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 리그 "스피드전 재밌지만 아이템전 개선 필요"
넥슨 캐주얼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e스포츠 리그(이하 KDL) 프리시즌 1이 개막한지 벌써 2주가 되어 간다. KDL 프리시즌 1이 시작할 당시만 해도 리그 흥행을 걱정하는 유저들이 많았다. 카트 드리프트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글로벌 서버로 인한 핑 문제, 신규 및 기존 유저 모두 만족하지 못하는 속도감과 부스터 게이지 충전, 라이센스 취득 강요 및 적은 트랙 수 등 다양한 문제로 인해 적지 않은 유저가 이탈했기 때문이다.
이는 지표로도 드러난다. 원작 카트라이더가 서비스 종료를 했음에도 점유율 변동은 나타나지 않았다. 카트 드리프트는 PC방 점유율 32위를 유지 중이다. 스팀 유저 역시 최근 30일 동안 평균 유저수는 564명이다. 오픈 당시와 비교하면 약 75%가 빠져나간 셈이다.
게임 분위기와 다르게 KDL은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꽤 성공적이었다. 경기가 열리는 잠실 '비타500 콜로세움'은 팬들로 가득 찼고, 인터넷 중계 시청자도 1만5000천 명 이상을 기록했다.
상당히 흥미로운 상황이다. 대개 게임 인기는 곧 e스포츠의 흥행과도 직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현장 분위기와 관람객들의 반응을 직접 보고 싶은 마음에 '미리 보는 결승전' 매치로 평가받은 19일 광동 프릭스와 리브 샌드박스 경기 현장을 찾아갔다.
평일 경기임에도 팬들은 현장을 가득 메웠으며 분위기도 굉장히 뜨거웠다. 경기 시작 전부터 일찌감치 방문하여 치어풀을 그리는 팬부터 승리를 기원하며 기도를 올리는 팬까지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과연 팬들은 현재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리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게임과 리그에 애정을 갖고 현장을 방문한 팬 30명에게 KDL에 대한 생각을 물어보았다.
KDL 프리시즌 1 만족스럽게 보고 있나요?
매우 만족 10%, 만족 64%, 평범 20%, 불만족 6%
카트1에 비해 스피드전 재미는 어떤 것 같나요?
매우 만족 6%, 만족 76%, 평범 10%, 불만족 6%
본인을 김대겸 해설이 선수였던 시절부터 리그를 챙겨본 올드비라고 소개한 어느 팬은 "게임 속도감, 게이지 충전 문제로 불만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나도 몹시 불만족스럽다"라고 평가하면서도 "그래도 선수들이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면 그런 문제점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것 같다. 스피드전은 확실히 보는 맛이 있다. 굉장히 흥미진진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드래프트를 빨리지 않기 위해 진로방해하는 전술이 카트1에 비해 드리프트에서 더 유용해졌다고 생각한다. 드래프트 밸류가 높긴 하지만 이전만큼은 아니다. 보는 맛이 확실히 좋다"라고 평가했다.
몸싸움에 대해서도 좋은 평가를 내렸다. "가끔 판정이 이상하긴 한데, 카트1 대비 선두주자에게 꽤 유리하게 설계되어 있다. 뒤에서 몸싸움을 걸어도, 앞사람이 스톱을 해도 결과적으로 후발주자가 감속을 더 먹는 구조다"라며 "선두의 몸싸움 능력이 상향되며 후발주자의 드래프트 능력과 어느 정도 밸런스가 맞게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리브 샌드박스 응원 선창을 맡은 한 팬은 "스피드전은 확실히 보는 맛이 쏠쏠하다. 카트 드리프트로 개편되면서 그래픽 품질이 한층 업그레이드 되며 눈도 편안하다"라며 "리그 팬 입장에서는 더욱 깔끔해진 화면으로 경기를 볼 수 있어서 매우 만족하고 있다"라는 소감을 남겼다.
