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도 사기, 저기도 사기" 빌라는 무슨.. 주택거래 대부분 '아파트'
서울 등 빌라 매매수급지수 '뚝'
매매수급지수 81.7.. 전국 평균↓
당분간 거래량 추이 '불투명'
최근 전세 사기에 대한 우려와 불안감이 확산세를 보이면서 다세대와 연립주택 등 전세물건을 찾는 수요, 청년층이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집값이 크게 오르는 시기, 가격이 크게 치솟아 아파트 대체제로 주목받으면서 신혼부부나 저소득층이 몰렸던 빌라(다세대주택·연립주택) 물건이 급감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정부의 '1·3'부동산 대책으로 대출 규제 등이 풀린데다 수면 위로 떠오른 '빌라왕' 전세사기 파장 등과 맞물려 사회적으로도 부정적 인식이 확산된 여파가 큽니다.
오늘(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전체 주택거래량 7만7,490건 중 전·월세 거래를 제외한 아파트 거래량은 6만3,909건(82.5%)으로 대부분이 아파트 거래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아파트에 집중된 시장 거래비율은 부동산원이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지난 2006년 이래 월별 기준 최고치로 집계됐습니다.
■ 아파트 등 관련 규제 완화 "실수요자 몰려"
아파트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세종시가 꼽혔습니다.
지난 2월 세종시의 주택거래 779건 중 아파트 거래는 763건으로 아파트 비율이 97.9%를 차지했습니다.
다음이 대전(92.6%), 울산(90.1%), 대구(89.4%), 경남(89.2%) 등이며, 광주(88.8%)와 경기(84.2%) 그리고 서울, 충남, 부산은 80%대, 인천, 충북, 강원 전북, 전남, 경북은 70%대, 제주는 34.3%로 가장 적었습니다.
상대적으로 빌라 거래 비율은 역대 최소치로 나타났습니다.
2월 전국 빌라 거래량은 7,000여 건(7,021건)으로, 9.1%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이는 아파트와 달리,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월별 기준 가장 낮은 비율로 집계됐습니다.
거래 비율의 격차는 아파트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서 자금여력이 되는 실수요자들이 아파트로 몰리는 반면, 가격 상승여력이 낮은 빌라에선 수요가 이탈한게 주요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 '빌라왕 사태' 이후, 전세·매매도 줄어
전세사기 여파가 미친 영향도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빌라 전세거래량이 8,614건으로 지난해 대비 38% 상당 줄감소한 반면 아파트 전세 거래는 5만4,000여 건으로 전년 대비 7.4%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10월 4만8,000건 이후 거래량은 계속 올라가는 상황입니다.
다만 서울은 지난달 말 빌라 전세 거래량이 2,781건으로 지난해 5,502건 보다 절반 수준 감소했고, 아파트도 1만2,739건에서 9,511건으로 감소세를 보이는 상황입니다.
■ 빌라 가격도 떨어져.. 아파트와 격차 본격
'빌라왕 전세사기'가 터지면서 빌라와 아파트 가격 차 역시 본격 벌어졌습니다.
빌라왕은 지난해 10월 무자본 갭투자로 세입자들의 전세 보증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아 경찰 수사를 받던 중 사망해, 언론 등의 집중 조명을 받았습니다.
지난해 10월 당시, 빌라 매매 거래량은 8,095건으로 전월(8,540건)보다 5.2% 줄고 이후 13.5%, 10.8%, 23.6% 등으로 거래 폭이 크게 늘었습니다.
하지만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10월 1만 8,570건으로 전달(1만 8,028건)보다 3% 늘었습니다.
거래량은 줄었지만 감소 폭은 많아야 2%대 머물렀습니다.
■ 빌라 매수세 등 위축.. "거래량 더 줄 것"
앞으로 빌라 거래량이 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됩니다.
1년 전과 달리 아파트 전세 가격이 떨어지고 빌라가 가격 경쟁력을 잃은 데다, 정부 역시도 올 초 부동산 규제를 대폭 완화해 아파트를 사는데 자금 마련 여력도 어느 정도 갖춰진게 수요자들의 숨통을 트이게 만든 탓입니다.
더구나 전세 사기 방지 대책으로 보증보험 문턱이 높아지면서, 매수세 역시 감소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실제 다음 달부터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가입 기준이 전세가율(집값 대비 전셋값 비율) 100%에서 90%로, 전세가율 계산에 적용하는 공시가 기준 역시 집값 150%에서 140%로 하향 조정됩니다.
또 공시가격도 대폭 낮아진 상황이라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에 가입 가능한 전셋값 상한선도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매력도 급락세.. '너도 나도' 처분
전셋값 하락에 빌라를 처분하고 나선 매도 수요가 잇따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경우 빌라 매매수급지수가 81.7로 전국 평균치(82.3)를 밑돌았습니다.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점으로 이 수치보다 낮으면 매도자가 매수자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역도 마찬가지로, 제주만 해도 올 들어 1월 88.4였던 매매수급지수가 2월 87.7, 3월 81.1로 6.6포인트(p) 급격한 하락세를 기록했습니다.
그만큼 빌라에 대한 매력도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시장에 내놓는 빌라 매물들이 적잖이 늘어난 것으로 보여지고 있습니다.
관련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종전 아파트 가격이 높게 형성되면서 연립이나 다세대 등 빌라 매물로 수요가 몰리고 갭투자 등이 눈에 띄었던게 최근 들어 시장 분위기가 악화된 상태"라면서 "앞서 전세 보증보험 가입 등 문턱이 높아진 것도 한 요인인데다 제약 요인들이 계속 잇따르는 실정이고, 가격 유동성 역시 단점으로 작용하면서 거래가 풀리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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