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코리안 오타니" 이정후 삼진 잡고 15년 만에 타자로…"목표는 KBO 최고령 투수"

윤욱재 기자 2023. 4. 2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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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키움의 경기가 열렸던 20일 고척스카이돔.

"좌타자들이 나오는 타순이라 볼카운트만 유리하게 가져가면 내가 자신 있는 변화구를 100%, 120% 던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이상민은 이정후를 삼진으로 잡은 장면에 대해서는 "(강)민호형이 볼카운트가 불리해지니까 변화구로 사인을 내더라. 그것이 파울이 됐고 마지막 공에 체크스윙을 했다. 운 좋게 삼진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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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좌완투수 이상민이 타석에 들어선 장면. ⓒ삼성 라이온즈

[스포티비뉴스=고척, 윤욱재 기자] "오, 코리안 오타니!"

삼성과 키움의 경기가 열렸던 20일 고척스카이돔. 경기 전 훈련을 마친 우규민은 이상민을 보자 "코리안 오타니"라고 부르면서 웃음을 지었다.

일본인 메이저리거 오타니 쇼헤이는 투타를 겸업하는 '이도류'로 메이저리그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상민은 19일 고척 키움전에서 '1일 오타니 체험'을 했다. 5-5 동점이던 연장 11회말 마운드에 오른 이상민은 선두타자 김혜성을 1루 땅볼로 잡았고 박주홍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다음 타자는 지난 해 정규시즌 MVP를 수상한 리그 최고의 간판타자 이정후. 볼카운트가 3B 1S로 몰렸지만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고 7구째 129km 슬라이더에 이정후가 헛스윙을 하면서 삼진으로 이닝을 마쳤다.

그러자 삼성 타선도 반응했다. 12회 공격에서만 무려 4득점을 올리면서 9-5 리드를 잡은 것. 그런데 이상민은 마운드 뿐 아니라 타석에도 들어서야 했다. 지명타자 자리에 있었던 안주형이 11회말 유격수 수비로 들어가면서 지명타자가 사라진 것이다.

고교 시절 이후 15년 만에 처음으로 타석에 들어선 이상민은 우완 김성진과 상대했고 볼카운트 1B 1S에서 3구째 들어온 130km 슬라이더를 때렸으나 1루 땅볼 아웃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결국 삼성은 9-5로 승리했고 승리투수는 이상민의 차지였다.

"타자로 나온 것은 2008년 고등학교 3학년 이후 처음이다"라는 이상민은 "나는 아무렇지 않았는데 벤치에서 너무 좋아하더라. 그래서 한번 치고 싶었다"라면서 "처음엔 벤치에서 '치지 말고 서 있어라'고 하셨는데 2구째까지 보고 나서 타격하라는 사인이 나오더라. 그래서 쳤는데 슬라이더가 들어왔다. 지금도 손이 아파 죽겠다"라고 웃음을 보였다.

▲ 삼성 이상민이 투구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사실 이상민에게 가장 중요한 순간은 11회말이었다. 5-5 동점이라는 긴박한 상황에서 삼자범퇴를 잡았다. "좌타자들이 나오는 타순이라 볼카운트만 유리하게 가져가면 내가 자신 있는 변화구를 100%, 120% 던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이상민은 이정후를 삼진으로 잡은 장면에 대해서는 "(강)민호형이 볼카운트가 불리해지니까 변화구로 사인을 내더라. 그것이 파울이 됐고 마지막 공에 체크스윙을 했다. 운 좋게 삼진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2013년 NC에 입단하면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상민은 넥센(현 키움)을 거쳐 2020년 고향팀 삼성에 합류, 뒤늦게 야구 인생의 꽃을 피우고 있다. 지난 해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았던 46경기에 등판해 홀드 9개와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하면서 1군 불펜의 일원으로 자리를 잡은 이상민은 올해도 중요한 순간에 등판하면서 벌써 승리와 홀드 1개씩 적립하고 있다.

이상민의 목표는 KBO 리그 역대 최고령 투수로 기록에 남는 것이다. "KBO 리그 최고령 투수 기록을 깨고 싶다"는 이상민은 "송진우 선배님처럼 길게 야구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역대 최고령 등판 기록은 송진우가 갖고 있다. 2009년 9월 23일 대전 LG전에 등판한 송진우의 당시 연령은 43세 7개월 7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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