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 멸종과 번성이 교차하는 지구···최후의 種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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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지구에서는 수많은 생물이 번영하다 사라졌다.
현 시대 지구를 뒤덮은 인간이 앞으로도 번영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응용생태학자인 저자 롭 던은 생물학적 자연법칙을 토대로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잣대를 제시한다.
인간이 살아가고 있는 도시도 생물법칙의 주 무대다.
수많은 실험들로 논증된 생물법칙의 원리와 더불어, 무엇보다 우리가 생물법칙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인간의 오만을 벗어던지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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롭 던 지음, 까치 펴냄
지금껏 지구에서는 수많은 생물이 번영하다 사라졌다. 현 시대 지구를 뒤덮은 인간이 앞으로도 번영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응용생태학자인 저자 롭 던은 생물학적 자연법칙을 토대로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잣대를 제시한다. 가장 탄탄한 생물법칙은 다윈이 발견한 자연선택이다. 자연은 생존과 번식 가능성을 높이는 형질을 가진 개체를 선호한다. 그렇지 않은 개체는 서서히 사라진다. 종-면적 법칙은 서식지의 크기에 비례해 특정한 장소에서 어느 정도의 종이 살아갈 수 있음을, 통로 법칙은 기후 변화에 따른 종의 이동을 보인다. 탈출법칙은 해충이나 기생충을 피한 종의 번성, 틈새법칙은 기후가 변하게 되더라도 살아남을 수 있는 가능성을 알려준다. 이 모든 생물법칙은 ‘법칙’이기에 지금까지 생물의 궤도를 설명할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미래를 내다본다. 인류의 번성과 그에 수반되는 파괴에 따라 자연스럽게 환경 또한 바뀔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 또한 생물의 일종이라는 사실은 책을 이끌어가는 핵심 전제가 된다.
인간이 살아가고 있는 도시도 생물법칙의 주 무대다. 저자는 쥐의 예시를 들면서 도시에서의 생물법칙을 설명한다. 뉴욕과 인근 도시의 쥐는 서로 다른 특성을 보인다. 도심은 쥐들에게 각각의 섬과 같다. 저자는 심지어 한국 전쟁 이후 북한 또한 독특한 농업 종과 도시 종이 진화했을지도 모른다고 언급한다. 인간이 도시에서 만든 통로는 많은 생물들에게 도심에서 도심으로 이동하고, 때로는 생존을 위한 기반을 쌓는 데 도움이 된다.
한편 저자는 인간이 초래한 기후 변화에 의해 지구의 모든 생명들이 멸종할 것이라는 예측을 부정한다. 지구 온난화가 심해질수록 우리 신체는 살아가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러나 모든 생명이 어려움을 겪는 건 아니다. 저자는 인간, 그리고 인간과 가까운 생물들의 종말은 가까이 있다고 말한다. 인류가 멸종하면 인류와 가까운 개나 가축들도 사라질 수 있다. 반면 최근 스페인 우주생물학센터에서 발견한 고세균은 극한적인 환경에서 더 잘 자라는 모습을 보였다. 인류의 적응과는 상관없이, 오히려 이를 더 선호하는 생물들이 존재하는 탓이다.
수많은 실험들로 논증된 생물법칙의 원리와 더불어, 무엇보다 우리가 생물법칙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인간의 오만을 벗어던지는 것이 중요하다. 생물법칙의 게임에 예외는 극소수다. 이 때 ‘수렴’이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시·공간 혹은 역사로 구분된 두 계통이 비슷한 특징을 갖게 되는 것을 뜻한다. 박테리아나 곤충 등이 내성을 갖게 되는 과정뿐만 아니라 앞으로 어떤 종이 진화하게 될지에 대한 상상력도 제공한다. 결국 고요함만이 남기 전에 이 역동적인 행성에서는 가지각색의 멸종과 번성이 오갈 것이다. 2만 원.
박민주 기자 mj@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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