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주춤하는데…고금리 틈탄 미국 은행 1분기 실적 호조
한국 금융지주들 1분기 지배주주순이익 감소전환 예상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국내 금융그룹들의 올해 실적은 다소 꺾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의 글로벌 은행들은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고금리를 바탕으로 높은 이자수익을 거두고 있어서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총 306억달러와 비교하면 약 14% 증가한 수준이다. 금액으로는 44억달러(약 5조8000억원) 정도가 된다.
세부 은행별로 보면 JP모건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49.6% 증가한 124억달러다. 순이자수익이 같은기간 49.3% 성장하며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주식 트레이딩 실적은 12% 감소했다.
예금 마진이 커지면서 상업은행 부문 수익은 46% 증가했다. 충당금 순적립액은 약 4억1000만달러다. 보통주자본(CET1) 비율은 13.8%로 전분기보다 60bp(1bp=0.01%포인트) 개선됐다.
웰스파고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1분기 순이익은 47억달러, 76억달러로 1년 전보다 각각 38.7%, 15.3% 늘었다. 웰스파고는 평균 대출이 6% 가량 증가하면서 순이자수익이 45% 성장해 비이자수익 감소(-13%)를 상쇄했다. BoA도 고금리와 대출 성장에 기반한 순이자수익 증가(25%)가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미국 은행들이 대체로 호실적을 보인 이유는 연준의 통화 긴축과 고금리 장기화 기조의 덕택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판단이다. 반면 국내 금융그룹의 1분기 실적은 다소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금융(105560)·신한지주(055550)·하나금융지주(086790)·우리금융지주(316140))의 올해 1분기 지배주주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4조5339억원으로 전년동기(4조5951억원)대비 1.3% 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KB금융(1조4048억원)과 신한금융(1조3069억원)이 각각 3.3%, 6.7% 감소하고 하나금융(9390억원)·우리금융(8831억원)은 각각 4.1%, 5.2% 증가가 예상됐다.
지방 금융지주 3사(BNK금융지주(138930)·DGB금융지주(139130)·JB금융지주(175330))의 올해 1분기 지배주주순이익 컨센서스 역시 전년동기대비 0.8% 감소한 5460억원으로 집계됐다.
고금리 기조에서도 국내 은행들의 수익이 감소세로 전환하는 이유는 대출금리 인상 등이 쉽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올해 기준금리를 3.50%로 올린 후 동결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예금은행의 가중 평균 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지난해 12월 5.56%에서 올해 2월 5.32%까지 낮아졌다.
은행채 금리가 낮아지면서 변동금리를 적용한 대출상품의 금리가 내려갈 뿐 아니라 금융당국의 상생 금융 요청이 계속되면서 대출금리가 내려가고 예대금리차 또한 좁혀지고 있다.
실제 은행연합회의 예대금리차 비교 공시에 따르면 국내 17개 은행(산업은행·씨티은행 제외)의 가계예대금리차(햇살론뱅크 등 정책서민금융 제외)는 3월 기준 평균 2.10%포인트(p)로 전월(2.35%p)대비 0.25%p 축소돼 5개월만에 하락 전환했다. 예대금리차가 줄게 되면 은행의 주요 이자 요인인 순이자마진(NIM) 또한 감소하게 된다.
씨티는 순이자수익이 1년 전보다 23% 성장한 반면 소매금융·자산관리(WM)부문 순이익은 74% 감소하며 순이익이 9.3% 감소한 43억달러를 기록했다.
모승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JP모건·BOA·씨티·웰스파고 모두 강한 순이자수익(NII) 성장이 영업수익을 지지하면서 예상보다 우수한 순이익을 창출할 수 있었다”며 “골드만삭스는 사업 전환이 다소 늦고 FICC 트레이딩 부문 수익 부진으로 이번 은행 실적 호조 흐름에서 다소 뒤처진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이명철 (twom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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