母 백골 시신 방치한 딸, ‘집유’ 확정…檢 항소 포기 이유는?

1심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선고돼
檢시민위, 만장일치로 ‘항소부제기’ 결정

(시사저널=박선우 객원기자)

사망한 70대 모친의 시신을 2년 이상 집에 방치한 혐의 등을 받는 40대 여성 A씨가 1월13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위해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법으로 들어서는 모습 ⓒ연합뉴스

사망한 모친의 시신이 백골화 되도록 집에 방치한 40대 여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가운데 검찰 또한 이례적으로 항소를 포기했다. 사망 전 모친에 대한 부양 사실, 형제들과의 연락두절 등 사정을 고려한 결정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방검찰청은 사체유기 등 혐의로 1심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여성 A(47)씨의 사건에 대한 항소를 최근 포기했다. 검찰 구형량(징역 3년)의 절반 이하의 형이 선고됐음에도 검찰이 항소를 포기한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검찰의 이번 결정엔 시민들의 뜻도 고려됐다. 지난 19일 교수, 주부, 상담사 등 10명으로 구성된 검찰시민위원회 회의에서 A씨의 항소 여부에 대해 '항소부제기'가 만장일치로 결정된 것이다.

검찰은 이같은 결정 사항을 전달받고 A씨에 대한 항소 포기를 확정지었다. A씨가 피해자인 모친 B(사망 추정 시점 당시 76세)씨의 사망 전까지 지병의 경과를 기록하는 등 홀로 성실히 부양한 점, 모친 사망 후 형제들에게 연락했으나 별다른 답변을 받지못한 점, 우울감 등으로 자포자기 상태서 범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이 고려된 결정이다.

한편 A씨는 2020년 8월6일부터 지난 1월11일까지 인천 남동구 간석동의 한 빌라에서 모친 B씨의 시신을 약 2년5개월 동안 백골화가 이뤄지도록 집안에 방치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B씨 사망 이후에도 B씨 앞으로 나온 국민연금 및 기초연금을 부정수급한 혐의도 함께다.

1심 재판부는 지난 14일 선고공판에서 "피고인(A씨)은 안방에서 숨을 쉬지 않는 어머니를 발견한 후 자포자기 하는 심정으로 함께 죽어야겠다는 생각에 장례를 치르지 않았다"면서 "피해자 사망 후 다른 자녀들의 연락은 둘째 딸이 보낸 문자 메시지 10통과 음성 메시지가 전부"라고 판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