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빌라왕·건축왕' 나올라…'깡통전세' 우려 전국 25곳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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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왕' '건축왕' 등 전세사기 사건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전셋값이 매매가격에 육박하는 '깡통전세' 우려 지역이 전국적으로 25곳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부동산원이 공개한 '임대차 사이렌' 정보에 따르면 올해 1∼3월 전국 시·군·구에서 연립·다세대 전세가율(집값 대비 전세보증금 비율)이 80%를 넘는 곳은 총 25곳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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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대덕구 131%…경기 평택·용인 처인·수원 팔달 높아
서울에선 영등포구·강북구·구로구 등 80% 넘어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빌라왕’ ‘건축왕’ 등 전세사기 사건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전셋값이 매매가격에 육박하는 ‘깡통전세’ 우려 지역이 전국적으로 25곳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차 사이렌에 제공되는 전세가율은 해당 월을 기준으로 최근 3개월간의 임대차 실거래 자료를 바탕으로 나온 수치다. 광역 시·도 단위는 제외한 것으로, 실거래 사례가 적어 공개되지 않는 기초자치단체까지 포함하면 실제 전세가율이 80%를 넘는 곳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거래가를 토대로 한 전세가율이 80%를 넘으면 전셋값이 매매가격에 육박해 집주인이 집을 팔아도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깡통전세’의 위험이 커진다.
특히 연립·다세대를 비롯한 집값 전체가 전반적으로 크게 하락한 가운데 전셋값은 매매가보다 상대적으로 덜 내려 전셋값이 매매가에 육박하거나 웃도는 주택이 늘고 있다.
3월 조사 기준 연립·다세대의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대전시 대덕구로 전세가율이 무려 131.8%에 달했다. 매매가격이 1억원이라고 가정할 때 전셋값이 1억3000만원이 넘는다는 얘기다. 대전시 중구의 전세가율도 85.8%를 기록하는 등 대전시 전체 연립·다세대 평균 전세가율은 100.7%에 달했다.
또 경기도 평택시의 연립·다세대 전세가율이 100.4%로 100%를 넘었다.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일대를 중심으로 대기업 직원들의 임차 수요가 뒷받침되며 전셋값이 비교적 높게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기업 생산시설이 있는 전남 광양(90.4%), 충남 당진(83.6%) 등도 전세가율이 높았고, 최근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선정된 경기 용인 처인구 역시 전세가율이 88.1%로 90%에 육박했다.
경기 수원 팔달구(95.1%)와 경기 파주시(94.5%)는 전세가율이 90%를 넘었다.
인천 미추홀구는 지난 2월 조사에서 전세가율이 96.9%로 100%에 육박했다가 3월 조사에선 89.9%로 떨어졌지만, 깡통전세 위험은 여전하다.
서울에서는 영등포구(86.3%), 도봉구(85.2%), 강북구(84.9%), 구로구(84%) 등 9개 구의 전세가율이 80%를 넘어 깡통전세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전문가들은 최근 빌라로 불리는 연립·다세대에 대한 불안심리 확산으로 전세 수요가 감소한 가운데 집값과 전셋값이 계속해서 하락할 경우 깡통전세 피해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국토교통부로터 받은 주택자금 조달계획서(2020년~2022년 8월) 161만건을 분석한 결과, 전세가율이 80%를 넘어 ‘깡통주택’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경우는 12만1553건에 달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2년 전 전셋값과 매매가격의 동반 상승으로 ‘무자본 갭투자’ 환경이 조성되면서 이 시기에 조직적으로 나타난 전세사기의 후폭풍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라며 “실질적인 임차인 보호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오희나 (hno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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