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의 아침] “사실상 군사지원 공식 선언…尹 정부, 균형 감각 회복해야”
"한미 정상회담 앞두고 전시 대비 탄약 대여 '논란'...진보 정부 같으면 국힘, 대통령 탄핵 나섰을 것"
"러시아, 한국제 포탄 투입 막겠다는 강경 입장...대북 군사 기술 제공 등 안보 긴장 고조 가능성"
"尹 대통령 대만 해협 발언, 中도 강력 발발...사드 갈등 이후 가장 심각, 대중 교류 악영향 우려"
■ 프로그램명 : [출발! 무등의 아침]
■ 방송시간 : 08:30~09:00 KBS광주 1R FM 90.5 MHZ
■ 진행 : 윤주성 앵커
■ 전화연결 : 김종대 전 정의당 국회의원
■ 구성 : 정유라 작가
■ 기술 : 김영조 감독
▶유튜브 영상 바로가기 주소 https://www.youtube.com/watch?v=WpVve1pX--Q
◇ 윤주성 앵커(이하 윤주성):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9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파장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습니다. 군사 안보 전문가지요.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 (이하 김종대): 안녕하십니까?
◇ 윤주성: 먼저 윤 대통령의 발언 어떻게 보십니까?
◆ 김종대: 하도 엄청난 발언을 쏟아내니까 어디에서부터 말씀드려야 될지 모르겠는데 일단 요약을 하면 사실상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공식 선언했어요. 물론 가정법이라고 대통령실에서는 이야기를 합니다만 그 과정이라는 것이 러시아가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하거나 중대한 전쟁법을 위반했을 경우 이때는 군사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이미 민간인 사망자가 2만 명이 넘어섰고 또 전쟁 자체가 중대한 국제법 위반이고. 그러면 의미 없는 가정이라고 봐요. 그런 점에서 일단 이번 군사 지원은 사실상 천명한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사실은 먼저 포탄을 우크라이나에 미군에 대여하는 방식으로 이미 선적해서 출발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이런 상태에서 러시아는 한국의 포탄 지원을 막지 않으면 이 전쟁에 질 수 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사실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서 양측이 소모전의 양상으로 가고 교착 상태에 있는데 둘 다 포탄이 부족해요. 그런데 만일 한쪽에 포탄이 새로 50만 발이 들어오면 러시아군이 극도로 불리해질 수 있기 때문에 러시아가 극렬하게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것을 차단하려고 할 것이고. 그런데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는 또 중국까지 건드려서 지금 중국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 이번 인터뷰가 전체적으로 참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외교적, 군사적 부담을 지게 됐다 이런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 윤주성: 윤 대통령이 살상 무기 지원은 없다는 기존 방침과는 다른 결의 목소리를 낸 것인데요. 이렇게 정부 입장이 달라지게 된 배경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 김종대: 한미 정상회담 때문입니다. 사실 우크라이나의 무기 지원 문제는 작년 9월부터 이미 현실화됐던 문제이고. 또 올해 1월에 나토 사무총장이 서울을 방문해서 무기를 달라는 요청이 아주 절박했어요. 그뿐만 아니라 젤린스키 대통령이 직접 한국에 요청도 했고 폴란드도 요청을 했고. 그랬는데 우리는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버텨왔거든요. 이런 정책 기조가 왜 갑자기 깨졌느냐. 그것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의 어떤 요청을 미리 우리가 해소시킴으로써 어쩌면 미국에 대한 어떤 하나의 선물을 준 것이다. 또 정상회담의 모든 성과가 집중되어 있다 보니까 이제는 정책 전환이라는 파격적 조치까지 하면서 미국에 찾아가는 것이지요.
저번에 레이디 가가, 블랙핑크 합동 공연 무산 사건도 자세히 살펴보면 질 바이든 여사에게 결례를 했다 하는 이유 아니었습니까? 그래서 안보실장이 경질됐는데 어떤 미국에 대한 극도의 존경심 또는 어떤 미국에 대한 어떤 자발적인 예속, 그런 것을 통해서 먼저 우리가 점수를 따겠다는 이런 발상으로부터 비롯돼서 오늘의 무기 지원에 이르게 된 것 같습니다.
◇ 윤주성: 앞서 잠깐 언급을 하셨는데요. 이런 정부의 입장 변화가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의 사퇴 등과도 관련이 있다고 보십니까? 기밀 유출 문건 의혹과 관련해서 일부 무기 지원과 관련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잖아요?
◆ 김종대: 유출된 기밀 문건에 따르면 김성한 안보실장은 대단히 신중했던 것 같습니다. 정상회담 전에 무기 거래를 하게 되면 정상회담을 거래했다는 의혹을 받지 않겠느냐 이런 걱정하는 대목도 나오고. 상당히 신중하게 해야 된다는 기조가 엿보이는데. 막상 지금에 와서 보니까 우크라이나로 출발하는 무기 지원이 김성한 안보실장의 사퇴 시점과 거의 일치합니다. 3월 말에 김성한 안보실장이 사퇴했다고 하는데 그때가 바로 우리 전쟁 비축 포탄이 진해항으로 이동해서 선적이 이루어지는 바로 그 시점입니다.
그렇게 봤을 때 김성한 안보실장 사퇴 이후 지금에 이르러서는 어떠한 신중함도 없이 마구마구 폭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을 봤을 때 김성한 실장이 다소 온건하고 합리적이면서 신중했다는 것이 결국은 본인의 어떤 일찍 경질을 불러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윤주성: 말씀하셨지만 국가 안보와 국익에 엄청난 영향을 주는 사안이잖아요. 그런데 이 사안을 정부가 이렇게 결정을 하고 발표를 해도 되는 것인지, 절차나 과정에는 문제가 없다고 보십니까?
