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순천 동부지역본부에 3개국 배치 ... 지역민 '속빈 강정' 진통 예고
일자리투자유치국·문화산림휴양국·환경관리국 배치안 마련
신민호 위원장 등 일부 도의원, 동부권 지자체, 시민단체 반발
[더팩트ㅣ순천=유홍철 기자] 전남도가 순천에 있는 동부지역본부에 3개국을 배치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 조직개편안을 마련한 가운데 도의회 일부 의원들과 동부권 지자체들의 수긍할 수 없다는 분위기여서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전남도가 19일 발표한 조직개편안에 따르면 동부지역본부에 일자리투자유치국, 문화산림휴양국, 환경관리국 등 3개국을 배치키로 했다.
이는 동부본부에 있던 기존 환경산림국 1국 체제에서 확대개편을 요구하는 동부지역민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김영록 전남지사가 내세운 3개국 확대 개편 선거공약이 실현된다는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전남도가 내놓은 조직개편안이 형식논리에 치우친 나머지 전남지역 상황을 종합적으로 살펴 내용적으로 내실을 기하지 못한 부실개편안이란 지적이다.
도가 내놓은 조직개편안을 보면 전남도 본청에 있는 일자리경제본부 명칭을 일자리투자유치국으로 변경해 동부지역본부로 옮긴다. 또 동부지역본부에 있는 환경산림국 산하 산림보전과와 산림휴양과를 분리해서 본청 관광문화체육국 내의 문화예술과와 문화자원과를 합쳐 문화산림휴양국을 신설한다. 이에따라 기존 환경산림국은 산림 관련 2개 과가 빠진 채 환경관리국으로 축소 변경된다.
여순사건이 발생한 지역적 연관성을 반영해 한시적 기구인 여순사건지원단도 동부지역본부로 옮긴다.
전남도는 이러한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조만간 도의회 임시회에 상정해서 의회 의결을 거쳐서 7월 정기인사 때 반영할 계획이다.
문금주 행정부지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의 공무원 정원동결 기조 등에 따라 행정조직 확대가 어려운 상황에서 동부권의 일자리, 투자유치, 문화기능 강화 등 행정서비스 향상에 역점을 뒀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개편안에 대해 순천시와 여수시 등 동부지역 지자체와 지역대표들은 즉각 도정철학과 내용 부실을 거론하며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전남도의회 기획행정위 신민호 위원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김영록 지사가 3개국 정도를 동부본부에 배치하겠다는 공약이 있었고 이를 지킨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 하지만 내용면에서 도정 철학부재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신 위원장은 "기존 환경산림국을 2개국으로 쪼개서 '문화·산림·휴양'이라는 이해할 수 없는 조합을 한 것은 숫자 맞추기에 불과하고 특히 학생들의 진로와 청년들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희망인재육성과를 관광국에 배치한 것도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신 위워장은 도의회와 소통되지 않는 도의 조직개편안을 위원회에 상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에서 향후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기획행정위 소속 임형석 도의원도 "전남도청이 서부권에 치우쳐 동부권 도민들의 불편과 소외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인 만큼 동부지역본부가 동부권에 집중된 산업과 관광 인프라 등을 감안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일부 국과 과의 배치를 조정해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집행부와 논의과정에서 시정토록 노력할 것이다"고 밝혔다.
순천시 한 관계자는 "신대지구 도청 동부지역본부 청사 부지를 순천시가 무상으로 기부하면서 생기는 규모화 된 청사가 마련된 것은 실질적으로 전남도와 전남동부지역 발전에 기여하기를 바라는 의미가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고 "전남동부권의 산업단지와 인구, 관광 등 여러 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조직개편안으로 보기 힘들다"고 비판하고 "조만간 순천시의 입장을 내놓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사)여수지역발전협의회(이사장 박계성)도 이날 성명을 내고 "그동안 전남동부권 주민들은 산업 및 관광 인프라를 갖춘 동부권 선도전략을 통해 전남 전체의 경쟁력을 살리는 전략적 노력이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여수발전협은 이어 "전남 동부권은 도민 47%가 거주하고 산업단지 생산실적의 89%를 차지하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경제·산업뿐만 아니라 관광과 문화의 중심지이자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 거점도시로 미래 전략산업이 밀집된 곳임에도 불구하고 전략산업부서와 관광 관련 부서가 빠졌다"고 비판했다.
이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기존 환경산림국을 존치 한 가운데 동부권의 인프라와 상황을 감안해 본청의 일자리경제본부, 전략산업국, 관광문화체육국 중에서 2개 국이 온전히 이전해 오는 그림이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환경산림국을 쪼개서 환경국으로 축소시킨 것도 불만이지만 산림과 문화를 합쳐서 문화산림휴양국으로 개편하면서 동부지역과 상관도가 떨어진 국을 동부본부에 배치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백번양보해서 이번 개편안으로 가더라도 관광인재체육국 소속의 희망인재육성과를 동부본부 일자리투자국에 배속시키는 등의 조치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희망인재육성과에 있는 인재육성, 대학지원, 청소년지원, 교육지원팀 등으로 된 팀 구성을 보면 전남 동부권의 청소년 인구와 대학 분포 등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남도는 조직개편안에 대한 입법예고 기간에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조직개편안을 수정할 수도 있다는 입장으로 알려져 향후 전남도 조직개편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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