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돈봉투’ 강래구 구속심사...“언젠가 말할 날 있을 것”

법원, 2시간45분간 姜 영장심사
압수수색 회피설에 “그건 아니다”
송영길 22일 파리에서 기자회견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핵심 피의자인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강래구씨가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2021년 5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돈 봉투를 살포한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전 민주당 대전 동구 지역위원장)이 구속영장 심사를 받았다.

21일 윤재남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는 강래구 감사위원을 불러 정당법 위반, 뇌물수수 혐의와 관련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이날 오전 11시 법원에서 진행된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한 강 감사위원은 ‘녹취록이 공개됐는데 할 말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언젠가는 말할 날이 있을 것이다. 오늘은 성실히 (심사를) 받겠다”고 말했다.

강 감사위원은 같은 날 오후 1시45분께 영장심사를 마친 뒤 나와 “조사를 열심히, 성실하게 잘 받았다”며 “아는 것을 이야기하고 소명했다”고 말했다. 그가 검찰 수사 당시 압수수색을 회피하려 했다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서는 “그건 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돈 봉투 전달 사실을 알고 있었냐는 등의 다른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검찰은 지난 19일 강 감사위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그가 돈 봉투 사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 사안의 중대성이 있고, 그가 수사를 받는 와중 주변인물을 회유하려고 하는 등 증거인멸 우려와 도주우려가 있다고 적시했다. 강 감사위원 측은 이런 검찰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감사위원은 2021년 3∼5월 민주당 윤관석 의원,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수감중) 등과 공모해 전당대회에서 송 전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 총 9400만원을 살포하는 등 선거인 등에게 금품 제공을 지시·권유하고 직접 제공한 혐의(정당법 위반)를 받는다. 검찰은 강 감사위원이 8000만원을 지인으로부터 마련했고 이중 6000만원을 윤 의원을 통해 민주당 의원 10~20명에게 전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한편 송영길 전 대표는 22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검찰은 현재 ‘돈 봉투’ 자금 조성·전달책에 대한 수사에 집중하고 있으나 수사 속도가 빨라 수수한 민주당 국회의원들과 송 전 대표에 대한 수사도 조만간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검찰은 최근 “(민주당 돈 봉투)자금이 조성되고 살포된 과정 수사 진행을 통해서 수수자에 대해서도 수사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