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노조 회계장부 첫 현장조사…민주노총·금속노조 ‘거부’

회계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노조에 대해 정부가 첫 현장조사에 나섰지만, 노조 측 반대에 가로막혔습니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오늘(21일) 오전 10시 고용부 근로감독관이 현장조사를 위해 사무실에 방문하자 건물 1층에서 출입을 막으며 조사를 거부했습니다.

근로감독관은 “노동조합법 제14조 위반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아래와 같이 질서위반 행위규제법 제22조 제2항에 따른 행정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노조법 제14조에 따르면, 노동조합은 사무실에 조합원 명부, 규약, 임원 성명ㆍ주소록, 회의록, 재정에 관한 장부와 서류를 비치해야 합니다.

금속노조 측은 조사를 거부하며, 이번 조사에 대해 “노동조합의 자주적 민주적 활동에 대한 부당한 행정개입으로 판단한다”면서 “현장조사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노총 역시 “(노조법 제14조에 규정된) 서류는 이미 비치하고 있고 이를 증명할 사진 자료도 고용부에 제출했다”라며 “그런데도 다시 행정조사를 통해 확인하겠다는 것은 노조에 대한 부당한 행정개입”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모두 현장조사를 거부하면서, 근로감독관들과 10여 분 간 대치를 이어갔습니다.

고용부 관계자는 “노조 측에 현장조사에 응해줄 것을 재차 당부하고 있다”며 “오후에도 재방문해 현장조사 협조를 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앞서 금속노조는 입장문을 내고, 이번 현장조사는 “노조의 자주적, 민주적 운영을 원칙적으로 훼손하는 행태”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고용부가 요구하는 내지, 이를테면 조합원 명부나 회의록, 수입이나 지출 관계 장부는 조합비를 낸 조합원만이 열람할 수 있는 권리”라고 밝혔습니다.

고용부는 오늘부터 2주 동안 회계서류 비치·보존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 노조 42곳에 대한 행정조사를 진행합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배지현 기자 (veteran@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