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과 유품은 태워라”…헤이그 특사의 유물이 모인다

오윤주 2023. 4. 21. 16:3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헤이그 특사' 보재 이상설(1870~1917) 선생 기념관에 전시할 유물이 나라 안팎에서 모이고 있다.

기념관 건립을 추진해온 충북 진천군은 "조국 광복을 이루지 못했으니 몸과 유품은 태우고 제사도 지내지 마라"고 한 선생의 유언 탓에 유물이 많지 않아 애를 태웠다.

정진수 진천군 주민복지과 주무관은 "'유품을 태우라'는 선생의 유언 탓에 유물 자체가 많지 않아 애를 태웠는데 그나마 뜻있는 유물이 모여 다행이다. 추가로 선생 관련 유물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내외 기증 이어져 6월 기념관 개관
진천 서전고 교정에 있는 이상설 선생 동상. 오윤주 기자

‘헤이그 특사’ 보재 이상설(1870~1917) 선생 기념관에 전시할 유물이 나라 안팎에서 모이고 있다. 기념관 건립을 추진해온 충북 진천군은 “조국 광복을 이루지 못했으니 몸과 유품은 태우고 제사도 지내지 마라”고 한 선생의 유언 탓에 유물이 많지 않아 애를 태웠다.

진천군은 “22일 오전 10시30분 진천읍 산척리 숭렬사에서 보재 선생 추모제와 선생 관련 유물 기증식을 함께 연다”고 21일 밝혔다. 이 자리에서 이상설 기념사업회장은 보재 선생이 1900년 편저한 중학교 수학 교과서 <산술신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만들었던 독립단체 ‘성명회’ 선언문 등 9점을 기증할 참이다.

'

앞서 진천군은 진천문화원과 유물 찾기 민관합동실무추진단을 꾸려 나라 안팎에서 유물을 찾았다. 지난해 11월 선생의 유족이자 후원회장인 이태희씨가 족보·초상화·교지 등을 기증했고, 이연우 초려문화재단 이사장이 초상화 등을 기증했다.

추진단은 그동안 헤이그 특사 위임장, 국민회 이사회 기념사진 등 유물 60여점을 모았다. 최근 미국에 있는 유족은 과거 시권(답안지) 등 선생 관련 유물 기증 뜻을 비쳤다. 정진수 진천군 주민복지과 주무관은 “‘유품을 태우라’는 선생의 유언 탓에 유물 자체가 많지 않아 애를 태웠는데 그나마 뜻있는 유물이 모여 다행이다. 추가로 선생 관련 유물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연우 초려문화재단 이사장(맨 왼쪽) 등이 지난해 진천군에 이상설 선생 초상화 등 유물을 기증했다. 진천군 제공

이들 유물을 담을 이상설 기념관은 오는 6월 문을 연다. 진천군 등은 국비 18억원 등 82억1500만원을 들여 진천읍 산척리 135일대 1508.69㎡ 규모로 기념관을 설립할 참이다.

진천읍 산척리에서 나고 자란 선생은 대과(과거)에 급제한 뒤 성균관 교장, 의정부 참찬 등을 지냈다. 미국 선교사 헐버트 등과 교류하면서 영어·프랑스어 등을 익혔고, 신학문인 수학에 능해 수학 교재 <산술신서>를 내기도 했다. 1905년 을사늑약 때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망명한 이후 국외에서 독립운동을 했다.

러시아 우수리스크 수이푼 강변 이상설 선생 유허비. 오윤주 기자
진천 서전고 교정 벽면에 새긴 헤이그 밀서. 오윤주 기자

평소 선생을 신임했던 고종 황제는 그가 국외 망명 생활을 했지만, 외국어·신문물에 능한 점을 높이 사 네덜란드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할 ‘헤이그 특사’ 정사(대표)로 임명했다. 이준·이위종 선생과 더불어 헤이그 특사로 나선 선생은 일본의 방해로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세계 곳곳에 대한독립의 당위성을 알렸다. 선생은 북간도 연길 용정(룽징)에 민족 교육 요람 ‘서전서숙’을 세우는 등 조국 독립운동에 헌신하다 러시아 우수리스크에서 서거했다. 지금 우수리스크 수이푼 강변엔 선생의 유허비가 있다. 유허비엔 ‘유언에 따라 화장하고 그 재를 이곳 수이푼 강물에 뿌리다’라고 씌어 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