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간 사람들을 도전하게 한 말 'Just do it'

박대의 기자(pashapark@mk.co.kr) 2023. 4. 21. 16:2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영혼의 설계자 그레그 호프먼 지음, 이영래 옮김 다산북스 펴냄, 2만2000원

"그냥 해!(Just do it!)"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광고 문구 중 하나로 꼽히는 이 슬로건은 나이키를 스포츠 브랜드를 넘어 세계 최대의 기업으로 입지를 굳히게 했다. 듣기만 해도 망설임을 떨치고 도전할 수 있을 것 같은 기운을 주는 이 문구는 전 세계적으로 공감대를 얻으며 나이키의 존재감을 뿌리내리게 했다.

1988년 처음 공개된 이 문구는 10%대에 머물렀던 나이키의 미국 내 스포츠 신발 사업 점유율을 10년 만에 43%로 끌어올렸고, 세계 매출은 10년 새 10배 늘린 최고의 마케팅 성공 사례로 꼽힌다.

30년이 지난 지금도 현재 진행형인 이 문구는 단지 나이키가 매출이나 판매를 늘리는 데만 주안점을 뒀다면 세상에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제품의 품질이나 가격 경쟁력과 별개로 나이키 상품이 소비자의 마음을 뒤흔들 수 있는 스토리텔링을 만들겠다는 생각이 이 문구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실제로 나이키의 마케터들은 숫자로 일을 하지 않는다. 그들은 소비자를 움직이게 만들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든다.

그들이 만든 이야기에는 패션뿐만 아니라 스포츠에 대한 고객의 생각과 인생관이 담겨 있다. 고객들은 가슴에 큰 스우시(SWOOSH·나이키의 로고)를 새기며 스스로 광고판이 되는 것을 꺼리지 않는다.

'영혼의 설계자'는 나이키에서 말단 인턴 디자이너로 시작해 2020년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은퇴하기까지 그레그 호프먼이 스토리를 만들어온 27년의 역사가 담긴 책이다.

나이키 출신 직원이 쓴 첫 책으로, 나이키가 어떻게 세계 최대의 팬덤을 보유한 스포츠웨어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 그 비결을 파헤친다.

호프먼은 나이키의 모든 마케팅 부서를 지휘하는 CMO로서 고객이 제품 자체보다 더 많은 것을 구매하도록 설득하는 브랜드를 만들고자 했다고 말한다.

기업은 제품의 기능에 초점을 맞춰 자신들의 것이 우수하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호프먼은 그것보다 소비자가 왜 제품을 사려고 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제품의 역할에 집중한 나머지 제품을 구매하는 목적을 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고객들이 큰 고민 없이 살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브랜딩의 핵심이자 브랜드가 깔아놓은 판 위에서 소비자들을 놀게 만드는 '세계관 형성의 비밀'이라고 말한다. 호프먼은 나이키처럼 좋은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포용성을 가지고 직원들의 창의성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무엇보다 항상 궁금증을 가지고 접근할 수 있는 호기심을 키워야만 새로운 것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호프먼은 편안함을 '창의성의 적'으로 규정하고 직원들이 호기심을 가질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는 것이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브랜드의 기초가 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박대의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