노준현 선수 치어풀을 작성 중이었던 팬은 "개인적으로 아직까진 카트1 리그 볼거리가 더 풍성하지 않은가 싶다"라며 "나는 몸싸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다만, 트랙 수가 적고 '노르테유 익스프레스'나 '어비스 스카이라인'과 같은 재밌는 기믹이 있는 맵이 없어서 양상이 단조로운 것 같다. 물론 리그 자체는 정말 재밌다"라는 말을 남겼다.
카트1에 비해 아이템전 재미는 어떤 것 같나요?
매우 만족 3%, 만족 3%, 평범 14%, 불만족 80%
아이템전은 선수와 팬들의 의견이 모두 '불호'로 모아졌다. 이유는 자석 메타에 대한 고착화와 기믹 부족이다. 광동 프릭스 선수 노준현 선수는 인터뷰에서 "현재 자석메타가 너무 고착화됐다. 하는 재미와 보는 재미도 부족하다. 차라리 스피드전 두 세트를 더 하는 것이 더 나은 것 같다"라는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한 광동 프릭스 여성 팬은 "아이템전은 솔직히 부모의 심정으로 보고 있다. 나아질 것이란 믿음 하나로 말이다"라며 "지금 아이템전은 마지막 5초만 보면 된다. 그전까지 경기가 너무 루즈하다. 속도감도 없고 마지막 랩에서 누가 고밸류 아이템을 가지고 있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카드바디에 대한 문제점도 언급했다. 그녀는 "카트1 리그에서는 선수가 어떤 카트바디를 타느냐에 따라 경기 양상이 꽤 바뀌었다. 그런데 지금은 너무 아이템 획득에 의존하고 있다. 운에 너무 좌지우지되는 느낌이다. 카트1 리그에서 '아이템전 빅3'인 이은택, 강석인, 최영훈이 존재할 수 있었던 것도 전부 아이템 카트가 다양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트랙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피날레 e스포츠와 센세이션 경기를 기다리고 있던 한 남성 팬은 "아마 카트 팬이라면 아이템전에 대해 할 말이 참 많을 것이다. 기믹 문제가 좀 크지 않나 싶다"라며 "트랙이 너무 단조롭다. 마리오카트만 봐도 아이템전도 얼마든지 속도감과 다채로운 양상 모두 챙길 수 있다. 근데 현재 카트 드리프트 아이템전 맵은 기믹없이 밋밋하다 보니 보는 맛이 덜하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자석 아이템에 대한 지적을 덧붙였다. 그는 "누가 마지막에 자석 잘 쓰는지 대결하는 게임"이라며 "선수들도 전부 자석과 부스터, 천사만 챙기기 급급하다. 일부러 초반에 아이템 먹으려고 느리게 가는데 이걸 '레이싱' 게임이라고 할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카트1에 비해 가시성은 어떤 것 같나요?
매우 만족 3%, 만족 6%, 평범 23%, 불만족 67%
광동 프릭스 응원석에서 만난 한 커플은 "그래픽 품질은 좋아져서 좋다. 하지만 가시성이 좀 떨어져서 경기 몰입에 방해된다"라며 "글로벌을 겨냥하느라 UI에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솔직히 불편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들은 "작년까지만 해도 좌측 순위표에 색상이 있어서 상황을 한눈에 알아보기 편했다. 개인전은 선수를 색으로 구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트 드리프트에 오면서 색상이 모두 통일되면서 난잡해졌다"라고 말했다.
선수 이름 표기에 대한 불만도 언급했다. "기존 카트 리그는 한글명으로 선수 이름을 적어서 누가 누군지 구분이 갔는데, KDL부터 글로벌 중계가 시작하며 영어 닉네임로 바뀌었다. 게다가 이름 칸이 작아서 닉네임이 긴 선수명은 뒤가 잘리기까지 한다. 몰입에 방해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여자친구를 따라온 한 남성 관람객은 "오늘이 세 번째 관람인데, 개인전 UI 솔직히 불편하다. 팀전은 빨간색과 파란색 밖에 구분할 필요가 없지만 개인전은 다르다"라며 "솔직히 리그를 본 경험이 적은 내 입장에서는 선수 닉네임도 아직 못 외웠는데 색깔까지 똑같으니 누가 누군지를 모르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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