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취임 1년....멤버 바뀐 금통위, 앞으로 구도는

박광범 기자 2023. 4. 2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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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 1주년을 맞은 가운데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도 새로운 인물들로 재편됐다.

시장에선 새로운 금통위원 조합이 이전보다 다소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시장에선 그의 과거 칼럼과 논문 등에서 밝혀온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성향이 금통위원으로선 다소 완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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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21일 신임 박춘섭·장용성 금융통화위원 취임식을 개최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사진 가운데)가 박춘섭(오른쪽), 장용성(왼쪽) 위원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은행

21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 1주년을 맞은 가운데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도 새로운 인물들로 재편됐다. 시장에선 새로운 금통위원 조합이 이전보다 다소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은은 이날 박춘섭·장용성 신임 금통위원 취임식을 열었다. 두 위원의 임기는 이날부터 2027년 4월20일까지 4년이다.

시장은 두 위원이 참석하는 첫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인 5월25일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박춘섭 위원을 두고는 비둘기파 성향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박 위원은 행정고시 31회로 공직에 입문한 정통 경제관료다. 기획재정부에서 예산·재정 업무를 주로 담당했다. 예산전문가인 만큼 경기 대응을 위한 정부 기조에 발맞춘 통화 완화적 경향을 띨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기재부 출신이었던 정해방 전 금통위원 등은 재정보다는 통화 완화를 통한 경기 부양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박 위원은 취임사에서 비둘기적 면모를 드러냈다. 그는 지난 1년 반에 걸치 금리인상이 불가피했다면서도 "이로 인해 경제의 여러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더해 대내외 여건도 녹록지 않아 우리의 상황에 알맞은 적절한 통화정책 운용이 요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박 위원은 시장의 비둘기파 분류를 경계했다. 그는 이날 한은 기자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디 출신이냐, 누구의 추천을 받았느냐로 도비쉬(dovish·통화완화 선호) 하냐, 호키쉬(hawkish·통화긴축 선호) 하냐를 사전적으로 말할 건 아닌 것 같다"며 "경제가 처한 상황과 금융·경제 상황에 따라 어떤 결정을 내릴지 선택할 문제"라고 말했다.

박 위원과 함께 이날 취임한 장용석 위원의 성향을 두고는 시장 해석이 엇갈린다. 박 위원 스스로도 아직은 본인의 성향을 명확히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게 됐다"고 말한 것 이외에는 취임사 대부분을 한은과의 인연을 강조하는 데 할애했다. △한은의 BOK-DSGE 모형 개발 프로젝트 참여 △한은 발간 학술지 편집 참여 등 시장보다는 한은 내부직원들을 향한 메시지였다.

장 위원은 기자들과 만나서도 "데이터를 지켜봐야 한다" "좀 더 봐야한다"고 말하는 등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시장에선 그의 과거 칼럼과 논문 등에서 밝혀온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성향이 금통위원으로선 다소 완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앞서 그는 논문 등을 통해 소비자물가 지표가 실제 물가 상승 압력을 반영 못한다고 지적하는 등 표면적으로 통화 긴축을 지지하는 모습이었다.

장 위원은 이에 대해 지금 상황은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라 지표는 자가주거비가 빠져있는데 당시에는 집값이 많이 올라있던 상황을 반영했던 것"이라며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달라져 지금은 데이터를 좀 더 봐야 한다"고 말했다.

집값이 하락세인 최근에는 오히려 물가 지표가 현실보다 높게 산출될 수도 있다는 의미로도 읽히는 발언이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박 위원은 비둘기파였던 주상영 전 위원의 입장을 이을 가능성이 크다"며 "매파로 분류됐던 박기영 전 위원의 자리를 이어받는 장 위원이 강성 매파가 아닌 이상 금통위 구도는 과거보다는 완화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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