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활주로 건너라 했다” VS “그런적 없다”…대한항공 ‘정지선 이탈’ 진실공방
변종국 기자 2023. 4. 21. 16:36
“(관제탑에서) 활주로를 건너라고 지시했다”(대한항공)
“활주로 건너라는 지시 없었다”(국토교통부)
김포국제공항 활주로에서 대한항공 여객기와 에어부산 여객기가 충돌할 뻔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책임 소재를 둘러싼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21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19일 오전 대한항공 여객기(KE1118)는 32L 활주로에 착륙을 하고 주기장으로 들어가는 절차를 밟고 있었다. 동시에 32R 활주로에서는 에어부산 항공기(BX8027)가 이륙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대한항공은 “CROSS RWY 32R(32R 활주로를 건너라)”는 관제 시지를 받았고, 대한항공 운항승무원 이를 복창한 뒤 32R 활주로를 건너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순간 에어부산 항공기는 이륙을 위해 속도를 높이고 있었다. 관제탑에서 급하게 대한항공에 멈추라는 의미의 “HOLD SHORT RWY 32(32R 활주로 앞에서 멈춰라)”를 지시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활주로에 진입하기 전 항공기를 멈췄고, 다행히 에어부산 항공기와의 충돌을 피할 수 있었다. 승무원과 승객들의 피해도 없었다.
에어부산 BX8027 편 기장은 활주로 중간쯤 왔을 때 대한항공 항공기가 보였고, 대한항공 KE1118 편이 어떤 상황인건지 알 수가 없는 상황에서 기장 판단으로 항공기를 조금 일찍 이륙 시켰다고 한다.
대한항공 KE1118 편은 유도로 정지선을 넘어 활주로 엣지(활주로 쪽의 끝)에서 70여 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대기 라인을 지나쳐 정지했다. 자동차 도로로 치면 횡단보도 정지선은 넘어갔지만, 횡단보도를 침범하진 않은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유도로의 대기 정지선만 넘어가도 사고에 준하는 것으로 보고 조사를 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쟁점은 관제 지시다. 대한항공 측이 정지선을 넘은 건 맞지만, 그 전에 관제탑에서 건너라는 ‘크로스(CROSS)‘ 지시가 있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관제탑에서 건너라는 지시를 먼저 했고, 이후 멈추라는 지시를 했다면 교신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대한항공에만 귀책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다.
한 저비용항공사 기장은 “일반적으로 활주로에서 이륙하는 항공기가 있으면, 착륙해서 주기장으로 들어가는 항공기에는 홀드 숏(HOLD SHORT) 지시가 나온다. 이후에 이륙이 끝나면 활주로를 건너라는 크로스(CROSS) 지시가 나온다. 그런데 이번엔 반대의 경우로 보여진다”며 “크로스 지시가 나오고 다시 홀드 지시가 나온 것이라면 기장이 늦게 멈췄다고 해도, 관제탑의 실수도 원인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포공항을 운영하는 서울지방항공청의 상위 기관인 국토부의 설명은 다르다. 국토부 관계자는 ”건너라는 ‘크로스’ 지시는 결코 없었다”고 했다. 국토부는 20일 ‘대한항공 여객기 김포공항 활주로 침범’과 관련한 보도설명자료에서 “대한항공이 도착활주로와 이륙활주로를 연결하는 유도로상의 정지선 침범이 확인돼 관제사가 즉시 정지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이 먼저 침범을 해서 관제사가 정지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현재 국토부는 해당 사고에 대해 조사 중이다.
항공기와 관제탑 사이 교신은 모두 녹음이 된다. 조사 과정에서 아직 이 녹음 내용을 확인하지는 않았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양측의 설명이 엇갈리고 있는 만큼 사고조사가 완료되기 전까지 진실 공방이 벌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운항 승무원들은 “회사에 사고 보고를 허위로 하면 징계를 당할 텐데, 기장이 거짓 보고를 했을 것 같진 않다”면서도 “국토부도 어느 정도 정황을 알아봤을 것이고, 관제를 담당하는 서울지방항공청도 허위 보고를 했을 것 같진 않아 양측 설명이 엇갈리는 게 이해가 잘 안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조사 결과에 따라 법령 위반이 확인되면 엄중 조치 예정”이라고 밝혔다.
