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폼 고치다 세월 다 보낼라…124승 레전드, 성장 멈춘 유망주에 쓴소리
한화 토종 에이스 김민우(28)가 흔들리고 있다.
올 시즌 4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1패, 평균 자책점 6.63을 기록하는 데 그치고 있다.
14승을 거뒀던 2021시즌의 위용은 찾아볼 길이 없다. 언젠가부터 성장이 완전히 멈춰버린 느낌까지 주고 있다. 지금 페이스로는 팀에 힘을 보태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한화에서 투수 코치를 하며 김민우와 오랜 시간을 같이 했던 ‘레전드 출신’ 정민태 SPOTV 해설위원은 MK스포츠에 연재한 칼럼에서 이렇게 밝힌 바 있다.
정민태 위원은 현역 시절 124승을 거둔 전설적인 투수였다.
지난해 9월 한 차례 이미 ‘김민우의 투구폼이 바뀌고 있다’는 칼럼을 쓴 바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이미 김민우의 투구폼이 많이 바뀌었다는 걸 확인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건 투구 시 팔스윙 부분이다. 팔꿈치가 접혀야 하는 동작에서 너무 펴져서 통나무처럼 뻣뻣한 느낌이 든다.
그러다보니 전체적으로 구속이나 구위가 떨어질 뿐만 아니라 제구가 흔들려 하이볼이 많이 나왔다. 한동희에게 홈런 맞은 장면도 그런 이유라고 본다.
김민우의 이날 투구는 전체적으로 직구의 위력이 떨어졌다. 원래 최고 구속이 140km/h 중후반대에서 150km/h대 초반까지 나올 수 있는 선수인데 이날 경기에서 딱 한 차례 145km/h가 나왔고, 대부분 142~3km/h 내외에 그쳤다.
그러다보니 변화구 슬라이더를 많이 사용했다. 오늘은 효과적이었지만 만약 슬라이더가 잘 통하지 않았다면 상당히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 만한 경기였다. 원래 스플리터도 상당히 좋은 선수인데 또한 사용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김민우가 부진을 겪고 있는 것이나, 구속이 상당히 떨어진 것 자체가 이미 뭔가 상당한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공을 놓는 릴리스포인트의 타점 역시 지난해와 달라진 것 같다.
예전보다 약간 더 올라간 것으로 보이는데, 원래 김민우는 백스윙 이후 머리 옆에서 공이 나오는 듯한 동작일 때 가장 위력적이었다. 지금은 머리 위에서 공을 뿌리는 느낌이 든다. 구위가 동반되지 않고 안정감이 없으면 타점이 아무리 높아도 소용이 없다.
내가 한화 코치로 재직했던 당시에도 김민우는 항상 투구폼이 변하는 것이 문제였다. 그걸 늘 조심해야 하는 투수였는데, 이미 변했다. 지금은 동작 자체가 매우 뻣뻣해 보인다. 그래서 결국엔 힘에 의존한 투구를 하는 것이다.
지난 등판과 비교해서 개선점도 있을테고, 디테일하게 바꿔야 할 많은 부분들이 있겠지만 우선 가장 좋았을 때 투구폼과 비교해 현재의 문제점을 찾는 것이 지금 우선 중요할 것 같다.
이건 단기간 겪을만한 문제가 아니다. 만약 투구폼 문제를 개선하지 못한다면 올 시즌 상당히 어려워질 수 있다. 또한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메커니즘을 갖추는 것이 김민우라는 투수의 커리어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다.
이 지적은 지난해 나온 것이다. 그리고 김민우는 지난해의 페이스에서 단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정민태 위원은 이미 시범 경기서 김민우의 부진을 예상한 바 있다.
시범 경기 도중 정 위원은 “지난해와 비교해 나아진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투구폼이 흔들리기 때문에 제구도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 때문에 투구 수가 너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토종 에이스가 되려면 이런 부분을 고쳐야 한다. 좋은 투구 내용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어 “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선수인데 스피드가 나오지 않는다. 투구 폼의 문제라고 본다. 스플리터와 커브가 워낙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근근이 버텨내고는 있지만 분명 그 이상을 할 수 있는 선수다. 발전이 없는 것이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정민태 위원의 지적에 따르면 지난해에도 투구폼을 바꾸다 한 시즌이 그냥 흘러가 버렸다. 올 시즌에도 같은 실수를 반복해선 안 된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김민우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39.9km로 지난해 141.2km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구속은 점점 떨어지고 무브먼트도 줄어들고 있다.
제구까지 잡히지 않는 총체적 난국을 겪고 있다.
정민태 위원은 일단 가장 좋았을 때의 투구폼을 찾아 현재의 문제점을 찾는 것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김민우가 반드시 새겨들어야 하는 조언이라 할 수 있다.
한참 전성기를 달려야 할 나이에 오히려 뒷걸음질을 치고 있으니 팀과 개인에게 모두 힘겨운 시간이 될 수밖에 없다.
김민우는 한국 야구의 미래를 짊어지고 있는 젊은 에이스다. 국가대표팀에서 선발이 됐을 만큼 좋은 구위를 보여줬던 투수다.
그러나 투구폼 사이에서 길을 잃으며 어려움에 빠져들고 있다. 성장이 멈춘 유망주에 머물러 앉아 있다.
지금이라도 빨리 해법을 찾아야 할 때다. 좋았을 때의 모습을 되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 숙제다.
투구폼만 손대다가 또 한 시즌이 그대로 흘러가 버릴 수 있다.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팀 전체의 의견을 모아 해법을 찾아야 할 때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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