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버즈피드 뉴스의 몰락 "'무료 뉴스'의 냉혹한 현실"

전혼잎 2023. 4. 21. 16:1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경쟁자로 꼽을 정도로 잘나가던 온라인 매체 버즈피드 뉴스가 12년 만에 문을 닫는다.

'전 세계 온라인 방문자 수 1위', '2021년 퓰리처상 수상' 등의 기록으로 한때 기성 언론을 위협했지만, 결국 수익성 악화에 무릎을 꿇었다.

경쟁자였던 NYT는 버즈피드의 몰락을 "온라인 적응이 느리던 기성 언론에 대한 도전자로 여겨지던 매체의 냉혹한 종말"이라고 평가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버즈피드 12년 만 '뉴스 부문 포기' 선언
한때 온라인 방문 1위, 퓰리처 수상 등
성과에도 디지털 수익 모델 못 만들어
수익성 악화로 12년 만에 문을 닫는 온라인 매체 버즈피드 뉴스의 홈페이지. 버즈피드 뉴스 홈페이지 캡처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경쟁자로 꼽을 정도로 잘나가던 온라인 매체 버즈피드 뉴스가 12년 만에 문을 닫는다. ‘전 세계 온라인 방문자 수 1위’, ‘2021년 퓰리처상 수상’ 등의 기록으로 한때 기성 언론을 위협했지만, 결국 수익성 악화에 무릎을 꿇었다.

20일(현지시간) NYT, AP통신 등에 따르면 버즈피드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 조나 페레티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회사는 더 이상 버즈피드 뉴스에 자금을 지원할 수 없다”며 뉴스 사업부를 폐쇄하고 회사 전체의 인력 감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2017년부터 여러 차례의 정리 해고를 감행한 버즈피드는 이번엔 뉴스 부문을 비롯해 회사 전체 인력(1,200명)의 약 15%에 해당하는 180명을 자를 계획으로 알려졌다.

2006년 창립된 버즈피드는 가볍고 유쾌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로 유명해졌다. ‘디지털 시대 맞춤형 저널리즘’을 목표로 2011년 뉴스 부문을 세웠다. 탐사보도 등 전통 저널리즘의 영역에 도전을 선언하고 종이 신문의 유명 언론인을 영입하는 등 과감한 투자에 나섰다. 중국 신장위구르 수용소와 인권 탄압 보도로 받은 2021년 퓰리처상은 그 결실이다. 미국의 인기 토크쇼 ‘엘렌 드제너러스 쇼’ 제작 과정의 갑질을 폭로해 프로그램을 폐지로 이끈 것도 버즈피드 뉴스였다.

굵직한 저널리즘 성과가 버즈피드에 돈을 벌어다 주지는 못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버즈피드 뉴스는 다른 많은 스타트업과 마찬가지로 디지털 저널리즘을 중심으로 수익성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NYT 등이 주도한 언론의 유료화 움직임에도 버즈피드는 ‘무료’ 정책을 지켰다. 그러나 무료 온라인 기사로 모은 독자가 내는 수익은 매체가 아니라 플랫폼인 메타, 알파벳 등에 돌아갔고, 디지털 광고는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으로 옮겨 갔다. 모든 언론사가 버즈피드를 부러워하고 닮으려 애쓰던 시절이 있었으나 역설적으로 성장을 이끈 플랫폼이 이들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경쟁자였던 NYT는 버즈피드의 몰락을 “온라인 적응이 느리던 기성 언론에 대한 도전자로 여겨지던 매체의 냉혹한 종말”이라고 평가했다. 버즈피드뿐 아니라 ‘뉴미디어 기대주’로 꼽히던 온라인 매체들은 하나같이 사면초가에 몰린 상황이다. 또 다른 유명 온라인 매체 인사이더도 지난주 직원의 10%를 감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반면 이들에 밀려 몰락이 점쳐지던 NYT와 WP 등은 온라인 플랫폼 의존에서 벗어나려 도입한 유료화 정책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온라인 미디어 회사 스키프트의 설립자 라파트 알리는 “언론이 돈을 버는 방법을 개발해내지 않으면 쓸모없어질 위험이 있다는 것을 (버즈피드가) 상기시켰다”고 말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