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에 색다른 경험…뒤늦은 꽃피우는 33세 좌완의 꿈 “송진우 선배님처럼 오래 야구할래요”
“송진우 선배님처럼 오래오래 야구하고 싶습니다.”
삼성 라이온즈 좌완 투수 이상민(33)은 2019시즌 종료 후 방출의 아픔을 경험했다. 이후 이상민은 고향 팀 삼성에 입단하기 위해 입단 테스트를 봤고, 2020시즌부터 삼성 유니폼을 입고 활약하고 있다.
2020시즌에는 17경기 1패 1홀드 평균자책 6.43을 기록한 이상민은 2021시즌 데뷔 첫 승과 함께 30경기에 나서 1승 1패 3홀드 평균자책 4.74를 기록했다. 그리고 지난 시즌에는 데뷔 후 가장 많은 46경기에 나서 9홀드 평균자책 3.68을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특히 19일 키움전에서는 데뷔 후 처음으로 타석에 섰다. 12회초 삼성 지명타자 자리에 나설 타자가 없자, 11회말 마운드에 섰던 이상민이 타석에 선 것이다. 이상민은 김성진의 130km 슬라이더를 쳤지만 아쉽게 1루 땅볼로 물러나며 출루에는 실패했다.
20일 만났던 이상민에게 타석에 선 소감에 대해 물었다. 그는 “타석에 선 건 2008년 고등학교 시절 이후 처음이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벤치에서 좋아하더라. 한 번 치고 싶었다. 원래는 (이병규) 수석코치님께서 치지 말고 서 있으라고 하셨다. 그러다가 2구 후, 치라는 사인이 내려졌다. 슬라이더를 쳤는데, 손이 너무 아프더라. 지금도 아프다”라고 웃었다.
말을 이어간 그는 “주위에서도 많이 신기해하더라. 연락이 많이 왔다. 지금까지 마운드에 선 사진은 한 번도 안 보내줬는데, 타석에 선 사진만 계속 보내더라”라고 웃었다.
그는 “마운드에 설 때 좌타자 타순이라 인지하고 처음에는 볼 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가야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계속 볼이 나오고 하니까 (강)민호 형이 변화구를 던지라고 사인을 주더라. 풀카운트에서 운 좋게 체크 스윙으로 삼진 처리할 수 있었다”라고 웃었다.
지난 시즌까지는 짧게, 짧게 한 타자만 소화하고 마운드에 내려가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르다. 박진만 삼성 감독과 정현욱 투수코치는 이상민에게 최소 1이닝을 믿고 맡기고 있다.
그는 “감독님, 코치님에게 감사하다. 믿음에 보답하고 싶다”라며 “작년에는 0.1이닝을 주로 던졌다. 지금도 그 마음이다. 한 타자, 한 타자만 잡는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던지고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작년에는 컨디션이 늦게 올라왔다. 한 5월 말쯤에 올라와 5월 말 전까지는 1군에 있지 못했다. 올해에도 2, 3월까지는 컨디션이 별로였다. 다행히 퓨처스에서 열심히 운동을 한 덕분에 컨디션이 빠르게 올라왔다”라고 미소 지었다.
이상민은 지금까지 프로 통산 138경기 2승 3패 16홀드를 기록 중이다. 138경기 가운데 97경기를 삼성에서 채운 경기 수. 삼성에서 있었던 기간이 올 시즌 포함 4년이 채 되지 않는다. 그전까지는 1군에 나와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는 고향 대구에서 자신의 이름 석 자를 당당하게 내밀 수 있는 위치에 있고, 그런 성적을 낼 기대감 있는 투수가 되었다.
이상민은 야구를 하다가 막히거나, 무언가 풀리지 않을 때 연습을 통해 답을 찾는다고 한다. “밸런스가 안 좋을 때나 이럴 때는 계속 연습하고, 훈련하고, 캐치볼도 강하게 던져본다”라는 게 이상민의 말이었다.
뒤늦은 꽃을 피우고 있는 이상민의 목표는 소박하다. 오래오래 야구하고,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KBO리그 내 최고령 기록을 하나라도 도전해 보는 것.
그는 “늘 (오)승환이 형에게 ‘최고령 기록 하나 깨주십시오’라고 말한다”라고 웃으며 “송진우 선배님처럼 오래오래 야구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뒤늦은 꽃을 피우는 이상민의 야구는 이제 시작이다.
[고척(서울)=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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