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을 때, 기억 안 나"…'표예림 학폭 가해자' 통화

기사내용 요약
"다리 때린 적 없어, 왜 그랬는지 모른다" 주장

12년간의 학교폭력 피해 사실을 고발한 표예림씨. (캡처=MBC 실화탐사대 유튜브)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권서영 인턴 기자 = 12년간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고백한 표예림(28) 씨가 가해자와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지난 18일 표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가해자에게 연락이 왔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표씨는 "가해자에게 연락이 온 것은 지난달 28일 저녁이었다"며 "학급의 과반수 이상이 저의 가해자였다. 진술서에 나와 있는 17명을 제외한 나머지 가해자도 있다", "지난달에 전화가 온 가해자는 어떠한 진술서에도 이름이 적혀 있지 않은 인물"이라고 말했다.

표씨는 "제가 먼저 연락해 할 말이 없냐고 묻자 '미안하다'라는 메시지가 왔다"고 밝혔다. 표씨에 따르면 가해자 A씨는 "네가 한 행동은 고작 미안하다는 네 글자를 보내서 끝날 일이 아니다.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 줄 테니 전화하라"는 표씨의 답변에 먼저 전화를 걸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녹취록에서 A씨는 "옛날에 너에게 했던 짓이 솔직히 다 기억나지는 않지만 조금 심했던 건 기억한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표씨는 "미안하다는 네 글자만 보내면 되고, 참 쉽겠다"며 "최소한의 성의는 보여야 할 것 아니냐. 메시지가 뭐냐. 나는 너한테 이런 말 하면 안 되냐"고 반박했다.

A씨는 "나도 말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 가만히 있는 것"이라며 "기억이 안 난다"고 답변을 이어갔다. 이에 표씨가 "나는 아주 세세하게 기억한다. 방과 후 아카데미부터 중학교 3학년 때까지 (기억한다). 네가 사람이냐"고 목소리를 높이자 A씨는 "그때는 나도 어렸다. 철없을 때가 아니냐"고 응수했다.

표씨는 "철이 없었으니 미안하다고 하는 것"이라는 A씨의 말에 "철이 없고, 어리고, 미안하다고 말할 거면 그렇게 행동해도 되는 거였냐"며 "뺨치고, 머리, 치고, 다리 때리고, 그렇게 해도 되냐"고 따졌다. 그러자 A씨는 "나는 다리 때린 적은 없다"며 "내가 나이 먹고 그렇게 했냐", "그때 왜 그렇게 때렸는지 나도 모른다"고 대답을 회피했다.

표씨는 녹취 파일을 공개한 뒤 "이게 가해자가 피해자한테 사과하는 모습이라고 생각되는 분이 있냐"며 "진심 어린 사과가 아니었다. 오히려 당당했다", "어릴 때 철없이 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저는 어리지 않았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할 수 있는 건 청원뿐"이라며 "세상이 바뀌어야 저 아이들이 잘못을 깨닫고 진심으로 사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표씨는 지난달 2일 MBC '실화탐사대'에 출연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12년 동안 학교폭력을 당해왔다"고 고백했다. 이후 지난 13일에는 자신을 표씨의 동창이라고 밝힌 한 유튜버가 영상을 통해 가해자들의 실명과 졸업 사진을 모자이크 없이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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