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회장, 대통령 방미 사절단도 불참…'패싱' 논란 확산

김태환 2023. 4. 2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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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미참석…"신청 안했다"
세계철강협회 정기회의 참석으로 제외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경제 사절단으로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참석하지 않아 또 다시 '패싱'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최 회장이 유럽에서 열린 세계철강협회 회장 자격으로 회의를 주재하는 등 일정이 겹처 사절단 신청을 하지 않았다 해명했다. 사진은 최정우 회장이 지난 17일(현지시각)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린 세계철강협회 상반기 정기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포스코그룹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이달 말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 경제 사절단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패싱'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이미 윤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경제계 신년회 등 다양한 경제 관련 행사에 불참하면서 현 정권과의 불화가 심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윤 대통령의 미 국빈방문 경제사절단 참가기업 122곳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번 사절단은 윤 정부 출범 이후 최대 규모로 대기업 19개, 중소·중견기업 85개, 경제단체 및 협·단체 14개, 공기업 4개 등으로 구성됐다.

이번 미국 경제사절단은 전경련의 모집공고를 거쳐 신청서를 제출한 기업을 대상으로 선정됐으며, 사절단의 테마는 첨단산업으로 반도체, 항공우주, 방위산업, 에너지, 바이오, 모빌리티 분야의 기업들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경제사절단은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미국상공회의소가 주관하는 한미 첨단산업 포럼, 미 정부가 주최하는 백악관 환영 행사, 중소벤처기업부 주최 한미 클러스터 라운드 테이블 등의 행사에 참석한다.

특히, 10대 그룹 대부분의 회장단이 참석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허태수 GS 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이재현 CJ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등이 포함됐다. 최태원 SK 회장은 대한상공회의 회장 자격으로 동행한다.

재계에서는 최정우 회장이 이번 방미 일정에는 참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포스코그룹이 이차전지와 수소 등 신사업 부문 확장을 강조하고 나서는 가운데, 최대 시장인 미국을 방문해 세일즈를 펼칠 것이란 관측이다.

포스코홀딩스의 계열사 포스코퓨처엠은 배터리소재사업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조3019억 원, 영업이익 1659억 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66.0%, 36.3% 증가한 것이다. 포스코인터네셔널도 에너지 부문 합병 이후 지난해 매출 41조7000억 원, 영업이익 1조 1740억 원을 기록했다. 두 회사는 태풍 피해를 입은 제철부문의 손실에도 불구하고 포스코홀딩스가 적자전환하지 않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최 회장과 현 정권 사이 불화가 심화하면서 연이어 대통령 순방길에 오르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포스코그룹은 최 회장이 세계철강협회장을 맡고 있는 가운데, 이달 상반기 정기회의에 따라 경제사절단에 신청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지난 3월 윤 대통령의 일본 방문 당시 경제 사절단으로 합류하지 않았다. 당시 포스코홀딩스가 주주총회와 세무조사를 받으며, 여기에 대응해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지난 1월 윤 대통령의 UAE·스위스 순방 당시 경제 사절단에 합류하지 못했고, 신년 경제계 인사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최 회장의 정권 불화설은 지난해에도 거론됐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여당 의원들로부터 태풍 '힌남노'로 인해 포항제철소가 침수될 때 현장에서 지휘하지 않았다는 문책을 받았다. 재난 당일 현장에 없었고, 재해 대응을 진두지휘 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번 방미 경제사절단 불참은 세계철강협회 회의를 주재하기 위함이라고 해명했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최 회장은 오는 17일(현지시간)부터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린 세계철강협회 상반기 정기회의에 세계철강협회장 자격으로 참석해 집행위원회 회의와 회원사 회의를 주재했다"면서 "협회장 자격으로 가서 회의를 주관하고, 이후에 유럽지역 사업장 점검과 현지 미팅일정 등이 있어 전경련이 방미 경제사절단 참가신청을 받을 때부터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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