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서 영화만 본다고?…전시·공연 즐기는 '문화 놀이터'로 각광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코로나19로 극장은 침체의 늪에 빠졌다. 엔데믹과 함께 부활을 꿈꿨지만 한국 영화의 부진으로 인해 예전과 같은 열기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장치 산업인 극장은 코로나19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여러 자구책을 강구해 왔다. 외부 환경의 악화 속에서 극장은 공간을 활용한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기획해 관객을 유혹하고 있다. 문화에 대한 관객의 니즈를 다양한 방식으로 충족시키며 영화를 보는 공간으로서의 극장을 넘어 문화를 배우고 간접 경험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멀티플렉스 극장들은 여러 문화 프로그램을 기획해 MZ세대들은 물론 중장년층 관객의 발길을 유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메가박스의 '클래식 소사이어티'다. '클래식 소사이어티'는 전 세계의 명작을 영화관에서 감상할 수 있는 멤버십 기반의 특별 콘텐트 큐레이션 브랜드이다. 2016년 '필름 소사이어티' 브랜드와 함께 론칭했다.
메가박스는 2009년 국내 극장 최초로 클래식 공연 실황을 중계하기 시작했으며, 중계상영과 더불어 강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국내 클래식의 대중화를 위해 힘써왔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썸머 클래식 페스티벌', '로열오페라하우스 발레', '베를린 필하모닉','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등을 상영했다.
2010년 초반 클래식과 영화에 연계된 강연에서 시작되어, 최근에는 클래식 음악, 미술, 철학, 인문학, 심리학, 취미 전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강연 주제를 다루고 있다. 클래식 소사이어티는 영화를 넘어서 사람들에게 '즐겁고 행복한 일상'을 전달하기 위해 메가박스가 끊임없이 고민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시네 도슨트'도 관객들의 각광을 받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시네 도슨트'는 2019년 론칭된 메가박스 클래식 소사이어티 렉처 프로그램으로 세계 곳곳의 유명 미술관들의 작품과 예술사를 전문가의 해설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2017년 '스크린 뮤지엄'을 상영하면서 GV 형식으로 토크 프로그램을 연계하여 진행하다가 2019년 미술 강연만으로 구성된 프로그램 '시네 도슨트'를 론칭했다. 첫 해부터 매진에 가까운 좌석판매율 96.5% 기록했다. 2020년에는 14개 프로그램을 준비했으나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적용되면서 4번째 프로그램에서 중단되었다. 그럼에도 좌석판매율이 70%를 기록하는 등 '시네 도슨트'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도가 높았다. 2022년 6월 '시네 도슨트'가 재개되었으며, 초반 좌석판매율 60% 미만이었으나 1개월만에 코로나 이전 수준의 좌석판매율을 보이며 성황리에 진행됐다.
안현배 미술사학자는 '시네 도슨트' 프로그램의 인기에 대해 "단순히 코로나19로 여행을 가지 못하는 대리만족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인문학 혹은 예술에 관한 관심은 경제발전에 비례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일인데, 어디에서 '입문'을 하느냐가 항상 관심거리다. 이러한 가운데 메가박스가 가진 '신뢰도'와 극장에 오는 '편의성' 그리고 시네 도슨트의 '내용'까지 많은 분들이 만족하기 때문에 시네 도슨트가 계속 진행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네 도슨트의 주요 관객층은 50대 이상 여성이다. 미술사학자의 안내로 미술관을 둘러보는 콘셉트가 상대적으로 높은 연령대의 관객에게 주요하게 작용했다. 향후 미술 강연에서는 관객 특성에 맞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볼 수 있다.
2023년에는 총 4개 시즌제로 운영된다. 첫번째 시즌에서는 그리스 신화를 주제로 한 미술강연이 진행된다. 그리스 신화는 건축물, 회화, 조각 등 서양미술에서 중요한 소재가 되어 왔다. 신화시대의 시대순에 따라 그리스 신화를 주제로 한 작품들을 감상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미술 작품을 통해 서양문화의 문화적 토대가 되는 그리스 신화의 세계관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서양 미술사를 발전시킨 '선의의 라이벌'을 주제로 하는 시즌2는 6월 10일부터 7월 11일까지, 시즌3은 8월 19일부터 9월 19일까지 '작은 미술관의 큰 작가들'을 주제로 작은 미술관이 소장한 숨겨진 걸작을 감상할 수 있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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