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탄생한 제베원, 출발점에 놓인 숙제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Mnet '보이즈 플래닛'의 대장정이 마무리됐다. 영광의 1위는 G그룹의 장하오에게 돌아갔다. 앞선 순위 선발식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했던 성한빈은 2위를 차지했다. '난 빛나'에서 G그룹 센터를 맡았던 장하오와 K그룹 센터 및 전체 센터를 차지했던 성한빈은 최상위권을 차지하며 위엄을 자랑했다. 이어 석매튜, 리키, 박건욱, 김태래, 김규빈, 김지웅, 한유진이 스타 크리에이터의 선택을 받으며 데뷔조에 포함됐다.
이들은 2년 6개월 동안 제로베이스원(ZEROBASEONE)으로 활동한다. 줄여서는 제베원(ZB1)이다. 제로(0)에서 시작해 원(1)으로 탄생하는 아홉 멤버의 '찬란한 시작'을 의미한다. 미완성인 0부터 1까지 제로베이스원이 걷게 될 자유로운 여정을 팬들과 함께하겠다는 멤버들의 다짐도 내포하고 있다.
Mnet의 아이돌 서바이벌 오디션으로 제작된 워너원, 아이즈원, 엑스원, 티오원의 결을 잇는 그룹명이다. 그룹명에 원(1)을 숨겨둔 케플러(Kep1er)가 앞선 서바이벌과의 연관성을 지우기 위해 노력한 결과물이라면 제로베이스원은 끊어졌던 연결고리를 다시 이어냈다. 다만, '~원'에 집착하다보니 완성된 결과물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이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제로베이스원이라는 여섯 글자의 한글 그룹명이나 ZEROBASEONE 열한 글자의 영문명은 직관적이지 않다. 제베원(ZB1)이라는 줄임말 역시 아이돌 그룹의 팀명으로서는 적절하지 않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최초로 그룹명이 공개된 순간부터 지금까지도 많은 팬들은 제로베이스원(제베원)이 적절한 그룹명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하고 있다.
물론, 이후의 활동이 성과를 거둔다면 그룹명에 대한 의견은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다. 제로베이스원이라는 이름이 아직은 어색할지라도 2년 6개월이라는 활동 기간 동안 남다른 성과를 보여준다면 평가는 뒤바뀔 수 있다. 그룹명을 비판했던 사람들은 미래를 예측하지 못한 '알못'이 되어버리고 어느새 제로베이스원이라는 이름은 모두에게 어색하게 들리지 않을 것이다.
제로베이스원이 지금 집중해야 할 건 어색한 그룹명을 친숙하게 만드는 일이 아니다. 제로베이스원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기 전부터 여러 가지 논란에 휩싸였다. 데뷔 활동에 매진해도 성공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부터 해결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결승전 직후로 제기된 공정성 논란. 시청자들의 투표로 데뷔조가 결정되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공정성은 프로그램과 그룹의 존폐까지도 결정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 수치로 확인되는 문제점은 석매튜의 1차 그룹 배틀 시그널송 직캠 미션 평가 조회수다. '난 빛나' 직캠 영상은 유튜브 조회수와 좋아요가 합산돼 일부 미션에서 베네핏으로 적용됐다. 석매튜는 조회수에 비해 높은 등수를 기록해 의혹이 제기됐다. 엠넷은 외부 기관 삼일 Pwc를 통해 검증받은 결과라고 강조했지만 일부 시청자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또 파이널 1차 투표가 진행 중인 지난 17일 유튜브를 통해 일부 참가자들의 순위를 공개한 것 역시 공정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당시 유튜브를 통해 순위가 공개된 참가자는 성한빈(3위), 박한빈(10위), 김태래(11위) 3명이다. 최종적으로 성한빈과 김태래는 이보다 높은 순위로 프로그램을 마감하며 데뷔조에 포함됐고 박한빈은 11위로 순위가 한 계단 하락하며 데뷔조에 포함되지 못했다. 다만 일부 참가자들의 순위만 공개하며 투표를 독려한 것은 수치로 집계할 수 없는 영향력을 일부 참가자들에게만 행사한 것으로 공정하지 않다는 지적이 일었다.
이제는 '연습생'이 아닌 '아이돌 멤버'가 된 9명의 리스크 관리도 중요한 숙제다. 제로베이스원은 그룹이 탄생하는 순간부터 멤버의 실언이 나왔다. 2위에 호명된 성한빈은 소감을 수상하던 도중 라비를 언급했다. 성한빈의 소속사 스튜디오 글라이드는 라비가 대표로 있는 그루블린의 산하 레이블이다. 데뷔를 위해 도와준 소속사 관계자에게 감사를 전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다. 다만 라비가 최근 병역 면탈 혐의로 법정에서 징역형을 구형받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름을 직접 언급하기는 것은 적절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잠재적인 리스크로는 반중정서로 인한 멤버들을 향한 부정적 이미지가 있다. 1위를 차지한 장하오와 4위를 차지한 리키는 모두 중국인이다. 앞서 많은 아이돌 그룹의 중국인 멤버들은 논란의 소지가 될 수 있는 게시물을 끊임없이 게시하고 나아가 중국활동을 위해 팀에 제약을 안기는 등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중국의 문화 침탈 행위와 한한령 등으로 인해 중국과 관련된 것이라면 일단은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는 대중들도 많이 있다. 프로젝트 그룹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멤버가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제로베이스원이 활동 기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부정적 인식을 개선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부정적인 측면을 강조했지만 제로베이스원의 성공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보이즈 플래닛' 시청률은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모양새를 보이며 파이널에서 최고시청률(1.2%)을 기록했다. 또한 굿데이터에 따르면 '보이즈 플래닛'은 비드라마TV 화제성 부문에서 3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결승전 종료 이후 개설된 보이즈플래닛 공식 유튜브, SNS도 빠른 속도로 팔로우 수가 늘고 있다. 12주의 여정을 마치고 다시 제로로 돌아간 제베원이 여러 논란을 이겨내고 성장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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