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무식하게는 옛말···DAY1부터 글로벌 마켓 진격하는 K창업자들

글·사진(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2023. 4. 2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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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 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서니베일에 있는 플러그앤드플레이 테크센터에서 열린 'KDB 넥스트라운드 인 실리콘밸리'에 200여 명의 한국계 창업자와 벤처캐피털(VC)이 총출동했다.

유전자 치료제 스타트업 진에딧의 이근우 창업자는 실리콘밸리의 최대 VC인 세쿼이아캐피털로부터 첫 투자를 받은 경험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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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 '넥스트라운드 인 실리콘밸리' 행사 가보니
유망 미래산업 반도체·AI·바이오
투자 인맥·성공 노하우 등 공유
"韓기술·VC자금 결합땐 경쟁력↑"
강석훈 KDB회장 총력지원 약속
20일(현지 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플러그앤드플레이 테크센터에서 열린 ‘KDB 넥스트라운드 인 실리콘밸리’에서 이근우(왼쪽) 진에딧 창업자가 해외 투자 유치에 성공한 비결을 설명하고 있다.
[서울경제]

“우리나라는 세계 2위의 반도체 국가인데 정작 팹리스와 시스템반도체는 존재감이 없다시피하다는 게 회사를 만든 이유입니다. 첫날부터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기로 마음먹고 지난해 100만 개의 출하량을 만들어냈습니다.” (팹리스 분야 유니콘 스타트업 파두의 이지효 창업자)

“뉴욕 월가에서 퀀트 트레이더로 일할 때 트레이더들이 쓰는 인공지능(AI) 가속기가 없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아 AI 하드웨어 가속기를 개발했고 JP모건이 첫 고객이 됐습니다.”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의 박성현 창업자)

20일(현지 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서니베일에 있는 플러그앤드플레이 테크센터에서 열린 ‘KDB 넥스트라운드 인 실리콘밸리’에 200여 명의 한국계 창업자와 벤처캐피털(VC)이 총출동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스마일게이트·IMM인베스트먼트·DS파트너스 등 우리나라 VC만 50여 곳에 달한다. 2021년 11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진출한 KDB실리콘밸리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기업들의 노하우를 나누고 글로벌 시장 진출 계획이 있는 스타트업도 VC와 연결될 수 있도록 마련한 자리다.

생성형AI 열풍이 실리콘밸리를 휩쓴 가운데 글로벌 진출을 노리는 AI 분야 스타트업도 눈에 띄었다. AI 반도체 스타트업인 리벨리온을 비롯해 AI 학습 데이터 플랫폼인 셀렉트스타, 생성형AI 플랫폼 뤼튼테크놀로지스도 글로벌 시장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앞서 실리콘밸리에 진출한 AI 분석 솔루션 기업인 마키나락스는 첨단 기술과 멀어 보이는 제조업을 AI로 재정의하겠다는 생각으로 창업을 했다. 이재혁 마키나락스 대표는 “기업형벤처캐피털(CVC)의 도움을 받아 실리콘밸리에 안착했고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기업 어플라이드머트리얼즈 CVC의 지원으로 고객들을 확보할 수 있었다”며 CVC와의 협력을 통한 성장을 강조했다.

20일(현지 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서니베일에 있는 플러그앤플레이 테크 센터에서 열린 ‘KDB 넥스트라운드 인 실리콘밸리’에서 발표에 나선 뤼튼테크놀로지스의 이동재 총괄이 회사의 인적 구성을 설명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20일(현지 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서니베일에 있는 플러그앤플레이 테크 센터에서 열린 ‘KDB 넥스트라운드 인 실리콘밸리’에서 발표에 나선 리벨리온의 박성현 창업자가 인적 구성의 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스타트업들이 가장 달라진 점은 창업 당시부터 글로벌 시장 분석을 철저히 하고 이에 맞춰 비즈니스를 설계한다는 점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송은강 캡스톤파트너스 대표는 “이전 세대 창업자들이 무식하고 용감하게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다면 현재는 새로운 세대가 나타났다고 본다”며 “훨씬 더 스마트하게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발표에 나선 프롭테크 스타트업 직방이 삼성SDS의 홈 사물인터넷(IoT)사업부를 인수한 뒤 디지털 스마트홈 운영체제(OS)로 해외 진출을 하는 사례를 설명하며 “플랫폼째로 해외 진출을 하는 게 아니라 승산이 있는 사업을 타깃으로 한다는 점이 새롭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시장에 맞는 인재 영입도 필수 요소다. 리벨리온의 박 창업자는 “미국에는 하드웨어 산업 분야의 인재가 없고 한국에는 AI 칩 설계 분야에 젊은 인재가 없다”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팀원을 꾸렸다”고 강조했다. 우주스타트업 스페이스X에서 일했던 박 창업자를 비롯해 애플·인텔·퀄컴 등 빅테크 출신이 다수다. 마키나락스도 전체 90명의 직원 중 70%가 엔지니어로 꾸려져 있다.

20일(현지 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서니베일에 있는 플러그앤플레이 테크 센터에서 열린 ‘KDB 넥스트라운드 인 실리콘밸리’에서 강석훈 KDB 회장이 축사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때 한국계 VC나 CVC로부터 초기 투자를 받는 경우와 달리 처음부터 글로벌 VC의 투자를 받으며 스케일업을 한 사례도 있다. 유전자 치료제 스타트업 진에딧의 이근우 창업자는 실리콘밸리의 최대 VC인 세쿼이아캐피털로부터 첫 투자를 받은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유튜브·에버노트 등에 초기 투자한 로엘로프 보타 세쿼이아캐피털 파트너로부터 처음 받은 질문이 ‘이 기술을 개발시켰을 때 10년 뒤 사람의 삶이 바뀔 것으로 보느냐’였다”며 “‘그렇다’고 답한 뒤 많은 것이 달라졌다”고 전했다. 진에딧은 지난해 시리즈A로 1500만 달러(약 2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벤 유 시에라벤처스 대표는 “한국 스타트업들이 좋은 기술을 가지고 큰 차이를 만들어내기 위해 집중하는 데서 저력을 봤다”며 “글로벌 진출을 통해 또 많은 것을 배우는 스타트업이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석훈 KDB 회장은 “근거 있는 자신감을 가진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앞으로도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시장 진출과 글로벌 투자 유치 지원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글·사진(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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