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 한강 다리에 숨은 새의 날개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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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형태의 기원'은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사물의 형태들을 다시 조명해 보며 우리가 속한 자연과 물리적 환경을 재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저자는 "사물의 형태를 지배하는 자연법칙에 대해 설명할 것"이라며 "자연법칙은 우리가 사는 물리적 세계를 구성하는 원소들이 의미 있는 형태를 이루는 과정을 지배하며, 따라서 사물의 구성 요소들이 가장 잘 조합될 수 있는 방식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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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윌리엄스 지음, 이데아 펴냄
하중 버티며 가벼워야 하는 교량
조류 뼈의 그물망 구조와 닮아
자연법칙과 주변 사물 비교하며
'왜 그런 형태를 가졌나' 재인식
새의 날개와 한강철교의 구조가 닮았다?
신간 ‘형태의 기원’은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사물의 형태들을 다시 조명해 보며 우리가 속한 자연과 물리적 환경을 재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다. 디자인 전문가인 저자가 인류학·생물학·건축학·디자인·역학 등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를 통해 왜 사물들이 그러한 형태를 가지게 되었나를 설명해 준다.
저자는 “사물의 형태를 지배하는 자연법칙에 대해 설명할 것”이라며 “자연법칙은 우리가 사는 물리적 세계를 구성하는 원소들이 의미 있는 형태를 이루는 과정을 지배하며, 따라서 사물의 구성 요소들이 가장 잘 조합될 수 있는 방식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책은 형태를 이루는 물질과 구조·크기·기능·세대와 과거의 영향·환경·유사성·우연과 비합리성의 요소 등을 통해 사물의 형태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
저자는 “지구에 존재하는 물질의 구조는 환경으로부터 받는 힘에 저항하는 방식으로 결합된다”고 말한다. 인간의 다리뼈는 나무 뿌리와 비행기 날개처럼 무언가를 지탱하기 위해 존재하지만, 그 유연성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비행기의 날개는 인간의 뼈대를 모방해서는 안 된다. 같은 저항을 공유하는 새의 날개와 뼈 구조를 본따서 만들어졌다.
이러한 구조가 형성될 때 주목해야 할 점은 경제성이다. 육상 동물의 뼈는 골밀도가 높지만 조류의 뼈는 안이 텅 빈 튜브 형태로 이뤄져 있다. 대신 조류의 뼈는 그물망 구조로 이뤄져 있다. 이러한 구조는 트러스 형태와 매우 유사한데, 이것은 한강철교와 같은 교량에도 활용되는 구조이다. 본질적으로 새의 날개와 다리는 같다고 볼 수 있다. 가볍고 튼튼한 것을 모방한 것이다.
모든 구조보다 상위에 있는 것은 바로 크기다. 크기는 형태의 가장 큰 구성요소다. 크기가 큰 것은 상대적으로 작은 것보다 취약할 수밖에 없다. 예컨대 자동차나 건물은 천재지변으로 인해 파괴되지만 그것을 본따 만든 미니어처는 그렇지 않다. 이러한 공학적 법칙은 ‘역학적 상사 법칙’으로 불린다. 저자는 이 법칙과 다양한 예시들을 통해 물리 법칙들이 어떻게 형태에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한다.
흥미로운 이야기도 많다. 가장 완벽한 형태는 무엇일까? 책은 피보나치 수열과 잠자리의 날개, 황금비율 나선과 벌집의 예시를 통해 다양한 자연의 구조들을 설명한다.
형태가 시간이 지나며 어떻게 변화하는지도 분석한다. 인류 농경의 역사와 함께해 온 농기구인 따비의 변화 과정, 또 선박의 변화도 추적한다. 같은 기능을 가진 도구인 스패너가 산업혁명을 거치며 어떻게 변화했는지, 왜 어떤 사물은 변화하고 변화하지 않는지까지 알아본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우리는 사물에 대한 이해를 넘어서 어떠한 관념에 대해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고 재인식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 저자는 “폭넓은 지식과 깊은 생각을 요구하는 시대”라며 “우리의 첫 모습을 되돌아보며 자연 세계에 관한 이해를 재정립하고, 지식으로 무장해야 한다”고 말한다. 백여 점의 삽화를 수록해 자연과 인간이 만든 다양한 형태를 생생히 만나볼 수 있다. 2만 2000원.
한순천 기자 soon1000@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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