회장의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400시간의 사회봉사를 선고했습니다.

함께 기소된 MP그룹 법인(법인명 DSEN)에는 벌금 2억 원이 선고됐습니다.

재판부는 "정 전 회장은 피자 프랜차이즈 치즈 거래 과정에 별다른 역할이 없는 회사를 추가했다"며 "이는 경영상 판단이 아니라 오직 특수관계인의 개인적 이익을 위한 것이었고 피해는 가맹점에 전가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른바 '치즈 통행세'에 공개적으로 항의한 가맹점주를 상대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식자재 유통을 막고, 보복 목적으로 직영 매장을 출점하는 등 범행 경위가 매우 불량하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횡령·배임으로 인한 피해는 대부분 회복했고 공탁금으로도 12억5,000만 원을 냈다"면서도, "회사의 재산을 주머닛돈처럼 사용했고 부당 행위로 탈퇴한 가맹점주들을 조직적으로 방해했다. 피해가 반환이나 합의로 원상회복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이같이 선고했습니다.

앞서 정 전 회장은 2005년부터 2017년까지 치즈 유통 단계에 동생이 운영하는 업체 두 곳을 끼워 넣어 57억 원의 '치즈 통행세'를 챙기도록 부당 지원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정 전 회장은 지난 2016년 2월부터 1년간 가맹점을 탈퇴한 업자들이 치즈를 구입하지 못하게 방해하고 인근에 직영점을 개설해 저가 공세로 보복 출점을 감행한 혐의도 함께 받았습니다.

1심은 '치즈 통행세' 부분을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로 판단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지만, 파기환송 전 2심은 1심의 형 자체는 유지했지만 '치즈 통행세' 부분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치즈 통행세' 부분의 공정거래법 위반과 업무방해 혐의가 인정된다며, 유죄 취지로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의 판단은 대법원의 판결 취지를 그대로 따른 것입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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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성 기자 (isbaek@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