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주택 관리 부실에 주민불편 가중…부실공사 의혹도

김상연 2023. 4. 2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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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피해 장기화로 공동주택 관리에 악순환이 이어지며 세입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동대표 이모씨는 지난해 전세사기 피해가 수면 위로 드러나며 관리업체의 존재도 유명무실해졌다고 설명했다.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대책위원회 관계자는 21일 "피해 주택 중에서는 관리업체를 배임과 횡령 혐의로 고소한 곳도 있다"며 "대부분 크고 작은 하자가 발생하더라도 조치가 쉽지 않아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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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수 발생한 집 내부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연합뉴스) 김상연 기자 = 전세사기 피해 장기화로 공동주택 관리에 악순환이 이어지며 세입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지난 20일 인천시 미추홀구 모 아파트에는 '퇴거 불가'와 '입찰 반대' 등이 적힌 포스터가 곳곳에 붙어 있었다.

출입구에는 승강기 부품 교체 등에 따른 관리비 부과 안내문이 게시돼 있었으나 주민들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이 아파트는 이른바 '건축왕 전세사기' 사건으로 105가구 중 100가구(95%)가 경매에 넘어갔다.

동대표 이모씨는 지난해 전세사기 피해가 수면 위로 드러나며 관리업체의 존재도 유명무실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건축왕 A(61)씨와 얽혀 있는 기존 업체는 주차타워나 승강기 관련 미납금 1천여만원을 청산하지 않고 떠났다"며 "지난 겨울 동안은 관리업체가 아예 없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후 새로운 건물 관리업체가 들어왔지만, 전세사기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며 열악한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이씨는 "새 업체는 승강기나 수도 펌프 등을 교체하며 시설 관리에 나섰지만, 비용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세입자들이 매달 11만원 상당의 관리비를 내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파트 경비원은 B씨는 "관리비가 제대로 걷혀야 수선비나 경비원 급여를 충당할 수 있는데 그럴 상황이 안 된다"며 "피해자들이 구제받지 못하면 악순환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입찰 반대 포스터 [촬영 김상연]

전세사기가 발생한 미추홀구 일대 공동주택 중에서도 '부실 공사' 논란을 빚던 곳은 더욱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136가구 중 85가구(63%)가 경매에 넘어간 모 아파텔 최상층에 사는 주민들은 비만 오면 천장에 물이 새는 집에서 속앓이하고 있다.

누수 원인 파악을 위해 뜯어낸 천장은 원상 복구를 하지 못한 채 흉하게 방치되고 있고, 천장은 곰팡이와 물 자국으로 얼룩졌다.

입주자 대표 최모씨는 "꼭대기 층 세입자들은 당초 방수 공사가 잘못된 탓에 누전·누수, 곰팡이 문제로 고통받고 있다"며 "관리업체는 손을 놓고 있지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방을 뺄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대책위원회 관계자는 21일 "피해 주택 중에서는 관리업체를 배임과 횡령 혐의로 고소한 곳도 있다"며 "대부분 크고 작은 하자가 발생하더라도 조치가 쉽지 않아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goodlu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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