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만 나가면 이기는 무리뉴, 이번엔 로마 유로파리그 4강 이끌었다
조제 무리뉴(60·포르투갈) AS로마 감독은 수많은 트로피를 수집한 ‘우승 청부사’다.
포르투(포르투갈)와 첼시(잉글랜드), 인테르 밀란(이탈리아),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AS로마를 거치면서 26개의 우승컵을 들었다. 천하의 무리뉴도 포르투 시절 이후 트로피를 못 든 팀은 손흥민과 함께했던 토트넘(잉글랜드) 뿐이다.
무리뉴의 승부사적 기질은 유럽 클럽 대항전 결승 승률 100%로 잘 드러난다.
포르투 지휘봉을 잡고 있던 2002-2023시즌 UEFA컵(유로파리그 전신) 결승에서 셀틱(스코틀랜드)을 3대2로 꺾고 우승한 것을 시작으로 2003-2004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선 AS모나코(프랑스)를 3대0으로 대파하고 39세 나이에 유럽을 제패했다. 무리뉴는 자신을 ‘스페셜 원(특별한 자)’이라 칭했다.
무리뉴는 인테르 밀란 사령탑으로 맞은 2009-2010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도 바이에른 뮌헨(독일)을 상대로 2대0 승리를 거두며 두 번째 ‘빅 이어(Big Ear·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의 별칭)’을 품에 안았다. 맨유를 이끌던 2016-2017시즌엔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아약스(네덜란드)를 2대0으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무리뉴는 토트넘에서 ‘무관’에 그친 채 경질되며 감독 커리어에 큰 위기를 맞았다. 그때 로마가 손을 내밀었고, 무리뉴는 다시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2021-2022시즌 무리뉴는 로마를 이끌고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결승에 올랐다. 2021년에 창설한 컨퍼런스리그는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 다음 위상을 가지는 유럽 클럽 대항전이다.
파이널 상대는 네덜란드의 페예노르트. 로마가 1대0으로 승리하면서 무리뉴는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 컨퍼런스리그를 모두 제패한 최초의 감독이 됐다.
무리뉴는 올 시즌 자신의 6번째 유럽 클럽 대항전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로마는 21일(한국 시각) 유로파리그 8강 2차전에서 지난 시즌 컨퍼런스리그 파이널 상대인 페예노르트와 연장 혈투를 벌였다. 1차전에서 0대1로 패한 로마는 이날 후반 15분 레오나르도 스피나촐라가 선제골을 터뜨렸지만, 후반 35분 이고르 파이샹에 동점골을 허용하며 1·2차전 합계 1대2로 탈락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무리뉴가 후반 27분 교체 투입한 파울로 디발라가 후반 44분에 극적으로 골망을 가르며 승부는 연장전으로 접어들었다. 로마는 연장전에서 스테판 엘 샤라위와 로렌조 펠레그리니의 연속 골로 4대1로 승리, 1·2차전 합계 4대2로 짜릿한 4강 진출을 이뤄냈다.
무리뉴 감독은 경기 후 “나는 150번 정도의 유럽 대항전 경기를 치렀고 이제 백발이 됐다”며 웃은 뒤 “오늘 정말 어려운 경기를 했는데 선수들이 경기를 잘 풀어가 줘서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무리뉴의 로마는 준결승전에서 바이어 레버쿠젠(독일)을 만난다. 레버쿠젠 감독은 무리뉴의 레알 마드리드 사령탑 시절 제자인 사비 알론소다.
반대편 대진은 세비야(스페인)와 유벤투스(이탈리아)로 완성됐다. 2000년대 들어 여섯 번 정상에 오른 유로파리그 최다 우승팀 세비야는 8강 2차전에서 맨유를 3대0으로 대파하고 1·2차전 합계 5대2로 4강에 올랐다. 유벤투스는 스포르팅(포르투갈)을 1·2차전 합계 2대1로 눌렀다.
올 시즌 유로파리그 4강 1차전은 다음 달 11일, 2차전은 19일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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