“활주로 건너라는 지시 없었다”(국토교통부)
김포국제공항 활주로에서 대한항공 여객기와 에어부산 여객기가 충돌할 뻔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책임 소재를 둘러싼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21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19일 오전 대한항공 여객기(KE1118)는 32L 활주로에 착륙을 하고 주기장으로 들어가는 절차를 밟고 있었다. 동시에 32R 활주로에서는 에어부산 항공기(BX8027)가 이륙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대한항공은 “CROSS RWY 32R(32R 활주로를 건너라)”는 관제 시지를 받았고, 대한항공 운항승무원 이를 복창한 뒤 32R 활주로를 건너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순간 에어부산 항공기는 이륙을 위해 속도를 높이고 있었다. 관제탑에서 급하게 대한항공에 멈추라는 의미의 “HOLD SHORT RWY 32(32R 활주로 앞에서 멈춰라)”를 지시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활주로에 진입하기 전 항공기를 멈췄고, 다행히 에어부산 항공기와의 충돌을 피할 수 있었다. 승무원과 승객들의 피해도 없었다.
에어부산 BX8027 편 기장은 활주로 중간쯤 왔을 때 대한항공 항공기가 보였고, 대한항공 KE1118 편이 어떤 상황인건지 알 수가 없는 상황에서 기장 판단으로 항공기를 조금 일찍 이륙 시켰다고 한다.
대한항공 KE1118 편은 유도로 정지선을 넘어 활주로 엣지(활주로 쪽의 끝)에서 70여 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대기 라인을 지나쳐 정지했다. 자동차 도로로 치면 횡단보도 정지선은 넘어갔지만, 횡단보도를 침범하진 않은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유도로의 대기 정지선만 넘어가도 사고에 준하는 것으로 보고 조사를 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쟁점은 관제 지시다. 대한항공 측이 정지선을 넘은 건 맞지만, 그 전에 관제탑에서 건너라는 ‘크로스(CROSS)‘ 지시가 있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관제탑에서 건너라는 지시를 먼저 했고, 이후 멈추라는 지시를 했다면 교신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대한항공에만 귀책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다.
한 저비용항공사 기장은 “일반적으로 활주로에서 이륙하는 항공기가 있으면, 착륙해서 주기장으로 들어가는 항공기에는 홀드 숏(HOLD SHORT) 지시가 나온다. 이후에 이륙이 끝나면 활주로를 건너라는 크로스(CROSS) 지시가 나온다. 그런데 이번엔 반대의 경우로 보여진다”며 “크로스 지시가 나오고 다시 홀드 지시가 나온 것이라면 기장이 늦게 멈췄다고 해도, 관제탑의 실수도 원인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포공항을 운영하는 서울지방항공청의 상위 기관인 국토부의 설명은 다르다. 국토부 관계자는 ”건너라는 ‘크로스’ 지시는 결코 없었다”고 했다. 국토부는 20일 ‘대한항공 여객기 김포공항 활주로 침범’과 관련한 보도설명자료에서 “대한항공이 도착활주로와 이륙활주로를 연결하는 유도로상의 정지선 침범이 확인돼 관제사가 즉시 정지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이 먼저 침범을 해서 관제사가 정지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현재 국토부는 해당 사고에 대해 조사 중이다.
항공기와 관제탑 사이 교신은 모두 녹음이 된다. 조사 과정에서 아직 이 녹음 내용을 확인하지는 않았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양측의 설명이 엇갈리고 있는 만큼 사고조사가 완료되기 전까지 진실 공방이 벌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운항 승무원들은 “회사에 사고 보고를 허위로 하면 징계를 당할 텐데, 기장이 거짓 보고를 했을 것 같진 않다”면서도 “국토부도 어느 정도 정황을 알아봤을 것이고, 관제를 담당하는 서울지방항공청도 허위 보고를 했을 것 같진 않아 양측 설명이 엇갈리는 게 이해가 잘 안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조사 결과에 따라 법령 위반이 확인되면 엄중 조치 예정”이라고 밝혔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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