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尹에 “외교 실책은 돌이킬 수 없어…우크라 지원 발언 철회해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외교 실책은 돌이킬 수 없다며 윤석열 대통령에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발언에 대해 국민에 사과하고 잘못된 발언을 철회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21일 긴급 기자회견문을 통해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무기 지원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며 "최근 벌어지는 외교 사태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의 발언은 한국과 러시아 관계에 격랑을 몰아오고 있다. 크렘린궁은 '전쟁 개입'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러시아 최고위 인사는 북한에 대한 최신 무기 공급까지 언급했다"며 "실제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이 이뤄진다면 그 파장과 충격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에는 현대차, 삼성전자, LG전자, 롯데와 같은 150여개의 우리 기업이 진출해 있고, 현지 자산 규모도 7조600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은 우리 기업들에게 사실상 폐업 선고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또 "무기 지원은 북·러의 군사적인 밀착을 자극해 결과적으로 한반도의 위기를 한층 고조시키고 우리의 안보를 위협할 것"이라며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서 분쟁 지역에 살상 무기를 제공하는 것은 자가당착이기도 하다. 국제사회에 한반도 평화를 요청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대만 해협 문제에 대해서는 "대만 문제를 직설적으로, 정면으로 거론하는 것은 양국 관계 악화에 기름을 붓는 것"이라며 "자칫 사드 사태와는 비교도 안 되는 엄청난 피해를 우리 국민과 기업들이 입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한미정상회담에서 우리 국익을 위한 성숙한 외교전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미국 도청 파문에 대한 우리의 문제의식 피력과 미국 측의 의사 확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지원법을 의제로 삼을 것', '분쟁지역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원칙 표명' 등 3가지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대한 어떤 방식의 합의해서는 안될 것', '대만 문제에 대한 한국의 불개입 원칙 관철과 공동성명 논의 대상 제외', '더 이상의 퍼주기, 국익훼손 외교 하지 말 것' 등 3가지를 해서는 안될 일로 꼽았다.

이 대표는 "외교안보의 실책은 돌이킬 수 없는 국가적 재앙을 야기하게 된다"며 "5000만 국민의 생사를 짊어지고 있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국익에 기초한 유능한 실용외교에 전념해 달라"고 밝혔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