◆ 김종대: 중대한 문제가 있습니다. 이것은 추후에 국정조사를 통해서라도 규명해야 되는데요. 우선 이렇게 전시 대비용으로 비축해놓은 탄약은 이것은 대통령도 못 건드리는 탄약입니다. 이것은 하늘이 두 쪽 나도 건드려서는 안 되는 탄약이거든요. 전쟁 초기에 쓰이는 물자들이에요. 그런데 육군참모총장의 동의 없이는 절대로 정책 결정이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아마도 육군총장은 후방의 전쟁 수행 능력을 책임지는 자로서 이런 우리 지상군의 주요 무장 해제된다는 것을 분명히 용납할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요. 국방부 장관도 마찬가지라고 보는데 이때 무기로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대여하는 것이다. 이것 빌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 안보가 어려워지면 돌려받을 수도 있다 이런 궁색한 논리를 만들어서 이 논란을 피해가려고 했다. 그리고 이것을 결정한 주체는 국방부나 육군이 아니라 NSC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결정을 했다. 그렇다면 군의 어떤 우리 일선의 전투원의 생명 가치와 대한민국 영토 보존의 핵심 장치라고 할 수 있는 전시 비축탄을 건드릴 때는 매우 엄정하고 면밀한 검토에 충분한 준비를 갖췄어야 할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졸속으로 이루어졌다. 이것이 만약 진보 정부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지금쯤 아마 국민의힘은 국가 반역죄라고 그러면서 대통령 탄핵하려고 나섰을 것이에요. 그 정도로 중대한 사안이 밀실에서 불투명하게 이루어졌다. 이 점을 굉장히 심각하게 봅니다.
◇ 윤주성: 당장 윤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러시아는 무기 지원은 반러시아 적대 행위라면서 반발하고 있는데요. 대러 관계가 급속하게 악화되는 모습인데 어떻게 우려되는 지점은 없습니까?
◆ 김종대: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한국제 포탄이 투입되는 것만큼은 막겠다는 입장입니다. 또 그럴 만도 합니다. 만약 양측이 다 포탄이 부족한데 한국 포탄으로 전세가 뒤집힌다면 러시아로서는 수용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닐 것이고요. 그렇게 되면 한반도에 일단 안보 긴장을 고조시키는 쪽으로 일단 영향을 주지 않을까. 예컨대 북한에 어떤 군사 기술을 제공한다든지 이렇게 해서 북한으로 하여금 공세적이고 호전적인 태도를 유도해낼 수 있고. 6.25 전쟁 때도 스탈린 허락받고 한 것 아닙니까? 또는 이것도 여의치 않다면 러시아 잠수함이 직접 동해에 출몰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최근 일본이 러시아를 경제 제재하자 작년부터 러시아 핵 잠수함이 홋카이도 앞바다에 나타나서 수중 발사 미사일 SLBM을 발사했습니다. 그것도 한 차례가 아니라 두 차례나 발사했고요. 그다음에 쿠릴 열도에 지금 러시아 미사일이 새로 기지가 배치되고 있습니다. 이런데 방향만 약간 틀면 바로 대한민국이거든요. 그러니까 결국은 아무래도 동해 쪽에서 좀 긴장 고조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이고 또 북한에 대한 식량과 에너지 지원 또 러시아에 있는 우리 기업에 대한 어떤 규제 이런 부분들, 무엇이든 다 검토할 것이다.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다 할 수 있는 것입니다.
◇ 윤주성: 윤석열 대통령의 양안 관련 발언을 놓고 중국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의 발언 배경은 또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 김종대: 윤 대통령이 발언한 것은 대만 해협을 지칭하며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반대한다고 이야기한 것이거든요. 그런데 중국에서는 이것은 우리 문제니까 한국은 입 다물어라 이렇게 이야기를 하니까 우리 외교부가 또 발끈해서 입에 담을 수 없는 말이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를 재차 비난하고 급기야는 싱하이밍 주한 중국 대사를 초치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것은 한중 관계에서 제 기억으로는 사드 갈등 이후로 가장 심각합니다. 그러니까 이런 중국과의 어떤 급격한 관계 악화 이것이 그러지 않아도 지금 대중 무역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중국의 경제 회복의 훈풍에 한국이 멀어지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싶고요. 무엇보다도 중국이 우리에게 상당한 반감을 갖게 되면 북한에 대한 관리라든가 또는 앞으로의 양국 간 겨우 재개되기 시작한 관광 문화 교류가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받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 윤주성: 다음 주에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는데요. 우리 안보 외교 여건이 어느 때보다 엄중한 상황에서 기대와 우려되는 점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 김종대: 일단 한미 동맹으로 이 모든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우리의 외로운 처지를 과연 동맹국이 어느 정도 이해해주겠느냐. 사실 미국은 이미 한국의 배터리, 반도체, 전기차를 다 자기네 품으로 가져가고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더 어려운 처지가 될 수 있는데요. 지금이라도 윤석열 정부가 균형 감각을 회복하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동맹은 수단이지 목적은 아닙니다. 이것을 절대시해서 폭주하게 되면 국가의 생존과 안전 그리고 민생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 점을 명심하고 이제라도 균형 감각을 회복하기를 바랍니다.
◇ 윤주성: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윤주성 기자 (yj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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