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아우디와 같은 레벨"…9000만원 中전기차 타보니
"기존 BBA(벤츠·BMW·아우디) 소비자들이 우리 제품을 찾습니다. 니오는 BMW·아우디와 같은 레벨입니다."
19일 오후 중국 상하이시 민항구 만상성 백화점의 니오 매장 직원 조야우 리(28)씨는 자사 프리미엄 SUV인 'ES7'을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중국판 테슬라로 불리는 니오는 프리미엄을 추구하는 전기차 브랜드다. 리씨는 "니오는 중국의 애플 같은 기업"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100년 전통의 독일 완성차 브랜드와 세계 시총 1위의 IT기업 애플을 창업 10년이 채 안된 니오를 동급에 놓은 셈이다. 이날 ES7을 실제로 탑승해보자 과장만은 아니었다. 중국산 자동차가 저가형에 그치지 않고 프리미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 수준에 도달했다.
ES7의 디자인은 무난하다. 외관과 실내 모두 다른 차량에서 본듯한 디자인을 조금씩 베꼈다는 인상을 준다. 앞좌석과 뒷좌석 모두 레그룸과 헤드룸이 넉넉하다. ES7의 강점은 각종 옵션과 소프트웨어 제어에 있다. 100년 역사의 내연기관차를 따라잡기 위해 신기술인 IT 부문을 강조한 모양새다.
차량에 탑재한 인공지능(AI) 비서 노미의 경우 니오가 자체 개발했다. 니오는 중국 자동차업계 내에서 가장 많은 소프트웨어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리씨의 설명이다. 음성인식 기반의 니오는 창문 여닫기부터, 오토파일럿, 실내 공조 조절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이에 ES7에는 운전대를 포함한 대시보드 전체에 비상등을 포함해 버튼이 5개뿐이다.
에어서스펜션·이중접합유리·돌비 애트모스·360도 카메라·자동주차 등 프리미엄 차량이 갖출 만한 기능도 탑재했다. 리 씨는 운전대에서 손을 뗀 채 자동주차 기능을 시연하며 "장애인 주차구역도 인식해 알아서 피해간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안면인식이나 이미지 인식 기술 강점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오토파일럿 모드에서는 방향지시등을 키는 쪽으로 자동 차선 변경도 가능하다. 필요에 따라 뒷좌석의 스피커만을 완전 끌 수 있는 등 소프트웨어 차량 제어의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썼다.
듀얼모터로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3.9초다. 1회 충전시 주행거리는 중국 기준 최대 930㎞다. 배터리 교체 탈부착이 가능해 별도 충전 없이 5분 만에 완전 충전된 배터리를 받아볼 수 있다. 가격은 46만8000위안(약 9000만원)인데, '중국차'라는 선입견을 떼고 보면 다른 브랜드의 프리미엄 전기차와 견줄 만하다. 오히려 노미 등 소프트웨어를 통한 차량 제어와 배터리 관리 면에 있어서는 기존 브랜드보다 디테일하다.
니오를 포함한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은 그동안 중국 정부로부터 천문학적인 규모의 보조금을 받으면서 성장해왔다. 지난 12년간 받은 보조금만 총 1600억위안(약295조5280억원)에 달한다. 올해부터 중국 정부는 보조금 전면 지급 중단을 선언했다. 이미 중국 브랜드가 보조금이 크게 중요하지 않은 수준까지 성장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에 탑승한 BYD의 '송 플러스 EV'의 경우 20만3800위안으로 우리 돈으로 4000만원이 안되지만 엠비언트라이트, 통풍시트 등을 갖췄다. 주행거리는 505㎞이며, 실내 공간도 넉넉한 편이다. 국내에서는 3000만원대 전기차 중 동급의 차량을 찾기 어렵다. 그나마 비슷한 현대자동차의 코나 일렉트릭과 비교하면 차량은 더 큰데, 가격은 최소 600만원 넘게 저렴하다. 중국의 저가형 차량이 가격 경쟁력은 여전히 갖춘 가운데 품질 면에서도 마냥 '값싼 싸구려'가 아니게 된 셈이다.
BYD와 니오 등 중국산 전기차가 국내를 비롯한 유럽 등 주요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면 시장 구도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미 중국산 전기차는 양적에 이어 질적 성장까지 동반되면서 수출이 크게 늘고 있다. 2019년 79만대였던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 253만대를 기록했다. 중국은 올해는 350만대를, 오는 2025년에는 530만대를 수출해 글로벌 1위를 차지한다는 계획이다. BYD는 이미 지난해 테슬라를 제치고 전 세계 전기차 판매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테슬라는 이에 중국 시장 투자를 거듭하면서 가격을 낮추고 점유율 확대에 나서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연기관 차량은 무게 중심 등을 잡는데 상당한 기술이 필요해 진입장벽이 높았다"며 "그러나 전기차는 배터리가 그 역할을 하면서 상대적으로 기술이 부족한 중국에서 수많은 전기차 브랜드가 나타났고, 그중에서도 살아남은 브랜드는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라고 밝혔다.
상하이=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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