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실세’ 이철규, 중국에 “매우 무례하다” 때린 이유는…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오른쪽)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과 지난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이차전지 국가전략회의’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21일 윤석열 대통령을 ‘말참견’ ‘불장난’으로 비판한 중국 정부 인사들을 겨냥해 “매우 무례한 행태” “망언이 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이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보도된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중국과 대만(타이완)의 갈등에 대해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대해 절대 반대한다” “대만 문제는 단순히 중국과 대만 간의 문제가 아니라 북한 문제와 마찬가지로 전 세계적인 문제”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대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중국인 자신의 일로, 타인의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대응했다. 친강 외교부장은 한 포럼에서 “대만문제에서 불장난하는 자는 반드시 불에 타 죽을 것”이라고 사실상 윤 대통령 발언을 겨냥했다.

이 사무총장은 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지극히 상식적이고 보편적인 발언”이라며 “한 국가의 대통령을 향해 말참견으로 표현한 것은 금도를 넘어선 발언이며 매우 무례한 행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것은 국제 사회의 보편적 기준이며, 대만 문제는 단순히 두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 사회의 평화와 직결되는 세계적 문제”라며 “중국은 큰 산이고 우리는 작은 봉우리라며 저자세 외교를 보인 문재인 정부를 겪으면서 중국은 정말로 자신들은 큰 산이고 한국은 작은 봉우리 정도로 착각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그는 SNS에서도 “덩치만 크다고 어른이 될 수 없듯이 경제력과 군사력만 크다고 지도국이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중국을 비판했다. 이어 “중국 당국자의 망언에 부화뇌동하는 더불어민주당은 사대주의를 버리고 오로지 국익과 국제 사회의 보편적 가치를 지키는데 동참해주길 촉구한다”고 적었다.

이 사무총장은 경향신문과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 때 (당시 정부가) 타이완 문제에 대해 얘기한 것과 (윤 대통령 발언이) 똑같은데 마치 (윤 대통령이) 새로운 얘기를 한 것처럼 하면 안된다”며 “그럼 중국이 대만을 무력으로 침공해 현상을 변경해도 아무 말도 않고 동의해야 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문재인 정부가 중국에 굴욕적으로 하다보니 우리를 업신여기는 것”이라며 “민주당 당직자들이 나와 떠들듯이 우리가 잘못한 것처럼 하면 중국의 속국으로 가는 길”이라고 했다.

이 총장은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중 한 명으로 내년 총선 공천을 담당할 여당 실세 사무총장으로 불린다. 이 총장의 강도높은 중국 비판은 윤 대통령을 옹호하는 데 더해, 중국에 당당히 할 말은 하는 모습을 보여 반중 감정이 센 젊은 세대의 지지를 끌어내려는 목적도 있어 보인다. 전날 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의 만찬이 있었던 터라 대통령과 교감 하에 나온 발언이란 추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