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도구로 쓰입니다"…제주지역 교회 무료청소봉사
무료 봉사, 봉사자 부족으로 힘든 경우 많아
제주교회 바닥 청소 봉사팀, 함께 할 수 있어 감사
본인이 드러나는 게 죄송, 교회 밝히기 힘들어
"바닥청소 필요한 곳은 언제든 연락해주세요" 로드인터뷰_사람꽃>
■ 방송 : CBS 라디오 <로드인터뷰_사람꽃>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 방송일시 : 2023년 4월 15일(토) 오후 5시 30분
■ 대담자 : 김정훈 집사
삶이 아름다운 크리스천을 만나는 시간, 로드인터뷰 사람꽃. 오늘은 교회 바닥 청소를 무료로 해주고 있는 김정훈 집사를 제주CBS 목회자 기자인 유호영 목사가 만나봅니다.
◆유호영> 오늘 만나볼 김정훈 집사는 하나님의 성전 바닥을 무료로 봉사하고 청소하는 귀한 분이십니다. 교회 바닥 청소를 하는 봉사팀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소개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김정훈> 서귀포 남원 의귀리에 살고 있다가 2021년 초에 봉개로 이사 오면서 수요 예배를 제주성산교회에서 드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 제가 기도에 집중을 하지 않고 바닥을 보다가 제주성산교회 바닥이 많이 더러운 걸 발견했어요. 그래서 예전에 제가 다니던 병원에서 바닥 청소를 했던 경험도 생각났고요.
그리고 제가 그 직전인 2020년 12월에 필리핀 선교회 집사님들과 개인들이 하나씩 서원하는 게 있으면 말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때 저는 '제가 2021년에 어떤 일을 해야 될지는 모르겠지만 주님의 사역으로 시간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게 제주성산교회에서 그 바닥을 봄으로써 시작을 하게 된 겁니다.
◆유호영> 교회 바닥을 보고 봉사를 시작하게 됐다는 것이 굉장히 인상적이네요. 이렇게 뜻과 마음을 모은 분이 몇 명이나 됩니까.
◇김정훈> 처음 시작을 할 때는 장비를 구입하는 게 비용이 드니까 저희 필리핀 선교회 집사님들에게 약간의 양해를 구했습니다. 혹시 후원을 해주실 수 있는지 하고요. 그렇게 일정 부분 후원을 받고 그걸 발판으로 장비를 구입해서 청소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유호영> 선교의 마인드를 가진 분들이 선교의 장을 넓혀가는 모습으로 이해를 하게 됩니다. 그러면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교회를 다니셨나요.
◇김정훈> 저희가 2021년 4월을 시작으로 한 달에 한 번 아니면 두 번 다녔는데요. 2021년에는 11개 교회를 했고요, 작년에는 10곳의 교회를 하게 됐습니다. 그 와중에 제가 병원을 다니다 보니까 파스를 다른 일반인보다 약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통로가 생겨서 한방 파스도 필요한 교회에 전달해 드리기도 했습니다.
◆유호영> 교회 바닥 청소를 하면서 보람 되는 일이 참 많을 것 같아요. 그중에 혹시 기억에 남는 일이 있을까요.
◇김정훈> 모든 순간이 다 보람되는데, 보람도 있지만 저는 뭐든지 감사함으로 행하고 있습니다. 어떤 장비가 있더라도, 세제가 있더라도 봉사자가 없으면 저 혼자로는 진행되지 못하는 부분이거든요.
근데 제가 봉사활동을 하면서 같이 하는 집사님들이 정해진 게 아니거든요. 제가 봉사를 할 때마다 아는 지인이나 아니면 집사님이나 장로님이나 아니면 어떤 기관에 있는 분들에게 부탁을 하는데, 서로 바쁘다 보니까 시간이 안 맞을 때가 많아서 그게 참 어렵습니다.
