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티닙 연 6조 블록버스터 신약 등극…올해 연말 결정된다

이창섭 기자 2023. 4. 2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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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티닙, 핵심 임상 'MARIPOSA'
임상 결과 발표, 내년 2분기에서 올해 말로 앞당겨져
경쟁 제품 오시머티닙 임상 효능 이길지 주목

유한양행이 개발한 '레이저티닙(상품명: 렉라자)'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 진출이 더 빨라질 전망이다. 경쟁 제품 오시머티닙(제품명: 타그리소) 직접 비교하는 임상 시험 결과 발표가 내년 2분기에서 올해 말로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레이저티닙 병용요법은 최대 6조6000억원 글로벌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올해 말 발표될 임상 결과에서 오시머티닙 대비 우월함을 입증한다면 대한민국 신약 개발사에서 한 획을 긋게 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은 최근 열린 실적 발표 콘퍼런스에서 'MARIPOSA' 임상 시험 분석과 결과 발표가 올해 말까지 가능할 수 있다고 밝혔다. MARIPOSA 임상은 EGFR 변이 국소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유한양행의 레이저티닙과 J&J이 개발한 아미반타맙을 함께 투여해 효능을 검증하는 시험이다.

본래 MARIPOSA 임상 시험 종료 일정은 내년 4월30일이었다. 결과 발표가 2분기나 앞당겨진 셈인데 J&J은 환자 등록과 임상 시험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됐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MARIPOSA 임상 시험에서는 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 병용요법과 경쟁 제품인 오시머티닙의 효능을 비교한다. 그리고 레이저티닙 단독요법과 오시머티닙 단독요법을 직접(head-to-head) 비교하기도 한다.

오시머티닙은 현재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서 표준 약제로 권고된다. 지난해 54억달러(약 7조1000억원) 매출을 올리는 등 명실공히 전 세계 최고의 표적 폐암 치료제라는 명성을 갖고 있다.

레이저티닙도 오시머티닙과 직접 경쟁하기 위해 1차 치료제로 적응증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달 중순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레이저티닙의 적응증을 추가하기 위한 변경 허가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한 바 있다.

글로벌 폐암 치료제 시장에서 오시머티닙의 위상을 생각할 때 MARIPOSA는 향후 레이저티닙의 시장 점유율을 확정할 가장 중요한 임상 시험이다. 시험은 세 개의 환자군(Arm A·B·C)으로 구성돼 있다. Arm A에서는 환자가 아미반타맙과 레이저티닙을 함께 투약한다. Arm B 환자군은 오시머티닙을, Arm C에서는 레이저티닙을 투약한다. 1차 유효성 평가 지표는 암 환자의 무진행 생존 기간(PFS)이다.

특히 연구자, 환자 모두 어떤 약을 투약하는지 알리지 않는 이중맹검(Double-blind) 방식으로 진행되는 Arm B와 C 연구 결과가 가장 주목된다. 레이저티닙과 오시머티닙 중에서 어떤 약이 효과가 더 좋은지 직접 비교하기 때문이다.

또한 Arm A에서는 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 병용요법 효과가 오시머티닙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mPFS)인 18.9개월을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시머티닙은 18.9개월이라는 mPFS 값을 앞세워 폐암 1차 치료제 시장을 장악했다. 레이저티닙 병용요법의 성공 여부도 해당 수치를 뛰어넘을 수 있는지에 따라 갈릴 예정이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Arm B와 C의 임상 결과는 현재 당연히 알 수 없으나 최종 결과 발표가 2개 분기 당겨진 건 고무적인 Arm A 결과에 따른 것으로 기대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Arm B와 C는 이중맹검 시험이라 중간결과 분석이 안 되지만, Arm A의 경우 환자가 어떤 약을 투약받는지 모두 공개되는 오픈라벨로 진행되기 때문에 병용요법의 뛰어난 효과가 시험 도중에 관측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J&J은 레이저티닙과 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이 오는 2025년 최대 50억달러(약 6조6000억원)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경쟁 제품인 오시머티닙의 최대 예상 매출치가 1차 치료제 승인 이후 100억달러(약 13조원)로 늘어난 만큼 레이저티닙 병용요법의 상업적 성공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김 연구원은 "레이저티닙과 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이 오시머티닙를 1차 치료제로서 넘어설 경우 단순히 임상 기대감이 아닌 상업적인 성공 관점에서 국내 신약 개발사에 큰 이정표가 세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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