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 직원 8%' 삼성전자 노조, '4.1% 임금 인상'에 반기…창사 첫 파업?

장유미 2023. 4. 21.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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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최소 6% 이상 인상 요구…내달 쟁의권 확보, 올해도 파업 리스크 ↑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평균 임금을 4.1% 올리기로 한 것을 두고 결국 노조가 반기를 들었다. 지난해 역대급 사업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측이 노조의 요구를 무시했을 뿐 아니라 매번 임금교섭 때마다 사측의 최종 제시안을 일방적으로 결정해 발표한다고 판단해서다.

삼성전자 노조가 지난해 한남동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자택 앞에서 연대투쟁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민혜정 기자]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올해 사측과의 임금교섭의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 등 쟁의권 확보를 위한 조정 절차에 들어갔다고 21일 밝혔다.

노조는 이날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키로 했다. 노동쟁의 조정은 노사 간 임금·근로시간·복지·해고 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로 인해 분쟁이 발생했을 때 제3자인 노동위원회에 조속한 합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하는 제도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해 12월 21일 임금교섭 상견례를 시작으로 이달 18일까지 약 5개월간 18차례의 본교섭과 2차례의 대표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노조는 사측에 최근 ▲경쟁사보다 높은 임금인상률(최소 6% 이상) 또는 일시금 보상 ▲고정시간외 수당 17.7시간 철회 ▲재충전 휴가 5일 ▲노조창립일 1일 등의 요구사항을 전달했으나, 사측은 노조에 수용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노조원 수는 이날 현재 9천 명 수준으로, 전체 직원 약 12만 명 중 8% 정도다.

이와 별개로 삼성전자는 최근 노사협의회와의 협의를 통해 올해 임금 기본 인상률 2%, 성과 인상률 2.1%에 합의했다고 공지했다. 기본 인상과 성과 인상을 합치면 평균 4.1% 임금이 오르는 셈으로, 지난해 9% 인상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역대 최고 수준인 기본인상률 5%, 성과 인상률 4% 등 9.0%의 인상률을 적용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1억3천500만원이다.

하지만 올해는 사측이 경영 환경 악화와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인상률을 전년보다 낮출 것을 노조에 요구했다. 사측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4조3천61억원에 머문 것을 근거로 내세웠다. 이는 전년 대비 68.95% 감소한 수치로, 삼성전자 분기 기준 영업이익이 4조원대를 기록한 건 지난 2014년 3분기(4조600억원) 이후 8년 만이다.

특히 반도체(DS) 부문의 실적이 저조했다. 지난해 4분기 DS 부문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7% 급감한 2천700억원에 그쳤다. 올해 1분기에는 4조5천억원 가량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전자의 전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5.7%나 급감한 6천억원으로, 14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경영 환경 악화, 고통 분담 등 차원에서 등기임원의 보수한도 인상(17%)은 이번에 보류됐다. 그러나 삼성전자 노조는 이 같은 분위기에도 이번 합의 내용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사측에 맞서고 있다.

노조 측은 "역대급 사업 실적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매번 경영환경이 어렵다며 조합원들과 직원들의 설문조사를 통해 완성된 노동조합의 50개의 안건을 모두 무시했다"며 "조합원들과 직원들의 목소리를 무시하는 사측으로 인해 최종 결렬되었음을 공식적으로 선언한다"고 밝혔다.

중노위는 조정신청이 있는 날부터 10일간의 조정기간을 갖는다. 조정기간 내에 일반적으로 2~3회의 사전조정을 실시한다.

이어 중노위는 노사 양쪽의 주장을 청취하고 관련 사실을 조사한 후 본조정을 개최해 조정안을 제시한다. 만약 노사가 모두 조정안을 받아들이면 조정이 성립된다. 한쪽이라도 거부해 조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노동조합은 합법적으로 쟁의에 들어갈 수 있는 권리인 쟁의권을 얻는다. 이후 노조는 조합원 투표를 거쳐 쟁의권을 발동할 수 있지만 노사 합의로 각각 10, 15일 이내에서 조정기간의 연장도 가능하다.

실제로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게 된다면 지난 1969년 삼성전자가 설립된 이후 첫 파업이다. 다만 노조는 반도체 업황 악화, 사회적 정서 등을 고려해 파업을 우선 순위로 두지는 않는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지난해에도 사측과 노사협의회가 합의한 임금협상에 반발하며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해 쟁의권을 확보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앞에서 밤낮없이 농성을 펼치다 지난해 8월 사측과 가까스로 합의했다.

회사 측은 "중노위 조정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노조와의 대화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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