그 와중에도 주님께서 때때로 사람을 보내주셔서 이제까지 해 올 수 있었고, 특히 작년에는 지구촌교회 청년들이 제주성산교회에서 여러 가지 행사를 했는데, 저도 같이 청년들 4명과 서귀포에 있는 의귀교회와 제주시의 서문교회 봉사를 한 게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제 모교 같은 곳이 의귀교회거든요. 제 믿음의 신앙이 자라고 커 간 곳이 의귀교회라서 아무래도 마음이 더 가고요, 또 많은 봉사자들과 함께 한 것도 처음이어서 의미가 컸습니다.
◆유호영> 제가 알기로는 집사님이 바닥 청소가 전문이 아닌 걸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어떤 일을 하고 있습니까.
◇김정훈> 저는 모 요양병원 임상병리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또 개인사업자를 하나 내서 하는 일도 있는데, 조경이나 잔디 시공, 판매를 합니다. 그 일도 벌써 3년이 된 것 같습니다.
◆유호영> 이렇게 바쁘신데 시간을 내서 봉사하는 게 정말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김정훈> 제가 오늘 인터뷰에 응한 이유는 제가 다니는 교회 외에는 잘 모르기 때문에 바닥 청소가 필요한 개척교회나 소규모교회, 아니면 촌에 있는 교회나 기관의 발굴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바닥 청소가 필요한 곳을 저희 봉사팀에 알려주시면 바닥 상태를 보고 가능 여부를 판단하게 됩니다.
그리고 지금은 봉사 인원이 없어서 힘이 드는데요. 그래서 저와 뜻을 같이하고 주님의 일을 함께 하고자 하시는 분들은 언제든지 저한테 연락을 주시면 되겠습니다. 손으로 바닥을 밀지 않고요, 장비가 너무 좋아서 조금만 노력하면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을 다 같이 기쁜 마음으로 할 수 있을 겁니다.
◆유호영> 봉사자가 없다고 하셨지만 주변에 협력하시고 돕는 분들이 계시는 것 같아요. 이 일에 동참하게 되신 분들은 어떤 계기가 있었을까요.
◇김정훈> 동참은 주로 제가 부탁을 좀 많이 하는 편이고요. 그리고 봉사자를 못 구하면 저희 막내딸이 함께 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봉사자가 없어서 못 가는 경우도 있어요. 다들 시간이 없어서 그런 거라 안타깝죠.
◆유호영> 하고자 하는 것이 분명한데, 봉사자가 부족해서 사역을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얘기를 들으니 참 마음이 아프기도 합니다. 이 사역을 위해서 헌신을 하고 혼자 뛰지만 물질적인 후원을 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특별한 감사함이 있을 것 같은데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김정훈> 아까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저희가 처음에 시작할 때, 2019년도에 필리핀 선교를 같이 간 일곱 명의 집사님들이 있습니다. 그 집사님들을 통해서 먼저 후원을 받고요. 그리고 저희 아내 전도사님, 우리 아이들, 모교회 목사님, 권사님들, 장로회 등 많은 분들이 도와주십니다.
제주 바닥 청소를 제가 시작한 건 아니지만 저를 도구를 사용하실 수 있게 해 주신 후원자님들한테 감사를 드리고요. 물질이 많고 적고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이렇게 함께해 주시는 그 마음만으로도 저는 항상 기쁘게 생각하고 감사하게 생각할 뿐입니다.
◆유호영> 신앙생활은 언제 시작하셨나요.
◇김정훈> 주님의 믿음보다는 과자의 믿음에 이끌려서 어린 시절에 다니게 된 건데요. 제가 한 5살, 6살 때인지 모르겠는데, 할아버지가 우연히 친구를 만나셨어요. 근데 그 친구 분이 교회를 다니셨습니다.
그래서 할아버지도 따라가시고 할머니도 따라가시고 저도 따라가게 됐고요. 그때는 제가 조부모님과 살고 있었거든요. 그렇게 신앙생활을 했는데, 점점 머리가 커질수록 믿음과는 멀어지고 세상에서 노는 것들에 정말 시선이 많이 뺏기더라고요.
