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 금지, 운동화는 검은색만"…회장님 복장 지시 대기업 성토

19일 셀트리온이 사원들에게 메일로 복장 규정 등에 대한 내용을 공지하자 직원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셀트리온 그룹의 빡빡한 사원 규정에 직원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19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삐용삐용 셀트리온 진돗개 1호 발령"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작성한 셀트리온 직원 A씨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이날 직원들에게 복장 지침과 근무시간 관련한 규정을 새로 공지했다.

사측은 직원들에게 로고가 큰 티셔츠나 화려한 운동화, 청바지를 입지 말고 운동화는 검은색만 착용할 것, 점심시간 종료 10분 전 자리에 착석할 것, 근무시간에 카페(탕비실) 및 개인적인 용무로 휴대전화 사용 금지 등을 지시했다.

다른 셀트리온 직원들의 말에 따르면 이날 사무실을 방문한 서정진 회장은 "내가 너희를 먹여 살리 그 보람이 있게 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이날 전 직원에게 '직장인의 기본 소양 지키기 캠페인'이라는 공지 메일을 보내 "그동안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을 고려해 캐주얼 복장을 허용했지만 팬데믹 상황이 완화됐으니 이제 다시 직장인으로서 품격에 맞는 복장을 갖추고, 직장과 업무를 향한 마음가짐을 새롭게 다짐해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지는 셀트리온뿐 아니라 셀트리온제약 등 전 계열사에도 동일하게 전해졌다.

'블라인드'에는 A씨의 글 이후 "어디가서 셀트리온 다닌다고 하기 부끄러운 날이다", "그나마 있던 애사심도 사라진다", "놀랍게도 회장님은 언더아머 티 입고 아들은 크록스 신고 왔다. 현타 온다" 등 셀트리온 사원들의 불만이 잇따라 터져 나왔다.

이에 대해 셀트리온 측은 "일상 회복이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업무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자는 취지에서 공지한 권고사항"이라며 "기본 원칙 준수를 강조하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또 복장 준수 외에 직원들이 추가로 제기한 불만들은 다소 와전된 내용이라며 공지된 사항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과거에도 비슷한 복장 규제에 관한 공지를 내걸고 다림질이 된 줄 잡힌 정장을 입을 것과 소매를 걷고 다니는 행위를 하지 말 것 등을 주문한 바 있다.

한편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은 지난 2021년 3월 경영 일선에서 스스로 물러났으나, 글로벌 경제 위기 속 셀트리온 그룹의 글로벌 점유율 확장이 중요한 기점에 그룹 리더십의 부재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복귀를 선언, 지난달 28일부터 다시 경영 일선에 뛰어들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전 셀트리온 그룹의 직원 복장 규정.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syk1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