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 전세보증사고 1385건 ‘역대 최다’…사고금액 3000억원↑

올 3월 HUG 대위변제액 2251억원…2021년 한 해 규모 맞먹어
HUG 반환보증 잔액규모 100조원↑…자기자본의 60배 육박

(시사저널=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전세사기피해자전국대책위원회 회원들이 21일 오전 인천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전세사기 피해 주택 경매 매각기일 직권 변경 요청 기자회견을 마친 뒤 요청서를 제출하기 위해 법원으로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전세사기 사태가 전국으로 일파만파 커지는 가운데 올 3월 임차인이 전세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한 보증 사고 건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해당 전세보증금 규모는 3000억원이 넘었다.

21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에 따르면, 올 3월 전국에서 발생한 전세보증 사고는 1385건으로 집계됐다. 올 3월 전세보증 사고금액은 3199억원으로 올 2월(2542억원)보다 657억원(25.8%) 늘었다. 이 수치는 2019년 한 해동안 발생한 전세보증 사고금액인 3442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보증 사고는 세입자가 전세 계약 해지나 종료 후 1개월 안에 전세보증금을 되돌려 받지 못하거나, 전세 계약 기간 중 경매나 공매가 이뤄져 배당 후 전세보증금을 받지 못한 사례들이 포함된다.

보증 사고는 수도권(1290건)에서 집중 발생됐다. 올 3월 서울에서 363건의 보증 사고가 일어났다. 자치구 중 신축 빌라 등이 밀집한 강서구가 99건으로 압도적으로 큰 비중을 보였다. 이어 금천구 32건, 관악구 27건, 은평구 27건, 구로구 21건, 강북구 21건 등의 순이었다. 인천에서는 458건이 발생했고, 부평구(125건)와 미추홀구(108건), 서구(105건), 남동구(68건) 등에서 사고가 집중됐다.

올 3월 HUG가 집주인을 대신해 세입자에게 갚아준 전세보증금은 2251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갱신했다. 대위변제를 받은 가구 수도 처음으로 1000가구를 돌파했다. 올 3월에만 3만1158가구가 대위 변제를 받았다. HUG가 같은 기간 발급한 보증보험 금액은 총 7조1321억원 규모다.

HUG 대위변제액은 2013년 9월 해당 상품 출시 이후 계속해서 불어나고 있다. 2015년에는 1억원에 불과했지만 2016년 26억원, 2017년 34억원, 2018년 583억원, 2019년 2837억원, 2020년 4415억원, 2021년 5040억원, 지난해 9241억원으로 가파르게 확대됐다. 올해 들어 3월까지 누적된 대위변제액은 5856억원(2604가구)에 이른다. 불과 최근 3개월간의 수치가 2021년 한 해 기록한 규모를 넘어섰다.

HUG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잔액도 지난해말 약 104조7000억원을 나타내며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었다. 반환보증 잔액이란 발급된 보증보험 중 아직 만기도래하지 않았거나 만기가 돌아와 이행 신청을 했지만 아직 대위변제가 이뤄지지 않은 액수를 뜻한다.

대위변제액이 막대한 규모에 달하면서 HUG의 보증 여력도 한계치에 이르고 있다. 주택도시기금법상 HUG는 자기자본의 60배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보증 발급이 가능하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보증 배수는 54.4배까지 올라온 상태다. 지난해 HUG는 1000억원 안팎의 적자를 내며 2009년 이후 13년 만에 당기순손실을 봤다.

이에 HUG가 집주인을 상대로 신청한 강제경매 건수도 매월 급증하는 추세다. 법원 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HUG가 주택(연립·다세대·아파트·주상복합)을 대상으로 신청한 강제경매 건수는 1월 85건, 2월 107건, 3월 141건, 이달(20일까지) 99건으로 올해 들어 총 432건을 기록했다. 이 신청 건수는 2020년 40건, 2021년 347건, 지난해 510건으로 해마다 오름 곡선을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