그 시절에는 주일에 교회를 안 가고 오름을 다녔습니다. 오름 동호회에 들어서 오름에 푹 빠져 있었죠. 제주의 368개 오름 가운데 100군데는 간 것 같습니다. 근데 저처럼 열심히 다니는 한 분이 있더라고요. 그 분이 제 아내입니다. 저희 아내도 그때는 교회를 잘 안 다녔나 봐요.
아무튼 오름에서 만나 결혼까지 하게 됐는데, 장모님이 권사님이셨어요. 장모님이 제게 '다른 건 다 필요 없고 교회를 올 수 있느냐, 그게 결혼 조건이다'고 하시는 거예요.
저희 부모님은 일찍 돌아가셔서 저는 조부모 밑에서 자랐는데요, 가진 건 아무것도 없는 제게 결혼 조건이란 게 교회 다니는 거라고 하셔서 본격적으로 다니게 됐습니다.
제가 말씀드렸던 의귀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교회에서 물을 주면 물을 흡수하기 시작했고 거름을 주면 거름을 받아서 가지가 자라나기 시작했습니다.
◆유호영> 신앙생활에서 위기가 올 때도 있었을 것 같아요.
◇김정훈> 세상의 유혹들도 많고 또 병원에서도 여러 가지 유혹들이 많았는데요. 근데 저는 봉사팀을 하면서 어디가서 제 이름을 잘 안 밝힙니다.
제가 제주 봉사팀을 이끌어가는 것처럼 보는 것도 죄송하고, 저 뒤에는 후원자님들이 있고, 후원자님 뒤에는 또 주님이 계시는데, 혹시나 그분들의 이름을 제 이름으로 가릴까봐, 그래서 자만심과 교만심이 많아질까 봐 조심합니다.
그래서 제가 작년부터 보는 게 '평생 암송 성경 120'이라는 책인데요. 이 책을 하루에 한 번씩 묵상을 하는데, 이걸 다 읽으면 거의 한 시간이 넘더라고요. 그래도 이걸 매일 매일 보면서 제 교만함도 욕심도, 유혹도 이겨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유호영> 앞으로 어떤 본을 보이는 믿음의 사람으로 살아가고, 어떤 모습으로 예수님을 증거하고 싶으신지 궁금하네요.
◇김정훈> 주님께 영광을 가리지 않는 삶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이런 봉사로 인해서 제 이름이 드러내는 건 참 조심스러울 것 같아요. 이게 교만심으로 가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항상 제주 바닥 청소 봉사팀을 해당 교회에 가서 소개를 할 때, '여기 있는 장비와 세제 이런 것들은 후원자분들이 하는 거고, 저는 단지 이걸 받고 진행하는 것 뿐입니다' 이렇게 말씀을 드리거든요.
저는 드러나지 않아도 좋을 것 같고요. 단지 주님의 영광만 가리지 않는 삶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유호영> 기도 제목 함께 나눠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김정훈>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 세상에 주님께서 주신 거는 하나도 버릴 것이 없다고.
그래서 저는 모든 게 감사합니다. 근데 때로는 그런 게 있잖아요. 주님께서 우리한테 기쁨을 줄 수 있지만 고난을 줄 수 있어요.
저도 어릴 적에 많은 고난을 받았어요. 부모님이 없으셔서 조부모와 살다보니까 사람들의 시선도 그렇고, 물질에 넉넉함이 없어서 어떨 때는 끼니 걱정을 할 때도 있었어요.
근데 돌이켜보면 저를 주님께서 '그런 사람들을 한번 살펴보라'는 뜻일 수도 있고, 아니면 '네가 만약에 부유하지 않아도 부모님이 있는 집안에서 잘 자랐으면 너는 어쩌면 자만심으로, 너의 개인적인 생각으로 나를 따라오지 않고 세상 속에서 헤매고 있을 거야' 하실거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정말 주님께서 이제 또 어떤 고난을, 어떤 기쁨을 주실지 모르겠지만 어떤 걸 주시더라도 주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렇게 살아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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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CBS 김영미PD ymi7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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